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요리의 정수, 백중(百中) 요리

순 식물성 재료로 여름철 건강을 지킨다

일반적으로 사찰에서는 음력 7월 15일을 백중이라 하여 다양한 음식을 장만해 재를 올리고 더위로 허하기 쉬운 여름철 건강도 챙겨왔다. 각종 성인병으로 채식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는 요즘, 사찰 전래의 여름 요리인 백중요리에서 보양의 지혜를 배워보자.


모둠 부각

재료

다시마 찹쌀 부각 다시마, 찹쌀, 소금, 튀김기름

깨보숭이 부각 들깨 꽃송이, 소금, 찹쌀풀, 튀김기름

산동백잎 부각 산동백잎, 찹쌀풀, 소금, 통깨, 실고추, 튀김기름

표고버섯 부각 표고버섯, 찹쌀, 찹쌀풀, 소금, 튀김기름


만드는 법

1 다시마는 얇은 것으로 골라 젖은 행주로 깨끗이 닦아 5×5cm로 잘라 손질해둔다.
2 찹쌀은 씻어 불린 다음 소금을 약간 넣고 밥을 지어 다시마에 찰밥을 서너 알씩 군데군데 붙여 말린다.
3 밥알이 바삭하게 마르면 160℃ 정도의 기름에서 밥알이 붙은 쪽부터 빨리 튀겨낸다. 입맛에 따라 소금이나 설탕을 약간 뿌려도 좋다.
4 들깨 꽃송이에 찹쌀풀 간한 것을 발라서 말렸다가 170℃의 끓는 기름에 튀겨낸다.
5 산동백잎을 따다가 행주로 깨끗이 닦는다.
6 찹쌀풀을 되직하게 쑤어서 소금, 통깨, 실고추를 넣고 섞어서 동백잎에 한 장씩 풀을 살살 묻혀서 햇볕에 말린다. 붙지 않도록 자주 옮겨주고 다 마르면 낮은 온도의 기름에 넣어 튀겨낸다.
7 적당한 크기의 표고버섯을 깨끗하게 씻어 밑동을 자르고 손질해둔다. 너무 큰 버섯은 튀기기 어렵기 때문에 중간 이하 크기를 고른다.
8 찹쌀가루에 물을 부어 소금간을 해서 찹쌀풀을 쑤어 식힌다.
9 찹쌀로 꼬들꼬들하게 밥을 하여 끈기 있게 보관해둔다.
10 물기가 빠진 표고버섯의 아래쪽에 찹쌀풀질을 하고 찹쌀밥을 소복하게 묻혀 뒤집어서 말려 보관한다.
11 그늘에서 잘 말린 후에 먹을 때마다 180℃의 기름에서 살짝 튀겨낸다.

부각의 재료는 한 번 말린 거나 익힌 것이므로 튀길 때는 밥풀이 하얗게 일거나 찹쌀풀이 하얗게 일어날 정도로 가볍게 튀겨낸다.



사찰 구절판

재료

더덕 1뿌리, 취나물·두릅·다대순·모시대·가죽나무 한 줌씩, 새송이버섯. 생표고버섯 2개씩
밀전병 백복령 가루·밀가루 반 컵씩, 다시마물 1컵, 소금 약간, 식용유 약간, 잣 조금
양념장 고추장, 참기름, 겨자초장(겨자·식초·설탕 1큰술씩), 소금 1작은술


만드는 법

1 백복령 가루와 밀가루에 다시마물을 부어 거품기로 완전히 푼 후 소금으로 간을 하여 체에 걸러 반죽을 준비한다.
2 팬을 달궈 기름을 두르고 살짝 따라낸 후 반죽을 한 숟갈씩 떠서 얇고 둥글게 만두피 크기로 지진다.
3 나물은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데쳐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짠 다음 각각의 나물을 고추장 또는 소금간 해서 참기름과 함께 무친다. 취향에 따라 기름에 살짝 볶아도 좋다.
4 더덕은 껍질을 벗겨 잘게 찢어 초고추장에 무친다.
5 버섯은 채 썰어 소금으로 간을 하여 참기름으로 살짝 볶아 놓는다.
6 구절판 위에 위의 재료들을 보기 좋게 색을 맞추어 담고 가운데 칸에는 밀전병을 담아 겨자초장을 곁들여 낸다.

밀전병은 지단을 부칠 때처럼 달군 팬의 기름을 따라내고 불을 약하게 줄여 반죽을 한 숟갈씩 떠넣어 반죽이 말갛게 익으면 뒤집어야 모양이 얌전하다.



연자밥

재료

현미 1컵, 찹쌀 1컵, 연자 8개, 대추 6개, 은행 7알, 구기자 1작은술, 호두 1작은술, 잣 1작은술, 검정콩 반 컵, 인삼 2뿌리, 생수 3컵


만드는 법

1 현미와 찹쌀을 잘 씻어 물에 살짝 불려 가볍게 소금간을 한다.
2 연자는 물에 4시간 정도 충분히 불렸다가 삶아 건져놓고, 대추는 씨를 빼고 가늘게 채 썰고 은행은 살짝 볶아 놓는다.
3 호두는 먹기 좋게 채 썰고 잣은 고깔을 뗀다.
4 검정콩도 물에 불려 놓고 인삼은 먹기 좋은 길이로 채 썬다.
5 잘 불린 쌀에 준비한 각종 부재료를 골고루 섞는다.
6 작은 돌솥에 5를 넣고 물을 부은 후 밥을 짓는다. 취향에 따라 양념장을 곁들여 낸다.

연씨인 연자는 여드름, 주근깨를 없애고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며 소화를 돕고 식욕을 돋우는 등 심신을 편안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지만 단단하므로 한 번 삶아서 밥을 짓는다.



들깨 생콩가루 칼국수

재료

밀가루 2컵, 생콩가루 1컵, 물 2/3컵, 들깨즙 10컵, 애호박 반 개, 표고버섯 4개, 청장 2큰술


만드는 법

1 밀가루와 생콩가루를 미지근한 물로 반죽하여 오래 치댄 다음 밀대로 얄팍하게 밀어서 채 썬다.
2 애호박은 소금으로 간하여 볶고, 표고버섯은 간장으로 간을 하여 볶아둔다.
3 냄비에 들깨즙을 붓고 끓이다가 칼국수를 넣고 국물이 넘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끓이다가 청장으로 간을 한다.
4 완성되면 그릇에 담고 볶아놓은 호박과 표고버섯을 고명으로 얹는다.

칼국수를 반죽할 때 생콩가루를 넣으면 밀가루에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맛도 한결 구수하고 색깔도 노르스름해져 보기도 좋다.



모둠 나물

재료

깨순 겉절이 깨순 200g, 청장 1큰술 반, 고춧가루 1작은술, 식초 1작은술, 통깨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참비듬나물 참비듬나물 200g, 청장 2작은술, 깨소금 1큰술, 참기름 1큰술, 들깨가루 1큰술

애호박나물 애호박 2개, 소금 2큰술, 들기름 1큰술, 다진 홍고추 1개분, 깨소금 1큰술

느타리버섯나물 느타리버섯 400g, 애호박 1개, 소금 2큰술, 굵게 채친 홍고추 1개분, 들기름 2큰술, 설탕 1작은술, 깨소금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노각나물 노각 큰 것 1개, 홍고추 2개, 미나리 50g, 소금 3큰술, 참기름 2큰술, 깨소금 1큰술, 식용유 2큰술, 설탕 1작은술

메밀나물 메밀싹 300g, 고추장 1큰술, 된장 1큰술, 들깨소금 2큰술, 들기름 1큰술


만드는 법

1 깨순은 어린 모종 솎음으로 선택하여 다듬어서 물을 넉넉하게 하여 씻어 건지고, 넓은 그릇에 청장, 고춧가루, 식초, 설탕, 통깨를 넣어 양념장을 만든 후 준비한 깨순을 넣어 살살 버무린다.
2 참비듬나물은 깨끗이 손질해 적당한 크기로 다듬어서 씻은 후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살짝 데쳐 냉수로 헹구어 꼭 짠 다음 넓은 그릇에 참비듬나물을 넣고 청장, 들깨가루, 깨소금, 참기름을 넣고 무친다.
3 애호박은 반으로 갈라서 반달모양으로 도톰하게 썰어 소금에 살짝 절였다가 물에 살짝 헹구어 행주에 싸서 물기를 꼭 짠다. 팬을 달구어 들기름을 두르고 절인 호박을 볶아서 전체에 기름이 고루 돌면 다진 홍고추를 넣고 재빨리 볶아 그릇에 담아 식힌 후 깨소금을 솔솔 뿌린다.
4 느타리버섯은 데쳐서 찬물에 헹구어 적당한 크기로 찢어 꼭 짜고, 애호박은 씨 부분을 빼고 버섯과 비슷한 모양으로 잘라서 소금에 살짝 절였다가 꼭 짠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호박과 채 썬 홍고추를 넣어 센불에서 빨리 볶아 차게 식힌다. 느타리버섯은 소금, 설탕, 들기름 1큰술을 넣고 주물러 무친 다음 팬을 달구어 나머지 들기름을 넣고 볶아서 식힌다. 차게 식으면 호박과 버섯에 깨소금과 후춧가루를 넣고 함께 무친다.
5 노각은 껍질을 벗기고 반을 갈라서 씨를 빼낸 후 0.5cm 두께로 썰어서 소금에 절였다가 찬물에 씻어 소금물을 빼고 무거운 돌로 누르거나 면보에 넣어 물기를 꼭 짠다. 홍고추도 반을 갈라서 씨를 빼서 어슷하게 썰어두고 미나리도 5cm 길이로 썰어 준비해둔다. 냄비에 기름을 두르고 노각을 볶다가 홍고추와 미나리, 설탕을 넣고 센불에서 빨리 볶아 차게 식힌 후 참기름과 깨소금을 넣어 무친다.
6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연한 메밀싹을 살짝 데쳐 찬물에 헹구어 꼭 짠다. 고추장과 된장, 들기름, 들깨소금을 넣고 양념을 만들어 메밀나물을 넣고 주물러 무친다.

들깨는 비타민이 골고루 들어 있기 때문에 여름철 체력이 떨어질 때 기운을 돋워주는 우수한 식품이며, 들깻잎은 향이 좋아서 겉절이로 무치면 입맛을 돋운다.



깨소밀쌈

재료

밀가루 1컵, 물 2컵 반, 참깨 반 컵, 꿀 3큰술, 소금 약간, 식용유 약간


만드는 법

1 밀가루에 소금을 약간 넣고 물을 넣어 오래 저어 반죽을 해서 고운 체에 내려 준비해둔다.
2 참깨는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고 고소하게 볶은 후 빻아서 꿀과 버무려 소를 만든다.
3 팬에 기름을 발라서 달군 다음 종이로 닦아내고 밀가루 반죽을 한 수저씩 떠놓고 수저 뒷부분을 살살 돌려 동그랗게 전병을 만든다.
4 밀전병이 식으면 2의 소를 대추 크기로 만들고 이것을 밀전병으로 돌돌 말아서 싼다.

밀전병이 식으면 준비한 소를 가운데 놓고 살살 말아준다. 양끝은 손으로 꾹 눌러 맞붙게 해야 소가 새어나오지 않는다.



가지냉국

재료

가지 4개, 홍고추 2개, 풋고추 1개, 청장 2큰술, 통깨 1큰술, 식초 1작은술, 고춧가루 1작은술, 다시마 1장(10×10cm), 물 5컵


만드는 법

1 가지는 씻어서 꼭지를 떼고 2등분하여 반으로 갈라서 김이 오른 찜통에 살캉거릴 정도로 찐 다음 식혀 적당한 크기로 찢는다.
2 다시마는 젖은 면보로 깨끗이 닦고, 찬물에 담가 불렸다가 그 물 그대로 끓인 다음 차게 식혀둔다.
3 홍고추와 풋고추는 씨를 빼고 곱게 채 썬다.
4 가지에 청장과 고춧가루, 식초, 통깨 등을 넣어 무친 후 간이 배면 고추채와 식혀둔 다시마물을 부어 냉국을 만든다.

다시마는 젖은 면보로 깨끗이 닦은 후 찬물에 담가 불렸다가 찬물에 넣어 끓기 시작하면 건져내야 더 맛있는 국물을 낼 수 있다.



오미자화채

재료

오미자 반 컵, 물 6컵, 설탕 1컵, 잣 1작은술, 배 1/4개


만드는 법

1 오미자는 물에 씻어서 끓여 식힌 물 2컵을 부어 하룻밤 우려낸 후 고운 체에 거른다.
2 설탕과 물 4컵을 끓여서 차게 식혀 오미자를 우려낸 물과 함께 섞는다.
3 배는 껍질을 벗기고 얇게 저며서 꽃 모양을 만들고, 잣은 고깔을 벗겨 2의 오미자물에 띄워낸다.

오미자는 단맛·신맛·쓴맛·짠맛·매운맛의 다섯 가지 맛을 낸다 해서 붙여진 이름. 불순물을 제거하고 찬물로 한 번 씻어낸 오미자를 끓여 식힌 물에 담가 하룻밤 우려낸다.



아하 그렇군요!
백중(百中)의 유래


백중(百中)은 음력 7월 15일로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십대제자인 목련존자가 어머니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우란분회(盂蘭盆會)를 열어 오미백과를 공양했다는 것에서 유래되어 우란분절이라고도 한다. 사찰에서는 지금도 백중일(百中日)의 재(齋)를 큰 명절로 지키고 있다.
우란분경을 보면 목련존자가 신통을 얻어 돌아가신 어머니의 모습을 찾았더니 어머니는 아귀로 태어나 심한 고통을 겪고 있어 신통력으로 어머니를 구하려 했으나 어머니의 업이 두터워 구할 수 없자 부처님이 7월 15일에 과거와 현재 7세(世)의 부모를 위해 부처님과 스님들께 백 가지 음식과 다섯 가지 과일 등으로 공양하면 돌아가신 어머니도 천계의 복락을 누리게 된다고 했다. 목련존자가 이 가르침을 실천해 아귀도에 떨어진 어머니를 구했는데 이것이 우란분재의 시초다.
이날은 또 4월 15일부터 시작된 하안거를 해제하는 날이다. 석 달의 수행기간 동안 자신의 허물을 참회하는 자자일(自恣日)로 의심이 있으면 스승에 물어 깨달음을 얻고 깨닫는 바가 있으면 대중에게 알리는 날이기 때문에 백중(百衆)이라고도 한다.
세시풍속인 백중은 백종(百種) 또는 망혼일(亡魂日)이라고도 하는데, 백 가지 곡식의 씨앗을 갖췄다고 해서 유래한 명칭이다. 뒤꿈치 종(踵)자를 써서 여름내 고된 농사를 마치고 뒤꿈치에 묻은 흙을 씻어낸다는 의미로도 쓰였다. 망혼일이라고 하는 것은 이날 망친(亡親)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 술, 음식, 과일을 차렸기 때문이다.


요리·적문 스님(한국전통사찰음식문화연구소 02-355-5961) | 사진·정복남 기자(bnchung@chosun.com) | 진행·이덕진 기자(dukjiny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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