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봄,

 
햇살이 무르익는 봄에는
스멀스멀
몸에 이가 끓는다.
 
 
겨우내 움집 속에 있던
던적한 서캐가
알을 까고
 
곰씨랑 거리며
기어 나온다.

 긁적이다 못한
가려움으로
 
나는
묘한 춤을 춘다.

 
마.임.같.은

 
그러다
설레발치며
거리로 튀어 나간다.
 거리의 악사를 만나러

 

몸짓에
따악 어울릴
마법의 피리소리를 찾아서,


 
봄,
 
서캐가
하나,
둘,

톡!
톡!
알 깨어나는
소리로 서막을 알리면
 
흙으로 빚어진
내 몸에는(아프게)
균열이 가고
 
이는
갸웃이
고개를
얄상궂게
내민다.
 
봄이다.
봄!
 

 
 이요조
 
* 양손 두 엄지손톱 사이에다 끼우고 눌러서 터트려 죽이거나,
등잔불에 찌지직 소리나도록. 서캐를 그슬려 죽이거나,
나는 오는 봄을 그렇듯 잔인하게 살해하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다.
 
 
 
 
봄
[러시아 로망스] 자작나무 ..... Various Arti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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