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모처럼 언니를 만났을 때 이야기 도중에사
아..우리 독수리 오형제들이 하나같이.
동(動)적인 사람들은 아님을 알았다.
(비독수리들은 전혀 또 그 반대인데....
참..우리 형제들은...지구를 지키는 독수리 오형제라 자칭한다
그래서 반면 배우자들은 비 독수리파들이라 칭한다.
해서 다 모이게 되면 독수리파 대 비독수리파들은 서로 편먹기를 해서
서로들이 더 낫다고 입씨름으로 분분한다.)
하기사
어머니가 대문 밖을 모르는 분이셨고
아버지는 술도 전혀 드시지 못하고
시계추처럼..가정밖에 모르던 분이셨기에 그랬을까?
이곳으로 이사를 와서 교회구역 식구로
내 어머님을 느낄 수 있는 한 집사님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권사 님이시지만..딸 아들..제대로 가르쳐
남편 없이 한복 바느질로 목사아드님까지 두셨다.
얼마나 바느질...앉음 일에 허리가 펑퍼짐해졌는지
보기에도 딱 했던 한.. 17년 전쯤
내가 그리 될 줄..누가 알았으리...
동적인 것을 즐겨하지 않는 내가 디스크 수술 후 더 심해졌으니...
집안에만 줄창 있는 나는 컴에만 매달리기를
햇수로만.. 4년이다. 만 3년,
칼럼 글에서도
언뜻 내 비치다가 말았지만
난, 어린아이처럼
뜨거운 밥솥에 손을 한 번 데이면
절대로 다가가지 않는 습성이 있다.
어린 나이의 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죽어라하고
학교종이나..산토끼, 음악과 무용을 따라하지 않은 것도 기실은 이유가 있었고,
반 백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그 병이 아직 지속된다는 점...
하기사 노래방이 생기고 부부동반으로 노래방엘 갔었는데
어떤 분과 함께 나는 적응이 잘 되질 않았다.
어느 날인가 서로 둘만 뜻이 통하여 두 번 다시 바보가 되지 않기 위해
대낮 노래방을 드디어 전세내기에 이르렀는데...(10년 전)
(아~ 그러고 보니 바람직하지 못한 버릇 또 하나
사람을 지칭할 때.. 친구라고 마구 부르지 않는다는 것.
이 분도 나보다 4살 위이지만.. 언제나 존댓말로 대함
친구란..나에게...한 둘 정도만 지칭 그 외는 동창.. 아는 사람..회원 등등)
피나는? 노력을 했다.
그 당시엔.. 노래 부르기 학원은 없었고
우리는 늘 만나.. 낮에..빈 노래방을 몇 시간이고 진을 치고
들어앉아 심지어 지쳐 눕기까지 하면서 서로 부추겨 주기를 정말 두 달은 공부를 한 것 같다.
누가 들으면 바보 같은 이야기지만
남편들도 대충은 아는 일로, 실제 그랬었다.
그래서인지 박수도 그저 따라할 수가 있었다.
교회 부흥회에서는 아직도 손뼉 치며 노래를 한다는 게..
좀,,뭐하긴 하지만 누가 내 얼굴을 보고 이 사실을 믿어나 줄 말인가?
아무튼 이런저런 덕에
내가 고고해서 절대로 그런 것이 아닌..
난, 불을 잘 댕기지 못하는 여자
화투라고는 머리에 절대로 입력이 안 되는 여자
향이 싫어서인지 화장을 전혀 않다가
다 늙어서야 할 수 없어 억지로 엉터리 화장을 해 보는 여자
(아니..이건..우리 세 자매들이 다 그런데?
그나마 손톱에 메니큐어를 간혹 얹는 여자는 나로서 유일하니..)
몸을 유연하게 움직이는 것에 환멸마저 느끼는 여자
관광버스라곤..타 본 적이 없는 여자.
아이들을 위한..유치원 학교 행사 외에
교회 나들이 버스를 타도 ...리듬이라면..
움씬도 못하는 여자.
아직은 예리공포증이 남아 있는 여자
그리고는 쉰이 훌쩍 넘어버린 내가나를 못 믿어?
아직도 나를 살찌우는 여자?
어제
TV를 보다가 딸이 한마디한다.
"엄마 좋아하는 사람 나왔어요 이외수...
엄마는 왜 중광 스님..그런 지저분한 사람들을 좋아하는지 몰라"
어느 때는
창경궁을 돌다가 보면
"저기 벤치에 엄마 좋아하는 사람"
해서 보면.. 머리가 하얀 걸인여자 하나가 앉아 있다.
언젠가
길을 가다가 제법 추운 날이었다.
쌀쌀한데 움츠리고 자다가 깨어났는지..
걸인이라기엔.. 정신이상자라고 보아야 할,
따스한 볕 쪽으로 엉금엉금 기어가며..
해맑게 배시시 나를 보고 웃는다.
무슨 걱정이 있으랴
난,
위에 말한 이들에게서 무소유의 자유를 느낀다.
어찌 살다보니..
세상사 인맥에 엉키고
그눔의 모성애를 가진 여자로 태어난 게
원초적 죄가 되어서
난.. 구속의 삶을 산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그다지 애틋하게
여길 게 없다고 생각하며 ...
아니 그러고 싶다는 게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겠다.
내 친구
영숙이는 내 나이에 지금..청도 운문사에서 불가를 닦고 있다.
친정이
내 노라는 부자인데 다가
사업 잘 하는 신랑, 의대 본과 다니는 멀쩡한 아들을 두고..
나에게 있는 제 책만 해도 너더댓 권
어림잡아도 한 열 권 가까이는 시집 수필집을 내었고~
자아를 위한 목표도 어느 정도 세운 듯한데...
왜...
이 나이에 다 늦게
모든 걸 훌훌 털어 버리고 운문사로 들어갔는지...
그 건.. 어렴풋이 이해가 간다.
왜냐면..그 용기를 부러워하는 나를 보았으므로,
그럴 요량으로
마지막 내게 와서 머문 한 스무날을..
그 이야기들을 제대로 말 꺼낼 기회조차 주지 않고
나는 친언니처럼..
원인 없는 결과가 어디 있을 수 있냐고만..
닦달을 해서
내몰다시피 한...나,
그곳으로 달려가
잘못했노라...
내가 얼마나 무심했겠느냐..며
사죄하러 달려 갈라니
전화로 통화하는 노스님 말씀
조용히 마음을 접게 한다.
"그러지 않아도 늦게 출가해서 무척 힘이 듭니다.
꼭 오시겠다면 잠시 얼굴은 보게 해 드리겠지만....
만나면 무엇하시려고요
괜히 친구분 마음만 흔들리지요
공부가 다 끝난 연후에 그 때 만나 보시지요."
이제사
내가 뭐라고 말하리...
오히려 자신을 더 이상 속이지 않고
자기의 길로 가는 내 영혼의 벗, 유일한 친구에게....
나는
내가 왜..
발이 불편한 구두를 신어야 하며
자동차를 굴려야하며
얼굴에 화장을 해야하는지
혐오스러울 때가 종종 있다.
언젠가
모양이 없는 까만 면으로 된..
겨울 반코트를 하나 샀다.
참 좋았다.
한 두어해 입었는데...
세탁기에서 샌딩이(낡은 것처럼의 효과) 되어져
한 십 년 된 옷처럼
또 어딘가에 걸려 찢어졌는데도.
난 그 걸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 옷을 가끔씩..
가끔씩..거울 앞에서 남몰래 걸쳐본다.
마치 남들은 성장을 차려입고 멋을 내듯,
그 옷에 맞춰..
후란넬(charcoal color)치마도 하나 맞춰 챙겨 두었다.
아무런 멋이 없다.
그냥 편하다 자유다.
옷에 얽매이지 않는...
해서 모든 것에 묻히지 않는 진정한 나를 본다.
그런 대로 입고..
편하고 낡은 신발을 신고 전철이나 버스를 타고
아무와도 쟁의를 벌일 의사가 하나도 없는
무심한 평화로운 모습으로
그 자체의 모습으로 나다니는 나를 상상만 하고 사는 나...
정신이상자들 병동에는
별 다른 병이 없다고 한다
그만큼.. 모든 병은 거의 다 스트레스에서 기인하는 병이란다.
욕심 없이 다 버리고 사는 사람..
아니..
그 게 뭔지도 망각하고 사는 사람들에게
어느 혈관에서 막힘이 있을 것이며
어느 장기가 임전태세로 하루하루를 긴장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그 필요성을 이미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냥...
정신하나 놓으므로 해서
모든 것은 자연 순리대로 물 흐르듯이 잘 흘러내리는 것 뿐,
이미 전의를 상실한 평화 그 자체일 뿐,
** 계속
만약 앞 뒤 문맥이 이가 맞지 않다 하여도
그 건 제 서술 능력의 문제... 이어지다 보면...
분명한 진실의 색깔이 스미듯..나올 것임을,
글/사진:이요조
Isao Sasaki, When You Wish Upon A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