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애
서울대 국문과 박동길 교수님의 일화
교수님의 조교 중에 나이는 차고 사랑하는 여자도 있는데 아직 학위를 따지 못해 결혼 못한 총각이 있었답니다. 교수님이 보아하니 직장 다니는 여자 친구가 가끔 용돈도 쥐어 주는 것 같고 그렇게 지극 정성으로 뒷바라지를 하는 것이 아름다워 보였답니다.
어느 날 조교실이 떠들석해서 가보니까 그 총각 조교를 두고 다른 두 조교가 이런 말을 하고 있더랍니다.
"야, 어제 감자탕 집에서 느그 애인 봤다. 무지 잘 뜯어먹데. 근데 여자가 그게 뭐냐. 이빨에 고춧가루 낀 것도 모르고 헤벌쩍 웃으며 인사 하더라"
순간 그 총각의 얼굴을 보니 뭐 잘못한 것도 없는데 고개를 묻고 묵묵 부답이었답니다.
교수님은 그 상황이 참 화나고 속이 상하셨답니다. 그 조교들을 모두 모아두고 그 동안 지켜본 두 연인의 관계를 얘기해 주시며 다른 사람에게 얼마만큼 큰 의미로 있을지 모를 연인을 함부로 욕되게 하지 말라고 야단을 치셨답니다.
그리고 그 총각 조교에게는
"네가 사랑하는 그 여자에게 방금 너는 너 자신이 한 것보다 더 큰 모욕을 안겨 주었다.그래서는 사랑할 자격이 없는 거지. 앞으로는 한 달에 4번 감자탕 집에 갈 돈을 아껴서라도. 그녀에게 한 달에 한 번 그녀와 어울리는 멋진 장소에서 그녀를 대접해라.다시 한 번 이런 일이 내 귀에 들릴 때엔 네게 정말 실망스러울 것 같다" 라고 하셨답니다.
당사자가 아니라도 그녀가 그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보아온 교수님은 이유 없이 모욕당한 그녀가 안스러우셨답니다. 그 남자친구는 뭔지 모를 부끄러움에 눈물을 흘렸다는군요.
펌/마이클럽 게시판 옮긴이/친구/인산 그림/html/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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