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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그림을 그릴라치면 수평선위에 떠있는 엎어진 3자 모양으로 갈매기를 그려 넣는다거나

고작, 비둘기 보다는 날개가 긴- 잿빛 바다에 사는 새로만 알고 있었던, 갈매기~ 


비둘기하면 얼른 떠오르는 김 광섭님의 성북동 비둘기가 생각나듯

갈매기 하면 조나단의 높이 나는 갈매기와 알프레드 히치콕의 새(The Birds)나오는

갈매기 정도로만 알고 있는 것이 내 상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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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의 영장이라 자칭하고 있는 인간도 대자연 앞에서 노출될 때 우리는 과연 얼마나 강하고 그에 잘 잘 대처해 나갈지 의문스러운, 정말 한없이 작고 보잘 것 없으며 초라한 존재를 느끼게도 해주는 그런 영화였다는 것 밖에…….


갈매기가 황새목이며 부리가 구부러졌는지 어쨌는지도 몰랐다.

그저 바다에 가면 까마득히 높이 날고 있는 새, 그 게 내가 알고 있는 갈매기의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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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제헌절 주말에 서해안 도서지방을 찾아갔다.

섬을 찾아가는 뱃길, 선상에서  망망대해의 수평선을 바라보는 감상에 젖어보기도 전,

눈앞을 어지럽히며 여객선을  떼 지어 따라 오는 갈매기들의 장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무수한 갈매기 떼들…….한 백오십 여 마리쯤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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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아주 가까이 머리위를 나르며 먹이를 들고 있는 내 손을 겨냥하면서 입맛을 다시느라

바로 내 머리위에서 부리에서 타액을 찔끔 떨어트리는 게 보이는 갈매기~

갈매기도 먹고 싶어서 침을 흘린다아?  참으로 재밌는 사실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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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속도와 비상하는 날갯짓과의 타이밍이 맞으면 여지없이 내려와서 낚아 채 간다.

손에 높이 들고 있으면 아주 대범한 놈들은 다가와서 낚아채간다.

머뭇거리다간 곧바로 뒤에 나르는 동료와 일정 비행거리를 준수하지 못한다.

빨리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나야한다. 마치 줄 서서 제 차례를 기다리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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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지만

신 창원 원숭이가 여자를 아주 없이 여겨 종내는 여장한 남자에게 붙잡혔다는,

서해안 갈매기도 새우깡을 던져주는 남자들은 가까이 다가가기 전 탐색전을 벌인다.

믿어도 될만한 사람인지. 해코지를 할 사람인지, 가리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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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자나 아이들에겐 먹이를 내미는 높이가 낮아서 그렇지 그 경계를 좀 푸는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들이 볼 때는 어린이들이나 여자들에겐 좀 깔보거나 함부로 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갈매기들도 어느 순간  너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아이들은  순간 공포감을 느껴 일순 소리를 지르며 피하기도…….했다.

여자가 든 새우깡은 봉지해 뺏어 간 용감무쌍한 놈도 존재한다고 한다.

 


제법 대담해졌는지,

친근감의 표시인지 한 놈이 내게로 가까이 다가와서 내게 노골적으로 먹이를 달라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없다고 빈 두 손을 펼쳐보이자  가는 듯싶더니 되돌아와서는 아직도 걷어 들이기 전인 내 오른 손 엄지손가락을 꽉 쪼고 날아갔다.  그다지 아프진 않지만 ……

웃으웠다. 제법인 놈~ 제법 칭얼거리듯..대담한 넘 땜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또 어떤 놈은 가까이 다가와서 인상을 쓰듯. 한 번 째려보듯 가까이 시선을 마주치다가 날아가기도 했다.

동물들과 별로 교감이 없던 사람들은(심지어 남자들도) 움칠 움칠 놀랜다.

대개는 아주 부드럽게 새우깡을 낚아채지만……. 더러 실수인지 손을 콕 찍으며 채가는 놈들도 있다.

 

거기에 익숙지 못한 이들은 꼬챙이에 꿰거나 휴대용 작은 칼끝에다 새우깡을 꽂아 높이 드는 이들도 더러 보였다.


개 구진 한 젊은이는 입에다 새우깡을 물고 있으면 또 그에 응하는 대담한 놈들이

재밌게 낚아채 가기도 하는……. 웃음을 저절로 물게 하는 선상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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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가까이서 자세히 살펴 본 갈매기~

그들의 부리는 길고 뭉뚝하며 끝이 약간 휘어져있는 샛노란 부리였다.

노랑색 다음에 깜장, 그다음에…….빨간 줄무늬 …….

눈 가장자리도 빨간 테를 두르고, 눈 아래 부리 아귀 쪽이랄까 뺨이랄까  아주 짧게 빨간 한 줄,  발은 갈퀴발로 비행 중엔 접어서 나란히 뒤로 붙이고 있었는데…….


먹이를 받아먹으러 가까이 올 때는 간혹 그 갈퀴 발을 비행기 착륙하듯 랜딩 기어를 쓰듯 브레이크처럼 허공에 내린다는 것을 알았다. 발도 부리 끝과 같은 색깔이다.


노란색. 주로  주둥이와 같은 노란 빛을 가졌지만

부리가 연둣빛에 가까운 놈도 더러 있어서  물갈퀴발도 역시나 연둣빛이었다.


시야를 빗겨  그 무리를 벗어나 시선을 멀리 돌려보니…….

무리 밖을 떠나 빙빙 돌며 선회하는 보초병도 분명 있는 것 같다.


갈매기,

하늘 높이 까마득히 날아올라 시야에서 사라지기도 하던 그렇게만 알고 있던 갈매기가

애완동물처럼 바투 다가와 그 모습과 표정까지도 보여주는... 비둘기보다 더 가까움을 느낄 수 있도록 따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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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대담한 놈들 대열엔 차마 끼이지도 못하고 어쩌다 놓친, 물에 떨어진 찌꺼기만을 학수고대하며 물 위에만 둥둥 떠서 아예 기다리는 소극적인 갈매기들도 물론 있다.

갈매기는 가마우지라고도 부른단다.

바다 가마우지…….즉 바다 오리란 뜻이다.

바다에 둥둥 떠 있는 갈색 갈매기를 보고는 그 말이 수궁이 갔다.

영락없는 바다오리로 보였으므로,


배를 뒤쫓아 다니는 갈매기들의 모습을 그려주는 바다 풍경을....  여름을 즐기는 유람객들에겐 더없이 즐겁지만, 물고기도 잡아먹지 않고 인스턴트 과자류에 입맛을 버린 저들의 무리가 좀은 걱정스럽다면 괜한 나만의 기우일까?

 

 

 

2004년 여름 7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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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

 

 

아래 사진은 7월 24일 자월도를 다녀오며..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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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주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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