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싸이클이 바꼈는지 밤엔 야차같이 눈이 번뜩이며 기운이 솟구친다.
어디선가 그랬다.
잠을 충분히 자야 다이어트가 된다고 ㅡ 평소에도 늘 잠을 빠듯하게 자는 난 그래서 비만인가?
잠하고는 친하지 않으려 무의식 중에도 애?를 쓰는 듯하다
여행을 앞두고 밤을 꼴딱 지새웠다.
TV를 보다가 끄고 자야지 했는데 도저히 견딜 수 없어 다시 일어나기를 수도 없이 반복 그만 동창이 희끄므레 밝아오고 예약모드인 아침밥 전기밥솥이 돌아도 하나도 피곤하지도 않고 내겐 그저 한낮 일 뿐!
여행을 취소했다.
이대로 출발했다간 민폐만 끼치기 쉽상이다.
요즘들어 자주 그런다 .그러다가 한낮에는 그만 까무룩 혼절해버린다.남편이 보니 소파에서 죽은 듯 자면서 코까지 곤단다.
수면유도제를 먹으려면 아예 저녁을 먹자 바로 먹어야 한단다. 난 잠을 기다리다 기다려보다가 마지못해 수면유도제를 먹으면 이내 잠은 오질않고 멀뚱거리다
새벽녘에야 잠이 드는데 그 다음 날은 기분이 편칠않다. 뭐 이건 잠이 실제로 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몸만 축축 늘어지기 때문이다.
텃밭을 하는 할머니께 부탁드려
늙은 쫑대가 올라온 상추를 구했다. 지금 요맘때에 손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이다.
상추쫑대에 나오는 흰 진액은 심신을 안정시키고 잠을 잘 들게 한다.저녁 식탁에 상추쫑대를 올려 쌈장에 찍어 먹었다. 무쟈게 쓰다. 역시 쓴 게 약인 모양이다.
낮 하루 종일을 놀지않고 종종댔으니 피곤할 법도 하건만 저녁 후 샤워까지 끝내고도 동네 마트를 어슬렁거렸다. 혹시 싼 거나 없을까 하고 ㅡ 마트에서 장을 보고 집으로 들어오려 찻길을 건느려는데 잠이란 놈이
시방 곧장 다 팽개치고 함께 누워 자자며 나를 꼬드긴다. 노곤하게 잠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어쩌랴 내 장바구니엔
이미 저녁 8시면 싸게 파는 채소 중 꽈리고추가 들어있는 걸 ㅡ
집에 와서 씻고 다듬고 밀가루에 굴려서 찌고 양념으로 버무리고 보니 어느새 자정이 가깝다.
밤 10시쯤 상추줄기 먹고 오던 그렇게 쏟아지던 소나기 잠이 어느새 거짓말처럼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아니 흔적도 없다. 낼 또 약속이 있어 나가야는데 ㅡ
쓴 상추 쫑대를 더 열심히 먹고 습관이 잘못된 싸이클을 뒤집어야 할라나?
난감하네 ㅡ
참으로 난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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