혹시라도 물이 그리울 거북이를 위해 제 얼굴이나 비추며 놀라고 떠나 놓은 물그릇에 목욕을 하다가 들켰다.
운동을 갔다오는데....직박구리란 늠이 글쎄 목욕을 하면서 나와 눈이 마주쳤는데도
웬걸, 나를 무서워 하지않고 여유를 부린다.
물에다가 머리를 푹 잠궜다가 부르르 털어내고는
여유있게 푸르르 날아간다.
일순 나는
<목욕비는 안내고 가냐?>
하고 큰 소리로 죠크를 했는데,
알아들었는지, 내 혼자만의 독백에 머물었는지 모르겠지만
저늠이 필시 나를 잘 안다는 그런 싸인 같다.
담장에 새모이를 얹어 놓는다든지 겨울 눈쌓였을 때 절집 어느 스님처럼
쇠고기 기름을 매달아 놓아주기도 했으니....
내가 직박구리란 정확한 이름을 안 것은 얼마되지 않는다.
봄이면 돼지 멱따는 소리가 아니라....새 멱따는 소리로 우는 게 너무 듣기 싫어서
저건 무슨 새일까? 이름이 뭘까 했더니 직박구리란다.
직박구리
이름마저 되게 구질구질하게 붙여졌다.
직박구리가 뭐람!!!
@.@
이런 이런....
난 직박구리를 여태 어치로 착각하고 있었다.
그랬는데...요즘 들어 우리집 마당에도 새벽부터 찾아와서는 찌익찌익 울어대다가
그 실체를 내게 들켜버렸다.
<헉, 네가...설마 네가 그 울음소리를...?>
어쩌랴 내가 무식해서 새모습과 울음소리를 함께 상관짓지 못해서 생긴 오해였음을...
난 직박구리를 몇 년전 처음 만나고는 어치(산까치)인줄로만 알았다.
어치는 여러가지 새울음을 낸다고 들었다.
영낙없이 어치로 알고 사랑해서 그림까지 그려주었던 늠인데....ㅎㅎ
이 사진은 봄을 맞아
게를 먹으려고 들린 영덕 삼사해상공원
통나무팬션에서 찍은 직박구리 모습이다.
좋지도 않은 카메라지만
움직이는 동물만보면 손이 후덜덜 떨리는 수전증이 도지는데...
그 당시 용하게도 제대로 찍었다.
비록 똑딱이였지만...
요즘 직박구리 개체수가 부쩍늘었다.
까치가 많이 사라지더니 그 빈자리에 직박구리가 채워지는 모양이다.
이늠 역시나 까치처럼 과수에 해를 끼치는 새라는데....
까치의 깍깍 소리가 훨씬 듣기에 낫지
직박구리의 끼익끼익....소리는 정말 듣기싫다.
도대체 이늠 목소리는 왜 그럴까?
검색을 해도 이늠의 특징인 묘한 울음을 논한 글은 어디에도 없다.
목욕을 좋아한다는 네티즌 글들이 올라와 있지만...
백과사전
착각한 '어치'의 참모습은??
인터넷 검색을 할 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새울음소리나 비상하는 모습을 의성어나 의태어로도
나타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영어단어 발음법처럼 클릭하면 그 새의 울음소리도 직접 들을 수 있다면
이 또한 더 바랄 바 없지 않을까 싶다.
언제쯤이면 그럴 날이 올까?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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