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화선 홈 門 ◎ 이름:글/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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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화선/영화감상문




**이제는 보는 영화에서 가슴으로 느끼는 영화였으면....**




임권택 감독, 그는 분명 거장이였다.

좁은 한국은 이상하게도 예술가들을 보는 눈이 좁다한다.

외국에서 부터 먼저 알아주면 그제사 조금씩

인정해주기 시작한다.

이번 우리 축구선수들도 우린 그 실력들을 몰랐다고 한다.

아웃 사이더에서 먼저 인정을 받아야 하는 나라..

친구와 함께...테크노마트에서 취화선을 보았다.

6월 8일...오후 6시

큰 화면 가득...펼쳐지는 우리나라 풍광들....

무수히, 점, 점으로 까맣게 날아 올랐다가...흩어져 쏟아내리는 되새떼들...

감동의 그림이였다.

영상 예술이였다.

마치..우리나라를 잘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홍보로 보여주는 듯한...영상,

정말 우리나라가 이렇게 아름다웠을까?

영화의 줄거리는 장승업이 양반의 전유물인듯한 그림을

그들의 입맛에 맞게 중국풍으로 그려야 하는... 그,

술이 말술이였다는 그,

조선말기...그가 우리 곁을 떠난지는 겨우 100년 남짓,

조선왕조의 마지막 대화가 오원 장승업은 일자무식의 가난한 화가였지만

타고난 천재화가로 산수, 인물, 영모, 절지, 기명 등

다양한 방면에 좋은 작품을 남긴 명인이었다.

그는 주색을 매우 좋아해서 미인과 감미로운 술이 옆에 있어야 득의의 작품을 내놓았다.

오원이 도화서에 들어가 고종황제가 그에게 병풍을 그리라고 명하면서

하루 서 너 잔씩만 나누어주라고 엄명을 내렸다.

그렇지만 한 달을 못 넘기고 창덕궁을 빠져 나와 술집을 드나들다 걸려

왕의 진노를 샀던 일도, 종내는 도망쳐 나오는 이야기도

영화의 한 줄거리를 장식하고,

각본은 도올 김용옥님이 쓰셨다고 자막에 떠 올랐다.

큰화면의 웅장한 스케일에 떠밀려...

'장승업'이란 환쟁이가 예술혼을 앓는 기인 행세...대충 그런 줄거리였다.

그냥 그것 뿐이였다.

영화를 찍어내기에...엄청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걸로 알고

벼뤄서 보았는데.........기실은 아무것도 없다.

느낌이 없다.

적어도 내 생각에는 영화란...낚시하는 줄거움에 비유하고 싶다.

감동을 낚고.... 생각을 낚고......철학을 낚고.....사상을 낚고

그래서 자기가 낚아서 뭉뚱그려만든... 고기망태를 기껍게 메고 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잡아 놓은 물고기를 그냥...먹고만 온 기분이 드는 것은 웬일일까?

기대한 만큼...아무리 둘러 보아도 ....이,영화감상문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냥 잘 보았다. 좋은 영화였다. 그랬었다.

아무런 생각이 없다. 그걸로 끝이였다.

글로 써 두어야지 벼루다가 달을 넘기게 되었다.

영화를 보고나서 나는 장승업이 뜯어 제끼던 백숙이 떠 올라서...

그의 리얼한 먹는 연기가 떠 올라서....나도 마트에서 닭고기를 사고

팥시루떡을 산 것 외에는...

가슴으로 느껴지는 영화는 없을까?

가슴으로 파고드는 감동의 전이,

인간 내면의 갈등을 전해 받을 그런 모티브를 줄 순 없을까?

짧은 표현에서도 몸짓..눈짓 손짓 하나로도

미천한 신분의 미묘한 갈등과

그가 웅혼의 필치로 그림을 그렸듯....

번뜩이며...고뇌하는 예술혼의 진수...그 이상의 무엇,

영화를 보는 관객, 스스로의 몫으로 생각하게끔

유인하여 만들어 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저..망연히 영상만 보고 나왔다.

무지한 소인배인 내가, 너무 펌하했을까?

그러나 무지의 소치에서 나온 혹평도 평은 평이다.

최민식의 열연도 열연이지만...

왜? 나는 '파이란'에서 파락호로 보여지던 그가 자꾸만 오버랩 되는걸까?

욕심같아서는 무언가..많이 아쉽다.

한정된 시간안에 다 담기에... 무리였을까?

왜냐면... 그 작품은 수준작이므로... 칭찬은 덧칠일 뿐이다.

이 기회를 빌미로 나는 장승업을 알기위하여....무수한 웹 검색을 했다.

본연의 인간 장승업 보다

한국 고전 미술사의 인물1 쯤으로 분한 인간, '장승업'

암울했던 조선조 말기

장승업의 회화는 초월적 예술정신의 발현이자

시대를 밝힌 찬란한 예술혼으로서 오늘에까지 이르고 있는 것을

영상화한 "취화선" 영화야말로 이즈음에

미술사적 고찰이란 넓이로는 볼만한 귀한 영화였다.

취화선(醉畵仙) 제목 그대로 그림에 취한 신선(神仙),

막상, 말년의 그를 아무도 보지 못했다 한다.

더러는 논두렁을 베고 죽었다 하고 아니면 신선이 되었다 하고

영화속에서는 도자기 가마 속으로 스스로 육신을 사르는 것으로 나온다.

그는 정말 신선이였을까?

말년을 은둔하는 그의 뒷 모습이 더 아름답다.




취화선 스틸컷을 옮겨다 놓으며
글/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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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업의 일대기/취화선/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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