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막졸임

 

양념해 둔 꼬막이 많이 남았을 때 다시 데우는 식으로 하다가 '터득했는데...

웬걸 내 입에는 더욱 더 맞았다.

이젠 일부러라도 사서 이렇게 졸여 먹어야 할 모양이다.

 

아래 레시피는 괜시리 내 보았다.(이실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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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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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막 3000~ 3500원어치

(1/3은 꼬막졸임, 1/3은 된장국/ 1/3은 무침  갖은양념(간장. 파 .마늘. 고춧가루. 깨 .참기름)된장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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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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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꼬막은 바락바락 깨끗이 씻어서 소금물에 잠시 해감을 뺀다.

2/된장을 풀어 꼬막을 삶는다.

3/뚜껑을 닫았다가 부르르 끓어 넘치기 전 잘 보아서 한두 개

입을 열면 대충 반만 건져낸다.(나머지는 된장국으로)

양식꼬막은 껍질에 때도 별로 없고 깨끗하게 잘 씻어지므로 가능하다, 

4/껍질을 한 쪽만 까고 갖은 양념을 한다.

5/냄비에 물을 약간 두른 후 중간 불로 졸여낸다.

6/꼬막무침과는 또 다른 맛이다.





실은 나는 조개를 잘 모른다. 맛도 요리방법도 먹을 줄도 잘 모른다.

조개구이를 먹기 시작한 것도 몇 년 전 처음에는 맛도 모르고 먹다가

이제 막 맛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는 조개를 먹지 않았고 어른들 입맛은 참으로 이상하다고 까지 생각했다.

아무런 맛이 없는 조개를 왜 먹는지, 상추는 왜 먹는지..그랬었다.


아이들 셋 키우느라...나만 뎅그라니 객지 떨어져 사느라,  시집살이 하느라

친정형제간들과  교감이 별로 없었다.


볼일이 있을라치면 잠시잠간 야간열차로 내려가 잠시 낮에 볼일 보고 저녁에 올라올 정도였다.

그랬는데..요즘 늘그막에 다시금 교감 하고보니 동안 떨어져 살았던 쌍둥이처럼

모든 게 샴쌍둥이처럼 비슷했다.  신기했다.


나는 자랄 때 언니를 보고 흉을 내고 욕심내어 그대로 따라하기를 즐겼다.

그림을 잘 그려 칭찬을 받으면 나는 속으로 말없이 죽어라 나름대로 노력을 했고

문학책을 읽으면 나도 덩달아 읽어야 직성이 풀렸다.

단 하나, 언니는 가무에 능란했는데, 나는 도저히 따라 낼 수 없음을 알고

포기해버렸다.

(tv가 없던 시절이라 손님들은 저녁 식사 후 아이들에게 곧잘 재롱잔치를 요구하셨다)

언니는 어디서 소품을 구해와서는 직접 구상한 안무에다가 간드러진 무용을 구사했는데

나는 뚱했다. 도저히 성격상 내겐 낮지 않는 일이었다.

(언니는 지금 회갑기념 해외 여행 중 열흘 뒤에나 오면 이 글은 묻혀 버릴 테지 ㅋㅎ)


그랬는데, 입맛을 맞춰보니 똑 닮았다.

"난 조개가 싫어!"

"아냐 나도 그랬는데..먹어봐...식성은 바꾸면 돼, 얼마나 몸에 좋은데.."

"난 톡쏘는 음료수도 싫어"

"응 (언니도)그랬어?  나도 여태 안 먹었는데...."

"난 차라리 우율먹어"

"으응 그래 나도...그래서 사람들이 눈칠주면 몸이 약해서 그런다고 웃기곤 해"

"난 머위가 너무 좋아"

"나둔데......"


그랬던 내가 조개를 좋아하다니, 조개라면 그저 대합조개나 먹는 걸로 알았는데,

(참기름에 볶아서 미역국이나..찜에 사용)


꼬막을 소금에 삶아내면 맛이 없다.

이젠 조개 맛을 안다고 마트에서 조개를 사며

"참꼬막은 왜 없어요?"

"가격이 안 맞아서요(쎄서요)"

"갖다 둘께요"



울 친정엄니는 꼬막을 낱낱이 까서는 양념을 조물 거려서 다시 꼬막 껍질이 예쁘고 반듯한

것을 골라내어 다시 담으셨다. 하도 깜쪽같이 담으셔서 여태 모두 다 그렇게 만드는 줄로만 알았다.

엄마 요리방식은 젓가락으로 살짝만 집어서 먹으면 되었다.


나는 등 너머 보고 배운 거라 그런 줄로만 알았다.

그랬더니...아니네,

한쪽만 까고 껍질째로 양념을 하네, 울 엄니처럼 괜한 수고 안 해도 되고, 성질 급한 나는

그런 일로 조물거리기도 싫고,(▼지난 번 사진 참조) 해서 삐뚤빼뚤 집어넣다가 전복껍질에다  몽땅 부어 담아내었는데,


그런데 다른 방법은 일은 쉬워도 먹기가 마뜩찮네,...입으로 껍질을 까야 먹을 수 있네~

껍질을 빼먹을 때 어차피 손도 대야하고,  예의를 갖춰야 할  식탁에선 아예 손도 못댈 그림의 떡이겠네~~


일일이 손대기 싫어서, 손으로 입에 넣어 까먹기 싫어서 미루다가  데워둔다는 게

냄비에다 넣고 졸였더니, 조개비린내도 전혀 없고 쫄깃거리는 게 더 낫다.

ㅎㅎㅎ 마구 갈비살 뜯듯 손으로 허겁지겁,  맛있는데야...체면 차릴 게 머 있남?

예를 들면 오징어를 삶아서 그냥 양념 묻힌 거와 오징어양념 졸임의 차이라고 할까?

조개를 조금 싫어라 하시는 분들 졸여서 드셔보시기를...권하며,


이요조/글: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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