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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산...
일상에 지쳐 잠깐 다녀오는 소요산도 내게는 엄연한 여행이다.
숲길로의 여행,

소요산을 다녀온 사람들은 내 글을 보고 웃겠지만,

아래에서 길을 잘 못 접한? 나는 아마도 엉뚱한 곳을 헤맨 듯

선녀탕,  0.4km가 헤매다가 헤매다가 보니..이정표엔 다시 0.3km니....

그 자리를 돌고 있었거나 (그 건 절대로 아닌 것 같은데)

아마도 곁길...(나중엔 아예 길도 없었음) 로 갔거나.....

어쩜, 자재암을 벗어나자  난 사람 그림자조차 만나볼 수 없었다.

인적은 커녕 그 흔한 다람쥐 한 마리도 못 만났으니

[그래...즐기자]

되돌아 올 길은 알고 있으니... 길은 잃었다 치고 그냥  그냥 즐기기로 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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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조금만 더...

그러면서 꽤 깊이 찾아 들은 듯 하다.

선녀탕은 그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곳은 아닌데...내가 지금 걷는 길은 순전히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이라 광장히 미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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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를 찾아가는 길은 이리도 힘드나 보다. 군데..군데..이런 보조물이 없다면...

이 곳에서만 해도 평지를 걷는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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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그림자도 없고.... 계곡은 물이 흐르다가도,

그 물길이 땅밑으로 흐르는지....끊어졌다. 다시 이어지곤 하는 등산로,

과연 나는 옳은 길을 가고 있는지

틀린 길이라고 알 때, 즉시 수정을 해야되는 것인지...멘토가 아무도 없는 고독한 산행,

만약에 인생이 이렇다면 인간은 어떡해야 하는거지?

일단... 오르고 보는 수 밖에... 그렇게 길이 영 막힌듯한 곳은 아닐 것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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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희망이 있다.

이렇게 사다리도 놓여 있지 않은가?

사람이 다니는 흔적이다. 아주 반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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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물 소리가 나는 것 같다.

위에 사진, 중앙에 웅덩이가 있었다.

길이 없지만 기어 올라봤다. 역시 예상한대로 웅덩이가..거기 누어서 마치 나를 기다리는 듯 있었다.

발도 딛지 못할 곳 같은 곳,

겨우 작은 공간에 카메라를 얹어두고는 몸을 위로 이동시켰다.

그리고는 몸을 바위에 밀착시켜서..무게 중심이동을 시킨 뒤....살그머니 카메라를

찾아 들었다.

찍으려는 순간... 아!  카메라에 메모리 칩 공간이 없단다.

내려가기란 너무 어렵다.

바닥에 내려서면 메모리 칩이 더 있긴한데...

할 수 없이 아깝지만 좀 전에 찍은 큰 사이즈의 사진을 두어 개 지워냈다.

작은 싸이즈를 지우려니... 그 불안한 곳 위에서 삭제 작업을 하려니 좀 그랬기에...

 

아래 사진 둘은 그 웅덩이가 있는 곳이다.

호기심 많은 사람이 아니고는 아마도 모르고 지나칠 곳

딱 내가 누우면 안성맞춤일 것같은 바위욕조.

 

물이끼가 끼어있어서 그렇지...깨끗하다면..정말이지 그 유혹을 이기기 어려울 정도의..은닉된 곳,

선녀탕이 따로 있으랴

달빛 그윽히 교교한 밤이면... 이 곳이 바로 선녀탕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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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사진 찍기 어려웠던 장소,

아무도 모를 것 같은  이 곳! 이 곳을 바라보며...무슨 보물찾기를 한듯 흐믓한 마음에... 무에든 은밀한 곳에 숨겨진...그에 따르는 내밀한 이야기가 있을 법한데....

그냥.. 내 마음에만 묻어두고 또,,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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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니.... 이런 등산 보조물 철책이 보인다.

그런데... 오르기가 장난이 아니다.

쌓인 낙엽은 썩어가느라 미끄럽고..하루살이는 우우~~ 단체로 날아다녔다.

난 하루살이가 요렇게 썩는 물이나.. 그런데 꾀는줄알았더니...

티뷔 퀴즈에서 하루살이는 입이 없으며..짧게는 4~6시간을 살며... 길게가.. 20여시간?

그리고 서식지는 공기가 맑고 청정한 곳이란다. 오잉?

썪는 하천이 아니고?? 가만 생각해보니... 정말 오염된 환경에서는 없다.

청정지역 습한 곳에 서식하긴 해도....

 

소요산

 

내려오는 길은 이 곳이 오히려 제일 어려웠다.

물에 미끄러지면  낭떠러지로.... 슬라이딩... 아야 소리한 번 못 지르고(질러도 들어줄 인적조차 없는..아예,)

 

정말..사진이 빠졌다.

나는 고소공포증은 없는대신 예리공포증이 있다.

이쑤시게 칼끝, 바늘 등... 생각만해도 좀 그렇다 많이 나아졌지만...

그리고 계단 공포증이 하나 더 있다.

엄마가 교통사고 났다는 말을 전해듣고 급히 나오다가 이층 계단에서 구른 적이 있고는.... 그래서 오르는 것 보다가 내려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오를 때는 힘들어서 못 찍었고 내려올 때는 솔직히 무서워서 못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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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간 중간 쯤... 시야기 탁 트인 곳에서

"아..조오타~~" 감탄이 나오고...되도 않은 싯귀가 떠 오르다.

무슨 연유인지 눈물도 찔끔....나다.

 

그리움이 滿月로 차오면 나 오르리라(山을) 

등산하다 문득 떠 오른 글귀,
심심산골에 묻혀 살고 싶다는 생각에, 사람이 그리우면? "그리움이 만월로 차면 나 내려가리라?"
이런 씰때없는 推敲를 불현듯,

 

...................................

 

이 때만 해도 행복했다.

 

이 계단을 돌아서니..또 난이도의 철제 사다리...그런데....어! 길이 없어졌다.

험한 바위만 앞을 턱 막아선다.

바위 뒷쪽으로 길이 있을 법한데...우회할 공간이나 틈은 전혀 없다.

다행이...손이나 발을 디딜만큼의 뾰족뾰족한 공간들이 있어

도전해보기로 했다.  록클라이머처럼 먼저 뾰족한 바위를 단단히 부여잡고 한 쪽발을 옮기도 또 손을 옮기고 하며.... 드디어 넘어갔다.

예상대로 길은 나있고... 물은 없는 습한 계곡이 나타났다.

한마디로 음습한 곳이다.

'도대체 선녀탕은 어디에 있는거야?'

'길 아닌 게 맞어.... 분명 길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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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축함...습기.....오싹함...그런 단어외는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는데....

이상하다. 포근하다.

혼자서 타올을 깔고 드러누워도 보다가....앉아도 보다가.....별 짓.....다 했다.

아무도 없는 공간이 왜 이리 좋은거야,

그나저나 내려 갈 일이 걱정스럽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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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는 어딧는고야 대체,

어느 웅덩이에서 목욕을 했더란 말이냐...

선녀는 옥황상제를 도우는 도우미...즉 하늘나라의 공무원쯤 밖에 안된다는데....

나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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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릴 적 이모랑 목욕하던 그 웅덩이를 생각케하는 곳도 있네~~

다음엔 필히 다시 찾아 오리라~~

나...물을 왜 이케 좋아하지?

그러다가 이내 시무룩해졌다.

부산여자가 북쪽으로 옮겨 앉은지... 스므해가 다 되어가는데...

여태껏 맘에 드는 친구하나 없다니,  함께 다니던..부부가 있는데 그 남편은 병들었고 그 아내는 나보다도 훨씬 어리다.

얼마전 '시베리안 허스키'일로 속상했던 그녀의 언니다.

 

"물 좋아하는 사람들은 바람끼가 있대,

난, 생전가도 흐르는 물에 손도 담그고 싶지가 않아~~"

 

하던..결벽증의 깍쟁이 같은 그녀, 다른 것은 다 좋지만 말을 마구하는 그녀와 산행을 하고 싶진않다..(흐~~ 요즘 절교중)

왜? 마음 편히...즐기는 산행에서 흐르는 맑은 물에 손 한 번 적셔보고  싶지 않으랴?

그녀는 그래서 그런지... 산행을 하는 것을 전혀 보지 못했다.

늘 차로 이동하는 놀이 밖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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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석공주 궁지가 있는 곳 까지  다다라서 물 가로 내려갔다.

원효가 상류에서 세수를 하고...

그 아래 요석공주가 님을 늘 기다리며... 세수를 했을 계곡,

차디찬 물에 발만 담궈도 난 '요석공주'가 된다.

 

어디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요석공주는 아마도 이런 바람 한 줄기에도 그를 느끼며.... 자재암..이 아래에다

공주궁을 짓고 기거 했나보다.

 

선녀는 어디가고....

공주를 느끼는 물에  발을 담궈보다.

보는 누가 내 다리가 굵다고 하든지..말든지........................이요조

 

 

7월 1일이었지 아마....

그 다음날 부터..비는 엄청 쏟아지고 '민들레' 운운에....오늘에야 모처럼 날이 개다.

(7월 9일)

 

 

*요석공주 별궁지/비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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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고...외출, 경순왕릉을 갈지 모르겠습니다.

발길 가는대로 빼빼칼럼에 빼빼님 가까우면 좋으련만....

빼빼님은 명성왕후 생가를 다녀오고 또..맑은 날은 어디로 갈까....했었는데,

칼럼친구, 가까우면 얼마나 좋을까? 하기사 만 삼 년만에 만나보았으니.....

 

 

 

Hennie Bekk의 Mem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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