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따기

 

올해는 감이 많이 열려주었다.

음식물쓰레기가 염분이 있어 그랬는지 어미나무가 한 해는 꽃도 피우지 않더니

가을쯤에 가지 하나를 혼신을 다해 올리고는 죽어버렸다.

그 아들 가지가 살아나 첫 열매를 맺은 것이다. 어미 감보다는 씨알도 좀 굵어졌다.

젊어서 그런지 너무 많이 맺혀 감이 많이 달린 가지를 잘라 벌서 두 아들들에게 나눠주었다.

 

감나무 단풍은 붉고 화려하다.

비록 종자는 잡감이지만 분위기만은 어느 감에 못잖다.

그 단풍이 다 떨어지고 나면 그제야 붉은 감이 자태를 보인다.

감나무 본연의 아름다움을 나는 그 때를 제일로 친다. 두 번째는 신초사이로 감꽃이 달릴 때가 아닌가싶다.

여행을 다녀보면 유명관광지나 사찰주변은 관광객들을 위해 감을 따지 않고

그대로 두어 풍성한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해준다.

 

나도 ...늦게까지 매달린 감을 꽃 보듯이...그러고 싶어 했는데,

그 걸 못 따 안달인 울 집 삼식씨, 어느 날 감 따는 주머니까지 오천을 주고 사들고 왔다.

대는 알미늄 막대를 끼워야 하나.....집에 있는 장대를 깎아 맞춰 보겠단다.

 

제일 많이 달린 가지를 그대로 집안에다 걸었다.

웬지 자손들이 넉넉하게 잘 될 것 같은 ....

그리고 보니 지역 그림에 입선한 그림도 감이 (너무 풍성한?) 달린 그림이었다.

 

 

전에는 곶감도 만들었고...하지만 이젠 힘들어 못하겠다.

곶감은 사 먹으면 될 테고....

항아리에 사과 서너 개랑 넣어 두었다. 가지를 두 개 더 끊어내어 이웃집에 하나 주고

하나는 걸어두고도 40개가 훨씬 넘는다. 아마도 60개는 좋이 달린 모양이다.

사과랑 함께 두면 에칠렌가스가 나와 빨리 숙성시킨다니...

 

오늘 큰 며늘아기가 다녀갔다.

임신하고 전에는 안 먹던 감이 많이 먹고 싶단다.

전에 준 감은 홍시가 되어 다 따먹었다고 하는 이야기까지는 들었는데...

점심을 차리다가 잊어버렸다.

 

조금 전에 아이들 배웅을 하고나니....아차!! 감을 못 챙겨주었다.

삼식씬....익으면 주면 되지~~ 하지만

나도 첫 딸 종인이를 가지고 얼마나 연시가 먹고 싶었던지~~

전활 해야겠다.

<감 익으면 아니 ,,담 번에 오면 우리 집 감 다 가져가렴~~ >

 

 

 

 

 

처음 만들어 본 딱딱한 곶감 실패 ㅎ~

 

 

어미감나무 감은 씨알이 좀 작다.

 

 

감잎 막 단풍들자 따서 그런지

아직은 그닥 붉진않다.

 

 

어미감나무의 감보다는  이 번 아들 감나무 씨알이 훨씬 굵다.

 

 감나무 그림/이요조

 

 

 

 

 

 

땡 감

 

어머니는

간혹 떫디떫은 땡감을 즐겨 잡수셨다.

그 땐 차마 몰랐었다.

어머닌 왜 입 안 가득 떫음이 맺히게

못 먹을 것을 드시는지~

그 게 도시생활의 내 어머니에겐

목을 꺽꺽 막아오던 향수!

시골 친정 길로 내달아

아련한 유년, 추억의 통로였음을.....

 

어머니 살아생전

나이를 훨씬 넘겨버린

지금의 나는,

떫은 감만 보면

내, 어머니 만나본 듯

서슴없이 달려들어 깨물어 보는

아리도록 떫은 그 맛이

어머니께로  향하는 그리움일 줄이야~

목젖까지 무거운 떫움으로 차오르는 그 무엇임을....

 

글/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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