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이" vs "우리부부"


14일 (토)모처럼 연극을 보러 외출을 했다.

대학로 한성아트홀 2관, 뮤지컬 "당신만이"

딸아이 곁에(한국) 있을 때는 미술관, 연극관람,음악회 등 잘 챙겨도 주더니만 나의 문화생활 스폰서가 뚝- 끊긴지 오래~~

고양 꽃박람회가 15일 끝난대서 고양갔다가 연극?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체력이 딸릴 것 같다는 생각!! (그래 한가지만 집중하자! 체력도 읍씀서~)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가 이리 뼈에 사무치는 교훈이 될 줄이야~

그리고 영감 할멈 단둘이 가자면 이젠 넘 재미읍따~~

오가면서 택도읍는 신경질에 버럭질하다가 아마도 가다가 되돌아 올지도 모를일이다.

동생같은 지인을 한 명 꼬드겨서 함께 가면 훨씬 부드럽다.

누가 중간에 하나 끼어서 완충제 역활을 해야만이 불협화음이 적다.

노인 아니랄까봐 일찌감치 한성아트홀에 도착했다.


중후한 중년의 부부가 몇 몇 눈에 띈다.

아마도 가정의 달을 맞아 부모님들께 선물하기 딱 좋은 공연 티켓이다.

것도 늘 아웅다웅 자주 으르렁대는 부부들에게 따악~~ 안성맞춤!!


난 대충 이 공연의 에피소드를 알고 갔지만 무턱대고 따라온 남편!

라스트 앤딩 부분에 손수건을 꺼내어 눈물을 한참 닦는다.

나야..알고있는 줄거린데...이 연극을 영감에게 보이고자 하는 핵심, 그 절정!!

그 끝마무리를 얘들이 어떻게 마무리지을까?

개앤히 관객들 눈물 뽑으려 장황하게 굴진 않을까?

궁금한 마지막 부분을 잘하나 못하나 무섭게 벼르고 있는중이었다.


그냥 단순하게 깔끔하게 허무하게 마무리됐다.


벼르던 나....그런데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천장을 올려다봤다.

절때로 안흘리려고... 눈물을....

마지막, 사위가 어둠으로 침묵할 때 허겁지겁 손수건으로 흔적을 닦아냈다.

남편은 애써 안 흘린 척은 하지 않았다.


...........................


주부들 스트레스란 가장 가까운 가족들에게서 받는다.

나 역시나 예외가 아닌데...24시간 거의 함께 지내는 남편이다.

남편은 평소엔 약간 up된 사람이다. 약주를 하면 더 더욱~~

그래서 별명이 신칸센이다.(자기부상열차) 그런데 이 기분이 곤두박칠치면 옆사람에게도 피해를 끼친다.

자기가 잘못해서 어디에 부딪히거나 다쳐도  자기에게 버럭질이다.


지난 밤

밀린 여행기를 쓰고 방을 나오다가 미닫이에 내 손구락을 넣고 쾅- 닫고 말았다.

어떻게 했길래? 참말로 그리 하기도 에려븐데......재주가 메주다.

순간 손가락을 싸안고 자리에 폭삭 주저 앉았다.

아픈 손으로 양치질 하고 잠자리에 누웠는데...마치 손가락이 곪을 때처럼 욱신 거린다.

이야기를 했더니 파스를 ...입으로만 찾는다.

내가 찾아 내가 붙이고 마누리 왈~~

<당신 같았음 괴성에 집안이 뒤집혔을 것이요!

난 또 당신이 지르는 그 소리에 심장이 뚝- 떨어져 지금 손가락 아픈 것 만큼이나 더 벌렁거렸을테고...>

듣는 남편 히죽 웃는다.




우리는 경상도 부부다.

이 연극의 주인공 내외도 경상도하고도 우리처럼 부산사람이다.

부부의 한 평생을 다룬 애증 스토리다.

젊어서는 많이 싸운다.

티격태격이다. 뭐....딱 우리다.



그렁저렁 딸 셋 낳고(우린 1녀2남) 아웅다웅 살아오면서

검은 머리 파뿌리되고 아내가 먼저가는 엔딩이다.

그러니 울컥 눈물이 간헐천처럼 안 솟을리 만무하지!

나도 요즘은 간간히 남편에게 요리를 입으로 가르친다.

진심으로 여러가지 가르치려한다.

나름 이별연습이다.

자꾸만 내가 먼저 갈 것같은 우려에~~~

미생이다.



한참되었다. 딸이 건네준 티켓으로 간 ...(둘이 함께 갔었나?)

대학로에서 본 마지막 연극<인당수 사랑가>를  생각하고 갔더니 무대도 작고 인원도 달랑 4명 뿐이지만

감동을 안겨주기엔 모자람이 없다.


연극하는 이들의 열정이 무섭도록  존경스럽다.

뛰고 굴르고......특히 진짜로 눈물을 별처럼 후두둑 떨구는.......감성!!

미쳤다.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연극처럼 맨날 싸우고 지지고 볶는 내게 감동을 주느냐 말이다.





모처럼 잘 봤다.

소중한 시간이다.

왜?

버럭질 해대는 울 영감이 회개의 눈물을

손수건으로 닦아낼 정도로 흘려댔으니

ㅋㅋㅋㅋ



내 계산이 맞아 떨어진거가?

어이?

요새는 연극으로 심리를 치료하더니만...

싼 티켓으로 고약한 울 녕감 버릇이 좀 나아지려나?







부모님께 공연티켓 선물을~

부모님께 꼬옥 권해 드려야 할 뮤지컬드라다.


열연 감사드립니다.

제작/도모컴퍼니(주) 극단 오늘

주관/ 도모컴퍼니, JTN 미디어

예약 및 문의 070-8245-2602

도모컴퍼니(주)



연극 잘보고 고기 잘 얻어먹고.....학림다방에서 커피 잘 마시고 집으로 왔다.

먼저 집안으로 쪼르르 들어간 영감!!

계단아래 현관에 벗어둔 신발을 정리해서 신발장에 넣으려니 집안의 불빛으론 어둡다.

<불...쫌!!>

<안됐나?>

<불......쫌!>

<아직이가?>

그러면서도 현관불을 안켜준다.

계단위로 굴러 떨어진 희미한 빛에 익숙하게 대충 집아들고 할 일 다 해놓고 꿈지락 대본다.

<쪼~~~~~~옴~~~~~~~~~>

<에에이....연극 잘못봤다 고마~~~>

버럭질로 기어오르는 나를 나무라는 말투다.


ㅋㅋㅋ 난 속으로

<아까...회개의 눈물을 흘리더마는.....>

<고거,,불 하나 아깝다고 몬 캐주나? 에이 더러버라 영감탱이~~>

샐쭉해서 들어와서 핸드백을 아무케나 내동댕이 친다.





아래사진은

남편 여권 연장할라고~~

그 때도 괜한걸로 엄청 싸웠다. 여권연장 10년 하자니까...

<뭘라꼬? 10년 하노? 5년만 하면 됐쩨~~> 하던 영감이다.

그래서 영감 혼자 5년짜리 난 10년을 했다.

요즘은 아무리 가까운 동남아 여행일지라도 최소 몇개월은 여권 기간이 남아있어야 한다.

5년이 눈깜짝할 새에 지나간 여권 갱신 사진 찍으러 사진관엘 따라갔더니...

부부가 함께 앉아보라더니 이렇게 사진도 몇 장 빼주고 헉! 열쇠고리까지

<옴마야~~ 응성시러바라~~얼굴만 봐도 징그라븐데 무슨 열쇠고리까지~~>



.

6일 비맞고 온 감기가 자꾸만 더 동거하자고 덤빈다.

13일 금요일 감기약으로 비몽사몽 비보호 좌회전에 파란불만 보고 멍청스레 반대편에서 오는 차를

왼쪽으로 돌리다가 둘 다 화들짝 놀랐다.  나보다 상대방이 더 놀랐다.

머리를 수도 없이 조아렸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10분 후, 길가에 주차할 때는 문짝을 가로수에 긁었다.



오늘은 부부동창모임이다. 몸이 편치않다며 혼자만 내보냈다.

요즘 우리애들 모두에게 좋은 일만 생긴다....내게도...(아직은 비밀)

혼자 내 보낸 영감에게 문자한다.

<여보! 호사다마 알지요? 술 한 잔 덜 먹고 이차 가지말고 매사 조심 조심!! 알지요?>

우리 부부,  이러면서 하루 하루 연명하는 미생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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