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나른하다.

몸도 봄을 먼저 느끼나 보다.

아는 이 집엘 갔더니 엊그제 내린 봄비에 개구리들이

마치 제 날을 맞은 듯 빈 연못애는 개구리, 도룡뇽 알들로 가득찼고 짝짓기에 여념이 없었다.

 

냉이를 조금 캐왔다. 포슬포슬한 흙속에 긴 뿌리를 내리고

모질게도 추운 겨울바람에 뺨이 얼어

빨간 얼굴을 한 냉이 ㅡ

아직은 여리디 여린 냉이를 캐왔다.

 

오늘은 냉이국을 끓이고 봄을 실컷 맛봐야겠다.

어딘가 모르게 노곤한 내 몸이 깨어나려나?

 

냉이 뿌리의 흙을 탈탈 털어내고 흐르는 물에 말그랗게 씻어

흙빛 토장을 풀어 냉이 된장국을 끓였다.

향기 폴폴 풍겨내며 맛있게 끓고있는 냉잇국 한 그릇을 떠서

반찬 하나없이 밥을 말아 후루룩 찹찹!

 

수저를 놓기에 냉이 잔향이 입에 감도는 게 넘 아쉬워

한 그릇 더 떠와서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나 혼자 봄맞이 제례를 지낸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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