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드라마 정도전 이후 드라마 속에 등장한 여러 군데의 절집 중에  만일사가 있다.

만일사(萬日寺)는 전라북도 순창군 회문산에 있는 절로, 조계종 소속이다.

무학 대사가 이성계의 조선건국을 위해 만일을 기도했다는 곳이다.

순창고추장의 시원지 이기도하는  만일사에는 예전부터 고추장과 관련해 유명한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태조 이성계가 왕위에 오르기 전에 무학대사를 찾아 만일사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이때 민가에 들러 먹던 밥에  고추장 맛이

어찌나 좋던지 그 맛을 잊지 못하여 왕이 된 후에도 순창 고추장을 진상토록 하였으며, 이때부터 순창의 고추장이 유명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즉 태조 이성계가 임금이 되기 전에 무학대사와 만일사에서 기도할 때 하루는 산 안마을 김좌수댁 초대를 받은 이성계와

무학대사는 그 집에 가서 점심대접을 받게 되는데 산해진미가 다 올라와 있는 훌륭한 밥상이었으나 그중에서도 고추장 맛이

일품이었다.

 

그래서 식사가 끝나고 나서 수인사를 하면서 고추장 맛이 독특하였는데 거기에 무슨 비결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때 김좌수가 대답하기를  “우리 고장은 산과 물이 많고 토양이 비옥하며 풍향이 완만하여 사람이 나면 명인달사가 나고

산과 들에는 약초와 채마가 특이하여 보통으로 담가도 그 맛이 담백하고 감칠 맛이 난답니다"하였다.

 

그로부터 이성계의 밥상에는 반드시 순창 고추장이 올랐으며, 개국후 아들 방원과의 불화로 정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궁궐을 떠나 외유할 때 무학대사와 함께 또 한번 만일사를 찾아와 며칠 쉬어간 일이 있었다.

 

 그때 전에 천일향을 시주한 일이 마음에 걸려 구천일향을 더하여 만일향을 채우고 그 만일향을 시주한 기념하기 위해

그 절 이름을 만일사로 고쳐 부르도록 해놓고 함흥으로 떠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성계가 순창고추장을 맛보고 극찬했다는 설화의 진실은 무엇일까?

순창군청 웹페이지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이성계가 무학대사를 만나러 만일사에 오다가 농가에서 맛있게 먹은 건 고추장이 아니라 ‘초시(椒豉)’라고

순창군은 설명한다. 초시는 산초(山椒)나 호초(胡椒·후추나무 열매껍질)을 넣은 된장류로, 고추장의 전신으로 여겨진다.

 

 

 

만일사비

고추장의 설화가 새겨진 듯한 비

지금은 그 글이 다 닳아사라졌지만 "태조대왕"과 "무학"이란 글자는 판독할 수 있다.

순창고추장의 역사적 상징 문화유산이다.

 

 

 

만일사 가는 길

시골 올망졸망한 산동네를 오른다. 사람냄새가 나는 골몰길로 접어든다.

사잇길로 오르노라면 아침햇살을 받고 꽃들이 길손을 반겨준다.

마가목 열매가 붉게 익어가는

참으로 상쾌한 유월 초하의 시골아침이다.

 

붉은 접시꽃이 수줍게 웃으며 아침을 맞는다.

 


 


 

 

동네를 벗어나 임도를 따라 조금 걷자니 삼거리에

이정표처럼 서 있는 돌 하나!

절 입구를 가리키는 모양인데 글자가 새겨져있다.

그 자리에서 퍼뜩 읽어내지는 못할 어둔한 실력이고

사진으로 가져와서 한 글자 한 글자 찬찬히 되새겨가며 드려다 본다.

 

 

 

三日修心千載寶(삼일수심천재보), 百年貪物日朝塵(백년탐물일조진)이라고 씌여있다.

   

마음은 삼일만 닦아도 천년을 갈 보물이요.

백년이 갈만한 탐나는 재물도 하루 아침 티끌로 변할수 있다는 말 아닐까?

  더 요약해보자면

 

무릇 눈앞에 보이는 재물을 쫓지만 말고 마음을 갈고 닦으라는 말일게다.

 

 

한국 전쟁 중에는 옆의 회문산에서 활동하던 조선인민유격대에 의해 승려가 살해당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

1951년 8월 13일에는 법당이 빨치산 은거지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대한민국 육군이 절 건물을 소각했다.

 

종각 기와불사를 하고 있었다.

 

순창고추장 시원지 전시관

 

너무 이른 탓인지 자물쇠만 굳게 잠겼다.

 

 

대웅전과 삼성각만은 소실되지 않았다는 설이 있는데.....?

 

대웅전 뒷켠으로 가니 삼성각이 보인다.


삼성각은 우리민족의 토템적인 장소다.

부처는 없고 그림만 있는 곳인데...수염이 희고 긴 할아버지와 백호...

그런 그림들로 꾸며져있다.

 




 

 

삼성각에서 바라본 대웅전 지붕위로 아침 햇살이 스며든다.

 

 

다시 동네 한가운데를 지나 내가 묵었던 마을로 돌아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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