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낙엽이 떨어지는 이유는 뭘까?

 

낙엽은 떨켜가 있어 떨어지는 것이다.

나 역시나 떨켜로 떨군 딸을 찾아 이 곳 뉴욕주 로체스터까지 찾아 들었다. 

 떨켜란? 낙엽이 무렵 잎자루와 가지가 붙은 곳에 생기는 특수한 세포층.   비슷한 말 : 분리층.

 

 

 

가을 깊어지면, 나는 거의 매일 뜰의 낙엽을 긁어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 날마다 하는 일이건만, 낙엽은 어느새 날아 떨어져서, 또다시 쌓이는 것이다.

이효석님의 낙엽을 태우며 서두문이 곧....누구나의 글이 된다.  하물며 자연스런 나의 글도 된다.

 

 몇 해 전, 가을의 글 몇 줄과 맨아래 사진들,

작은 뜨락이 낙엽 태우는 연기로 가득해졌다. 

낙엽태우는 연기도 많이 마시고 보니 어지럽다.

지난 밤을 제대로 눈 붙이지 못한 탓인지 몇 번이나 핑글-  아득한 현기증을 느꼈다. 

 불 태우는 중에도 낙엽은 계속해서 떨여져 내렸다. 

 

낙엽으로 만든 텃밭

 

난, 사진 속 이 낙엽을 다 태우고는 오랫동안 몹쓸 기침에 시달려야 했다.

요즘엔 도심에서 낙엽을 태우면 이웃에서 신고도 한다고 한다.

다행히 낙엽만 태우는 냄새는 다 알만하여 내 이웃은 묵인한 모양이지만 내 호흡기가 묵인해주질 않아 ,, 이 골칫덩이를 비싼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쓸어 담아야 할 것인지 고민 고민하다가

드디어 아이디어를 고안해내고는 이태동안 모아서 썩힌 낙엽과 빈 화분의 흙만으로 씨멘트 바닥위에 작은 텃밭을 만들어 내었다.

종잣돈을 만들어 내듯....첨엔 낙엽을 쓸어 모아서는 요즘 양복싸개 부직포 여러개 나누어 담아서 집 뒷마당 눈에 띄지않는 구석에 던져두고 눈, 비를 맞혀가며 두길 이태(2년치) 것을 모았더니

그럭저럭 제법 많은 양의 부엽토가 만들어졌다. 그 부엽토를 깔고 그 위에는 빈화분의 흙들을  덮어 올리고...둑은 빈화분과 벽돌로 흙이 흘러나오지 않게 잘 쌓아서 텃밭을 만들고 모종을 심었다.

물빠짐은 다행히도 양옆으로 비스듬해서 저절로 배수는 되었다. 물론 시커먼 흙이 다소 흘러나오지 않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그 건 또 앞마당으로 흘러나와 또 다른 나무들에게 영양을 나눠주는 셈이되고 그 나무는 가을이면 또 많은 낙엽을 떨어트려주니 낙엽으로 만든  우리집 텃밭은 해마다 그 높이를 더해가는 아주 영양가 실한 텃밭이 되어줄 것이다.

2010년은 잦은 비로 그다지 작황의 재미는 못봤지만 상추도 심고 고추 가지도 오이도 심었다. 호박도 심었는데.....옥상으로 올라가더니 그리 잘 열리진 않다가 몇개의 애호박과 종내는 들기에도 버거운 누런 큰 호박 하나를 결실로 얻었다.

꼴시런 그 것도 텃밭이라고 어찌나 잡초가 많이 돋아 나던지....ㅎ~

그 잡초를 뽑는다고 작은 텃밭에 큰 엉덩이를 디밀고 들어가면 어디서 알고 나타나는지 모기란 늠이 호되게 물고 늘어져서 가지가지 할 짓은 다 하는 .....웃음을 자아내는 내겐 웃음과 행복을 안겨주는 장소가 되어주었다.  배춧값이 금값인 가을에 배추모종을 좀 구해다가 10포기라도 심어볼까 하다가.....안주인인 나의 부재로 포기하고 10월 중순경 이른 김장을 하고 미국으로 떠나왔다.

 

2월에 결혼한 딸아이의 산후조리를 돕기위한 친정엄마로서 나들이인 셈이다.

아직은 예정일이 좀 남아서 딸아이와 함께 쇼핑도 하고 산책도 하고 그러면서 지내는 중이지만....낙엽이 어찌나 많이 떨어져 쌓이는지 저 많은 걸 어떻게 다 치우나?

걱정하며 쳐다보는 내가 다 심란했다. 낙엽을 치워 본 사람만이 안다.  쓸어도 쓸어도 자꾸만 떨어져 쌓이는 낙엽!!

 

미국식 낙엽치우기,

쓰레기 낙엽을 재활용~~ 현장에서 거름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모습을 내 눈으로 확인!!   하도 마음에 와닿아서 기사로 써보겠다고 작정했다.

 

가을낙엽이 꽃 못지 않게 예쁘다.   빨간 열매는 마가목이 아닐까?

마침 집안 창을 통해 찍은 사진들을 차례대로 나열!

낙엽이 많이 쌓여서 걱정하고 있었는데..어느날 아침! 요란하다.

지붕위에도 올라가서 에어로 불어 내리고....눈이 내리기 전 깨끗이 청소!

모아 모아서...

온동네가 소음으로 난리 법석!!  우리집에 왔다가는 택배차도 보이고~

잠시 휴식중~~

다음날 정오쯤....이상한 차가 한 대 와서는

(정면으로 비치니는 햇살에 눈부심)

낙엽을 마구 들여 마신다!

그런데 신기한 건 이 차에 소각장치가 되어있다는 점이다.

사진 중앙 윗부분에서 연기가 조금씩 나오며 낙엽을 연소!

그 자리에서 낙엽을 태우는 차!

연기가 그다지 나지 않는......냄새도 없는 낙엽소각차!!

불현듯 그제야 생각났다

산책을 하며 그냥 만병초가 신기해서 찍었던 사진에 ...탄 재의 흔적들이 있던 것을! 

여기저기 거름으로 주어진,  나무들에게  영양 흡수가  잘 되게끔 만들어 되돌려 준 셈!

국화꽃 가을걷이를 하는 정원사 등너머 정원수 아래로. ......낙엽을 태워 주어진 재활용 퇴비!!

 

 

   도시 텃밭 만들기 

낙엽을 태우다 말고.... 썩혀서 부엽토로 텃밭을 만들다.   

 <벚나무 아래에 긁어 모은 낙엽의 산더미를 모으고 불을 붙이면, 속엣것부터 푸슥푸슥 타기 시작해서, 가는 연기가 피어 오르고, 바람이나 없는 날이면, 그 연기가 낮게 드리워서, 어느덧 뜰 안에 자욱해진다. 낙엽 타는 냄새같이 좋은 것이 있을까? 갓 볶아 낸 커피의 냄새가 난다. 잘 익은 개암 냄새가 난다. 갈퀴를 손에 들고는 어느 때까지든지 연기 속에 우뚝 서서, 타서 흩어지는 낙엽의 산더미를 바라보며 향기로운 냄새를 맡고 있노라면, 별안간 맹렬(猛烈)한 생활의 의욕(意慾)을 느끼게 된다.> 이효석

낙엽을 태우자 이내 작은 뜨락을 가득 채우는 연기~

 

집 방향이 서남간이라 여름엔 지는 햇살이 좀 따가운 편이라 나무를 심었더니  늘 그시원한 그늘이 되어주어 좋긴한데  고추모종하나 제대로 자라주지 못하는 그늘이고  해가 다소 드는 뒷마당은

나무 한그루 자라나게 동그란 자리 하나 빼고는...

완전 세멘트바닥이라  텃밭은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그 곳에 양옆으로 둑을 막듯 막아 텃밭을 만들어 놓고 올해 가을에는 낙엽을 쓸어서 그 빈 텃밭위에 수북하게 끌어다 놔두기만 하였다.

봄이오면  흙이 되어준 것은 따로 끌어내고 부엽토는 아래에 깔기위해 뒤엎어만 주면 될 것이다. 

좌측 그림은 집 뒷마당의 측면이다.

하늘색 집 일부는 작은 방 하나의 크기이다.

 

글을 쓰는 지금 한국이라면 바로 뒷마당으로 나가서

낙엽 수북히 쌓인 빈 텃밭이라도 찍어 올리겠지만...

그럴수도 없어 그림으로 대신~~

혹, 저처럼 낙엽으로 고민하시는 분 계시면 부엽토로 썩혀서 텃밭으로 꾸며 보시라고 권해본다.

참...웬만한 음식 찌꺼기도 함께 묻어 썩히기엔 냄새가 나지않아 너무 좋음!!

텃밭에 지렁이도 생긴 거 확인했음!!

 

2009년도까지 우리집 뒷마당 텃밭모습! 이 곳이 낙엽을 썩힌 부엽토를 깔아서 밭처럼 재탄생했다는 이야기~

사진은 지금 찍을 수가 없어서 ...생략!! (before 사진만)

 

 

 

 

더보기

낙엽을 태우며 / 이효석(1907-1942)

 

 가을이 깊어지면, 나는 거의 매일 뜰의 낙엽을 긁어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 날마다 하는 일이건만, 낙엽은 어느새 날아 떨어져서, 또다시 쌓이는 것이다. 낙엽이란 참으로 이 세상의 사람의 수효보다도 많은가 보다. 삼십여 평에 차지 못하는 뜰이건만 날마다의 시중이 조련(調練)치지 않다. 벚나무, 능금나무... 제일 귀찮은 것이 담쟁이다. 담쟁이란 여름 한 철 벽을 온통 둘러싸고, 지붕과 굴뚝의 붉은 빛만 남기고, 집 안을 통째로 초록의 세상으로 변화시켜 줄 때가 아름다운 것이지, 잎을 다 떨어뜨리고 앙상하게 드러난 벽에 메마른 줄기를 그물같이 둘러칠 때쯤에는, 벌써 다시 거들떠볼 값조차 없는 것이다. 귀찮은 것이 그 낙엽이다. 가령, 벚나무 잎같이 신선하게 단풍이 드는 것도 아니요, 처음부터 칙칙한 색으로 물들어, 재치 없는 그 넓은 잎은 지름길 위에 떨어져 비라도 맞고 나면, 지저분하게 흙 속에 묻히는 까닭에, 아무래도 날아 떨어지는 족족 그 뒷 시중을 해야 한다.

  벚나무 아래에 긁어모은 낙엽의 산더미를 모으고 불을 붙이면, 속의 것부터 푸석푸석 타기 시작해서, 가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바람이나 없는 날이면, 그 연기가 낮게 드리워서, 어느듯 뜰 안에 자욱해진다. 낙엽 타는 냄새같이 좋은 것이 있을까. 갓 볶아 낸 커피의 냄새가 난다. 잘 익은 개암 냄새가 난다. 갈퀴를 손에 들고는 어느 때까지든지 연기 속에 우뚝 서서, 타서 흩어지는 낙엽의 산더미를 바라보며 향기로운 냄새를 맡고 있노라면, 별안간 맹렬한 생활의 의욕을 느끼게 된다. 연기는 몸에 배서 어느 곁엔지 옷자락과 손등에서도 냄새가 나게 된다.

  나는 그 냄새를 한없이 사랑하게 되면 즐거운 생활감에 잠겨서는, 새삼스럽게 생활의 제목을 진귀한 것으로 머릿속에 띄운다. 음영과 윤택과 색채가 빈곤해지고, 초록이 전혀 그 자취를 감추어 버린, 꿈을 잃은 허전한 뜰 한복판에 서서, 꿈의 껍질인 낙엽을 태우면서 오로지 생활의 상념에 잠기는 것이다. 가난한 벌거숭이의 뜰은 벌써 꿈을 꾸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탓일까? 화려한 초록의 기억은 참으로 멀리 까마득하게 사라져 버렸다. 벌써 추억에 잠기고 감상에 젖어서는 안 된다.

  가을이다! 가을은 생활의 계절이다. 나는 화단의 뒷자리를 깊게 파고, 다 타 버린 낙엽의 재 - 죽어 버린 꿈의 시체 - 를 땅속에 깊이 파묻고, 엄연한 생활의 자세로 돌아서지 않으면 안 된다. 이야기 속의 소년같이 용감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전에 없이 손수 목욕 물을 긷고, 혼자 불을 지피게 되는 것도, 물론 이런 감격에서부터다. 호스로 목욕통에 물을 대는 것도 즐겁거니와, 고생스럽게, 눈물을 흘리면서 조그만 아궁이에 나무를 태우는 것도 기쁘다. 어두컴컴한 부엌에 웅크리고 앉아서, 새빨갛게 피어오르는 불꽃을 어린아이의 감동을 가지고 바라본다. 어둠을 배경으로 하고 새빨갛게 타오르는 불은, 그 무슨 신성하고 신령스런 물건 같다.

  얼굴을 붉게 태우면서 긴장된 자세로 웅크리고 있는 내 꼴은, 흡사 그 귀중한 선물을 프로메테우스에게서 막 받았을 때, 태곳적 원시의 그것과 같을는지 모른다.

  나는 새삼스럽게 마음속으로 불의 덕을 찬미하면서, 신화 속의 영웅에게 감사의 마음을 바친다.

  좀 있으면 목욕실에는 자욱하게 김이 오른다. 안개 깊은 바다의 복판에 잠겼다는 듯이 동화 감정으로 마음을 장식하면서, 목욕물 속에 전신을 깊숙이 잠글 때, 바로 천국에 있는 듯한 느낌이 난다. 지상 천국은 별다른 곳이 아니라, 늘 들어가는 집 안의 목욕실이 바로 그것인 것이다. 사람은 물에서 나서 결국 물속에서 천국을 구하는 것이 아닐까?

 

  물과 불과 - 이 두 가지 속에 생활은 요약된다. 시절의 의욕이 가장 강렬하게 나타나는 것은 이 두 가지에 있어서다. 어느 시절이나 다 같은 것이기는 하나, 가을부터의 절기가 가장 생활적인 까닭은 무엇보다도 이 두 가지의 원소의 즐거움 인상 위에 서기 때문이다. 난로는 새빨갛게 타야 하고, 화로의 숯불은 이글이글 피어야 하고, 주전자의 물은 펄펄 끓어야 된다. 백화점 아래층에서 커피의 알을 찧어 가지고는 그대로 가방 속에 넣어 가지고, 전차 속에서 진한 향기를 맡으면서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는 내 모양을 어린애답다고 생각하면서, 그 생각을 또 즐기면서 이것이 생활이라고 느끼는 것이다. 싸늘한 넓은 방에서 차를 마시면서, 그제까지 생각하는 것이 생활의 생각이다. 벌써 쓸모 적어진 침대에는 더운물 통을 여러 개 넣을 궁리를 하고, 방구석에는 올겨울에도 또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고 색전등으로 장식할 것을 생각하고, 눈이 오면 그키를 시작해 볼까 하고 계획도 해보곤 한다. 이런 공연한 생각을 할 때만은 근심과 걱정도 어디론지 사라져 버린다. 책과 씨름하고, 원고지 앞에서 궁싯거리던 그 같은 서재에서, 개운한 마음으로 이런 생각에 잠기는 것은 참으로 유쾌한 일이다.

  책상 앞에 붙은 채, 별일 없으면서도 쉴 새 없이 궁싯거리고, 생각하고, 괴로워하면서, 생활의 일이라면 촌음을 아끼고, 가령 뜰을 정리하는 것도 소비적이니, 비생산적이니 하고 멸시하던 것이, 도리어 그런 생활적 사사(些事)에 창조적, 생산적인 뜻을 발견하게 된 것은 대체 무슨 까닭일까?

  시절의 탓일까? 깊어가는 가을, 이 벌거숭이의 뜰이 한층 산 보람을 느끼게 하는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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