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2일, 오늘은 장남의 생일이다.

더는 생일상 차려주고 싶지 않는데...또 차렸다.

생일엔 다들 미역국을 먹었냐고 묻는다.

예외 없이 나도 미역국을 끓이지만 괜히 어제 아침부터 팥부터 삶아내고 바빴다.

<에게? 겨우 요거 차려놓고?> 할지 몰라도 내겐 힘이 든 최선이었다.

 

몸이(건강) 한 번 꺾이면 다시 바로 서기엔 힘이 든다.

왠지 모르겠다. 허리도 아프고 어깻죽지 팔도 아프고, 몸이 다운되니 우울증까지 겹친다. 엄마가 힘들게 널 낳고 내가 이리 힘들게 생일상까지 차려줘야 하는지?

 

우리집 생일 풍경.............................

 

우리 집의 자랑할 만한 좋은 점은  생일을 마치 제례처럼 엄숙하게? 지낸다는 것이다. 바깥으로 외식 나가는 일 따위는 없다.

그 날은 무슨 일이 있어도 온 가족이 다 모여야 한다.

그래서 축하를 해주어야 한다. 그러는 게 우리집 생일날 풍경이다.

여태 단 한 번도 생일을 그저 지나친 법이 없다.

친정어머니께서도 그리해 주셨다.

많은 가족들 중에 그래도<나>라는 걸 중요한 가족의 일원이라는 걸 가족들간의 묵시적 사랑을 통해서 배우는 날이기도 했다.

 

 

시어르신들의 독실한 기독교로 제사가 없는 집안이라 가족들의 생일만은 한 자리에 다 모여야 했다.

할아버지나 할머니의 기도로 이어지고 어르신들 가신 후엔 엄마의 기도로 생일전야는 치러졌다.

어르신들 아니 계시고 엄마의 중언부언 이어지던 기도는 어느 결에 해이해졌지만 생일축하송 만큼은 입을 모아 불러줘야 하는 줄 안다.  아! 그런 가족사진들을 찍어뒀어야 하는데....제례를 준비하고 주관하는 엄마는 정신이 없었구나!

 

미국에 있는 딸에게도 전화를 건 다음 함께 불러주고 있다. 그런데 오늘은 전야제가 아니고

출근하는 날 아침에 하자니 너무 바빠 딸아이에게 전화한다는 걸 깜빡 잊었다.

아니 이 나이의 건망증은 우리가 이른 아침이면 딸도 이른 아침으로 곧잘 착각하곤 한다.

아이패드로 서로 얼굴 보며 불러줬으면 좋았을 텐데...아쉽다. 건망증 많은 엄마가 세세하게 못 챙겼구나!

 

그런데 요즘 아들들이 다 바쁘다. 직장상사의 바뀜과 이리저리 다들 눈 코 뜰 새가 없는 모양이고

막내는 아마도 연애하느라 바쁜 모양새다.

어제저녁 음식은 다 만들어 두었다. 막상 생일날 아침은 출근 때문에 ,,,,식사시간은 너무 짧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장남이 늦다.  우리부부는 먼저 밥을 먹고는 둘째도 좀 늦겠다는 문자를 받았다.

 

 <그럼 내가 얼른 가서 케이크를 사다 놀까?> 남편의 말에

  <아뇨,,관 두세요>했다.

 

 

우리가 언제까지 너희들과 함께 살아갈 수도 없을 터,

남은 형제간이라도 서로 생일을 지켜주며 사는 방법을 익혀줘야만 한다.

형 생일에는 아우가 케이크나 선물을 챙기고  아우 생일에는 형이 챙겨주고....

그렇게라도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라고...

 

어제 저녁 장남은 혼자서 일단 생일상을 받았다.

막내는 늦어서야 케이크를 사들고 왔다.

크림이 잔뜩 묻은 원형케이크를 사지 말랬더니 (살만 찐다는 엄마의 부탁) 스펀지 롤케잌을 사왔다. 다행이다. (정말 잘했다)

올해 장남 생일상도 제례처럼 차려진 딱 기본만 준비했다.

.....

 

장남 좋아하는 오이소박이를 하려다가 엊그제는 굴깍두기를 담았다.

내 선물은 <굴깍두기> 뿐이다.

 

아들아! 팥이 든 생일 밥과 미역국 먹고 2012년 올 한 해도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다오!!

사랑한다.

♡。,·´″°³о

 

 

    별로 한 것도 없지만 모두 아들을 위해 새로 손수 만든 것이니

<김치와 된장이야기> 음식 카페에 옮기려면 요리법을 써야는데...쩌메 부끄럽기도

 

굴무깍두기 요즘 무가 싸다  나는 무 깍두기를 담을 때 절이지 않고 담는다. 여름무는 잠깐 절여내지만...

무를 썰어서 바로 양념( 고춧가루 마늘 파 생강 약간의 설탕 그리고 생굴과 새우젓 파)를 넣고 간 맞춘 후 실온에서 하루 지난 뒤 김치냉장고로 직행

일부 며칠 먹을 껀 따로 덜어내면 좋다. 시원하게 국물채 떠 먹을 수 있는 봄 깍두기다.

 

삼색나물

이렇게 한 군데에 담을 경우에는  한국음식은 홀 수로 만든다. 3,5,7,9

콩나물, 섬초, 느타리버섯을 기본양념을 이용 슴슴하게 무쳐낸다.  (집간장, 참기름, 깨 마늘, 다진 파 조금)

새끼민어도 한 마리 구워놓고

생선은 약간 꾸덕하게 말리면 맛도 좋고 살도 단단해져서 좋다.

미역국  미역을 불려두고 쇠고기는 참기름에 볶다가 불린 미역과 함께 달달 볶아주다가

물을 붓고 끓인다. 간은 맑은 까나리 액젓으로 했다.

잘 무르지 않는 팥을 삶다가 밤콩을 넣어주고....

찹살대신 현미찹쌀을 이용해서 밥을 짓다.

오징어를 커터기에 샤라가 갈아서 넣고(귀차니즘)

 부추도 넣고 두부도 조금 으깨서 넣고

날치알도 넣고

쇠고기잡채

쇠고기 채썰어 불고기 양념처럼 재워두고 불린 표고넣고 느타리 섬초조금 당근 양파 마늘

먼저 고기와 양파 야채를 넣고 볶다가 나머지 간이 된 버섯 시금치 나물도 넣고

당면 삶아내어 물 빼고 참기름으로 먼저 골고루 비벼 묻혀준 후(붓지말라고 코팅)후라이팬위에서 골고루 섞어가며 볶아준다.

후추 설탕...양조간장등으로 간을 맞춘다.

원형케이크 유통기간 수정운운 하는 보도에 겁도 나고 크림도 겁나고...

그냥 깨끗한 롤케이크가 좋을 것 같다는 판단에...엉뚱한 발상전환의 생일 케이크!!

 

 

 

 

회사에서 보내온 꽃다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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