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김치~

남편과 아들 사이에서~

 

이 생겼다.

 

 

아들을 생각하자니 남편이 서운해 한다.
남편 위주로만 하자니 아들이 마음에 걸리고~~

 

 

요즘 굴이 제 철이다. 막상 김장철이 다가오면 굴 값도 다락같이 올라간다.그 가격이 엄청나서 1근(400g)에 만원 가까이 갈 때도 있다.한 근이래야 고작 물 빼면 한 공기 정도여서 한 입에 꼴깍 삼켜도 눈도 깜짝 않겠다.아직은 김장 씨즌이 조금 일러서 굴 값이 그런대로 봐줄만 하다,  이 때 많이 먹어 둘 일이다.계란 풀어  굴 프라이 해도 좋고 쪽파 송송 썰어 넣고 굴 파전이나 굴전을 부쳐도 좋고 또 국을 끓여내면 꿀 국이 된다. 그처럼 단 맛이 난다는 소리다.  굴이 한창인 지금부터 무도 맛있고, 쪽파도 맛있다.


 

좀 체 말이 없는 큰 아들 녀석은 굴 철만 다가오면 <굴 좀 사주지~~> 하는 말을 들어온지라 언제 굴을 사서 굴 잔치를 벌여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전단지를 보니 마침 마트 세일중이라 바깥에 있는 남편에게 들어올 때 굴 좀 사다 달라고 부탁했다.
평소엔 파나 콩나물 같은 것도 말없이 잘 사다주는 남편이기에~
<굴은 뭐하게?> <XX이가 잘 먹어요!> 부탁을 했건만 맨손으로 들어왔다.얼른 내 발로 나가서 굴 두 근을 사왔다.
세일 기간이라 두 근에 12,000정도 주었다.
굴을 사가지고 오다가 가만 생각해보니 남편은 어리굴젓만 먹지 생굴은 입에도 대지 않는다.
<아항! 그래서였구나!!>
아들은 생굴을 좋아하고 남편은 삭힌 굴만 먹으니 뭔가 약간 서운했던 모양이다.
 
가만 생각해보니 어제는 아주 여린 늦가을 맺힌 듯 꽃까지 달린 가시 보송송한 오이를 사와서 역시 아들이 좋아하는 오이소백이도 만들어 두었다.
몇 개 아닌 오이지만...아들이 잘 먹겠다는 소리를 연신해대며 만들었던 게 뜨끔해진다.아들 것만 챙겨주는 게 아닌데 남편 좋아하는 삶은 땅콩도 있고 농촌체험에서 만들어 온 막걸리에 포도효소도 넣어 감칠맛 나는 막걸리로 만들어 놓지 않았는가?요즘 들어 별 것도 아닌 것에 남편은 자꾸만 서운해지는 눈치다.
 
그런데 삐친 남편은  어리굴젓만 먹으니 ...<이거 참 어쩐다?>남편과 아들 사이에서 난감한 나는 그 중간쯤의 음식으로 무채를 넣은 굴김치처럼 만들어 보기로 했다.옛날 어렸을 적 겨울철만 다가오면 어머니는 무를 수저로 긁어서 굴 김치 담아  연탄아궁이 부뚜막 가에 올려두고 삭혀서 아버지 밥상에 올려드리는 걸 보아왔다.어머니처럼 무를 긁진 않고 가늘게 채를 쳐서 만들어 보기로 했다.무 반 개에 굴 두 근을 넣어 어리굴젓 비슷하게 무쳐서  만들었더니 남편이  막걸리 안주 삼아 들면서 내심 좋아한다.
금방 담은 거라 따로 들어내어 식초도 좀 넣고 만들었는데, 오늘 아침 식탁에서 아들은 젓가락도 대지 않았다.
좀 전에 나가서 굴 1근을 다시 사왔다. 오늘은 날짜 세일이 지나서 한 근에 7, 000원이다.
저녁에 일찍 퇴근해 오면 생굴을 내 놓을 테고
아니면 내일 아침 출근 밥상에 굴 프라이 내어놓을 참이다.혼인 날을 받아 둔 아들은 생굴도 잘 먹고 굴 프라이도 잘 먹는다. 내 품을 떠나기 전에 무엇이든 제 입에 맛난 걸로 해 먹이고픈 안타까운 이 엄마 마음!
남편과 아들 사이에 끼어 어찌하오리까?

 

 

▼ 이렇게 까지 남편만을 위하건만 ㅜㅜ


농촌채험 갔다가 전통주, 포도효소 넣고 만듬

물을 희석하여도 아직 발효중이라 공기는 통하고

초파리는 쫓기위해 믹서포트에다 보관 ㅎ~


남편이 좋아하는 삶은 땅콩

전통주 만들기도 배워왔는데~

 

전통주 체험에 고두밥에 누룩 효소 넣어서 가지고 옴

집에서 하루에 한 번씩 저어주면서 발효 일주일이면 완성!

 

 

 

 

굴김치 만들기

          

 

        방법  어리굴젓 비슷한 굴김치 만들기

재료 굴 2근(800g), 무 1/2개, 고춧가루 반 컵, 마늘 2큰술, 까나리액 1컵, 깨소금, 파 1줄기, 청홍 풋고추3개

 

1/ 굴은 소금물에 살살 씻으며 껍질이 있나 보며 건져서 물기를 뺀다. (여러 번 씻지 않는다)

2/ 무 1/2 개는 가늘게 채 쳐서 까나리액젓 한 컵을 부어둔다.
3/ 30분 후, 무에서 물이 나오면 따뤄낸다.. ( 액젓과 무에서 나온 물이므로 호박찌개 같은데 사용하면 좋다)
4/ 무에다가 고춧가루로 빛깔을 낸다.
5/ 김치 양념 남은 게 있어서 반 컵 쯤 넣어 버무려주었다. (빛깔 내는 건 식성대로)
6/ 다진 파, 마늘,  다진 청홍고추를 넣어 버무렸다.
7/마지막 간은 소금으로 맞추고 깨를 좀 뿌린다.

8/ 이내 먹을 것은 식초를 조금 넣어 상에 내면 된다.

9/ 익혀서 냉장고에 보관한다.

                     ※ TIP굴은 단맛이 나므로 설탕은 생략 (각자 기호에 맞게~) 


 


 

두 사람 다 잘 먹을 수 있는 굴전으로  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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