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의 여행
드디어 달팽이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지난 밤 배추를 절이다가 얼떨결에 곤한 잠에서 내동댕이쳐진 듯, 어리둥절하던 넘을
병에 고이 넣어두었다가 오늘 수국 잎 위에 올려놔 주었다.
달팽이와 수국의
관계는 무척 우호적이다.
달팽이는 수국잎을 갉아 먹지않는다. 달팽이는 수국을 무척 좋아한다.
아마도 너른 잎 뒷면에 매달려 있으면 여름 장마를 잘 피할 수 있는 그런 관계가 아닌가 추측을 해본다.
수국그림만 그리는 여류화가의 그림을 본 적이 있다.
예쁘다. 어쩌면 수국을 그렇게도 아름답게 섬세하게 잘 그려 표현하는지....아마도 평생을 수국만 그리는가보다.
그런데....
나는 이내 좀 서운했다.
수국의 영원한 친구, 달팽이의 그림은 숱한 수국의 그림 그 어느 곳에도 없었기 때문이다.
즉, 수국그림 속에 중요한 이야기가 빠져 있었던 것이다.
사임당의 그림을 볼라치면 그 속에는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들어있음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초충도" 를 볼라치면 온갖풀벌레 들이 대거 자연속에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그림속에서 따뜻한 가슴이...생각이 녹아 있어야 진정한 그림이 아닐끼 셍각한다.
푸르거나 붉은 수국꽃의 화려한 모습만 그렸지 정말 수국을 사랑해서 가까이 하지 않았나보다. 그림은 물감으로 채색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녹여 칠해야한다.
한겨울 잎 다 져버린 을씨년스런 뜨락에 수국의 줄기 끄트머리에 꽃등으로 매달린 꽃보다 아름다운 겨울 잠을 자고있는 새 순 봉오리!
수국그림은 사철 수국의 아름다움을 그려낼 수 있어야한다
잎 다져버려 초라하지만...꽃등을 달고 섰는 겨울 수국과 여름 장마통에 수국의 친구, 달팽이,
여름 아침 일찌감치 나가보면 수국잎사귀위로 달팽이가 스치고 지나간 반짝이는 행로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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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ㅎ~
달팽이를 되게 좋아하긴 하나보다.
내가,.......
(나이값도 못하는 걸 보니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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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달팽이는 그렇게 여행을 떠났습니다.
오늘 밤 비온다지요?
달팽이는 수국잎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즐기나봐요.
무척이나,
아
마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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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조:글/사진
어디가 좋을까? 바닥에 두려니 개미가 있다. 아직 기운이 쇠잔할텐데....
무척 시원한지 목을 쭈욱 빼서 이리저리로 워밍업~
좋아하는 것 같아보였다.
지난 밤에 갇힌 패트병이 더웠는지....
시원한 바람을 즐기려는 듯....고개를 흔들흔들~~(아이 기분 좋아!)
가만 지금 여기에 올려준 이가 누구였지? 어제 그 아줌니? 어디에?
달팽이가 얼굴을 돌려 보이네요. 입이 보여요! 말을 하는군요 "아줌니 고마워요!"
드디어 표적물 발견
슬그머니 이동~~
으라차차!! 키늘이기~
됐다. 잡았다.
혼신의 힘으로 옮겨가기/어째 눈물겹다.
응차! 응차!! /방금 건너온 잎을 손으로 살짝 치웠더니...엄청난 벼랑같으다.
아휴, 살았네~~ (속으론 부들부들~~)
휴우~~
또 움직여야지....
한 발씩, 한 발 씩 옮기다보면 ...언젠가는...바라는 곳에 당도할꺼야!
또 다른 잎새로 이동~
응차~
좀 있다가 나오실 때 절 찾아보실래요? 아마 절 못보실걸요~ ㅎㅎ
느려도...얕잡아 보지마세욤!
한 걸음 한 걸음 떼다보면~~
아주 멀리도 갈 수가 있답니다.
- 아무래도 높이 오르려면 가지가 더 좋은 걸요....
---------------------달팽이가 높은데로 기어 오르는 걸 니 장마비가 오긴 올려나보다.
① 달팽이 이야기 ☜ cL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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