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슬보슬 봄비가 내렸어요.
강아지 똥 앞에 파란 민들레 싹이 돋아났어요.
"너는 뭐니?"
강아지 똥이 물었어요.
"난 예쁜 꽃을 피우는 민들레야"
"얼마만큼 예쁘니? 하늘의 별만큼 고우니?"
"그래, 방실방실 빛나"
"어떻게 그렇게 예쁜 꽃을 피우니?"
"그건 하느님이 비를 내려주시고, 따뜻한 햇볓을 쬐어 주시기 때문이야"
"그래애.... 그렇구나....."
강아지똥은 민들레가 부러워 한숨이 나왔어요.
"그런데 한가지 꼭 필요한게 있어."
민들레가 말하면서 강아지똥을 봤어요.
"......"
"네가 거름이 돼 줘야 한단다."
"내가 거름이 되다니?"
"네 몸뚱이를 고스란히 녹여 내 몸속으로 들어와야 해.
그래야만 별처럼 고운 꽃이 핀단다"
"어머나! 그러니? 정말 그러니?"
강아지똥은 얼마나 기뻤던지 민들레 싹을 힘껏 껴안아 버렸어요.
비는 사흘 동안 내렸어요.
강아지똥은 온 몸이 비에 맞아 자디잘게 부서졌어요......
부서진 채 땅 속으로 스며들어가 민들레 뿌리로 모여들었어요.
줄기를 타고 올라가 꽃봉오리를 맺었어요.

권정생 / 강아지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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