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

한 여름 어느 날, 동백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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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 아가씨도
아니고 동백 아줌마란다.
장사익의 노래가 왜 그리 좋아졌는지......
思秋期가 되어 멜랑꼴리해서 그럴까?
이도 저도 아니면?
진정 뽕짝의 마디 마디
절절함이 다가오는 나이런가?

한 여름 오후의 無心....

한 겨울을 눈(雪)속에서
아프게 피는 冬柏도 있는데..
선운사 春柏은 두고라도......
내 맘 속에 夏柏이 피려는지...
명치 끝이 자꾸만 아려온다.
이 무더운 여름날을
나는 눈 속에 묻힌 冬柏~~`
그 빠알간 詩心 하나로 지탱한다.





'내가 어찌 동백을 사랑하지 않으리'


사람들에게서 사랑을 많이 받는 장미,
나폴레옹의 사랑하는 여인 조세핀이나
시인 릴케가 장미가시에 찔려 죽었다 하는……
장미가 금발미인의 화려한 서양여인 모습이라면

홑동백은 단연 한 점의 흐트러짐 없는
단아한 동양의 우리 여인네 모습이다.

동백하면 언제나 연상되는 동백기름 새까만 머리에
윤나게 발라 가운데 가르마 바르게 타고
쪽을 지르고선 외씨 버선을 신은 매무새
다소곳하고 청초한 여인네,
우리의 어머니나 누이의 모습을 생각나게 한다.

윤기 나는 초록의 도톰한 잎새,
사이 사이마다 붉디 붉게 피어나는 홑 동백꽃,
진초록 잎새와 붉은 동백꽃잎,
가운데 귀한 듯 수줍은 듯 노오란 화심,
그 붉은 꽃이 소담히 이고 있는 흰 눈 …….
가히 일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동백은 벌 나비가 없는 눈 속에서 처연히 피어난다.
시련을 견뎌 낸 아름다움이
그 윤기를 더 하는 걸까?
동백꽃은 또한 질 때에도 너무나 깨끗하게 낙화한다.
문득 피었다가 절정에서 문득 떨어진다.
마치 모든 것을 저버리는 것처럼………
또는 눈물처럼 ,


동백은 활짝 피지 않는다
반쯤 벌어서…
활짝 피길 기다리노라면
문득 뚝 떨어지고 만다.
어이없을 지경이다.
아쉽고……안타깝고…애절하고….

누가 그랬던가 미완성이 아름답다고....

한창
무르익는가 싶을 절정에
문득 떨어지고 만다.
어느 아리따운 18세 아가씨의
운구에 얹힌 사진을 대 할 때처럼,

'춘희의' 원 제목이
'동백아가씨'라는데
일본인들의 번역에 의해 '춘희' 가
되어버린 '오페라'
주인공 '미미'의 슬픔과 죽음은
동백의 붉은 정열과 생각이 여지없이
뚝- 떨어지는 동백꽃같다.

몇 해 전 늦가을 무렵 남해안으로 여행을 떠났다.
아마 거제도 부근 이였으리라.
바다를 끼고 산 모롱이를 돌며………
멀리 보이는 산들이 온통 은색으로
크리쓰마스 트리장식을 한 듯 했다.
먼 산이 왜 은빛으로 반짝이는지………
다가 가서 보니 온 산이 동백나무였다.
동백은 해풍에 말가니 얼굴을 닦고
그 잎의 윤기가 햇살을 온 몸으로 받다 못해
바다로 향해 되 비추는 거울처럼
온 숲이 은빛으로 술렁이고 있는 것이었다.

동백은 해풍을 못내 그리워한다.
턱을 치켜 들어 눈을 지그시 감고 크게 심호흡하며
온 몸으로,
바다 내음을 그리워 한다.

동백꽃은
먼 바다를 향해 시선을 꽂은 채
도도한 피빛 붉음으로 피어난다.
머리에 인 눈 따위는 아랑곳 않은 채,

내가 어찌 붉은 동백꽃을 사랑하지 않을수 있으랴!




글/그림/ 이요조



지방에 따라 산다목(山茶木),
포주화(包株花)등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차나무과의
상록교목(常綠喬木)
우리나라의 제주도 울릉도 남해안등의 따뜻한 곳에서
자생하는 나무로
12월 즈음에 붉은 꽃을 피우고
시들지 않은 채 떨어짐.
겨울철, 벌 나비 대신 작은 동박새들이
동백꽃의 꿀을 따 먹으며
이마에 노란 꽃가루를 묻혀 교접을 이루어
이듬해 가을에 열매가 열리는데
이 열매 속 씨의 기름을 짜 낸
동백유(冬栢油)는
옛날 여인들의 머릿기름이나 화장품의 원료로도 쓰였슴.
다른 꽃보다 일찍 피워 채 시들지도 않은 꽃들이
떨어져 내리는 모습은
보는이의 마음을 애처롭게 하여
그림이나 詩의 주인공으로도 자주 등장하는 동백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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