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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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근엄한 목사님이라기 보다는 잊지못할 옛 은사이신 듯,

추억의 모교 교장 선생님같으신 듯 그러하신 목사님..

꽃을 안고 성큼 걸어 오시는 모습이 밝은 웃음 만큼 환하게 비춰졌습니다.


마침 정세훈군의(미루 식구 마딘가님의 영식=오페라 유령의 라울 역) 성가를 듣고 있을 때였습니다.


우리 모녀를 위해

목사님께서는 눈물을 찍어내시면서도 정성껏 예배를 드려 주셨습니다.

저도 그저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습니다.

목사님 전해주신 귀한 말씀과 기도 감읍하도록 잘 받았습니다.



지하로 내려가...커피잔 앞에 두고 한참을 제게 주시는 좋은 말씀, 많이 새겨들었습니다.

무지한 제 질문도 질문이었지만..하나하나 세세히 짚어..

손에 쥐어주시듯 찬찬히 일러주신..귀한 말씀....말씀들.....,


이 척박한 내 마음의 땅에도 과연 새싹을 틔워서 연초록 잎새를 피울 수 있을까요?


눈으로, 귀로, 마음으로, 입으로, 손으로, 발로..행동으로....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 느끼는 것, 말 하는 것, 행하는 것, 가야 할 곳의

취할 것과 취하지 않을 것을 분별하라시던.....

지식도 알고 버릴 것과 취할 것을..... 구분하라시는....


그리고...

제가 아껴오고 모아온 것들...정령이 깃든 것 같은 옛 것들....

마음에 두지 말라고 충고하셨습니다.
(칼럼에서..제가 정령 운운 함을.....)



지난 5월 아이가 세 번째...수술을 하면서....

우린 그 수술을(마무리) 마지막으로 알고... 뼈를 고정한 티타늄 핀도 뽑아버리고..

켈로이드 흉터도 어느정도 제거해 버리는 수술을 했더랬습니다.

그리곤 똘똘이가 있는 집도...그 후로 방치해 버리다시피 했습니다.

똘똘이 밥은 살림을 도우던 할머니가 계속 사료와 물을 주고 있습니다만...

바로 말씀하신 정령이 깃든 것 같은 물건들로 가득 찬 집이였습니다.

한여름을 지나고...장마철...가을이 오기까지 문 한 번 제대로 열어 본적이 없는 집은

마치 정말이지 옛 물건들과 잘 어울리듯 퀴퀴한 내음과...

무수한 곰팡이도 군데 군데 피어났습니다.

내어놓은 집이 팔릴듯하다가 일이 무산되고 하였습니다.

마당엔 잡초투성이였고......나무들은 웃자랄대로 자라 마치 흉가를 방불케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제 자신, 제 모습, 지금의 도태된 제 신앙 그대로입니다.

마음대로 웃자란, 회의와 불신에 가득 찬.....,

저를 고대로 빼다 박은 듯....

그, 저를 버리라십니다.

하나씩 지워 버리라 하십니다.


압니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힘듭니다.

너무 힘듭니다.

그래도 노력할랍니다.

버려 볼랍니다.

제가 주님 앞에.... 무엇을 서원했었으며,,, 왜 그 것을 지금은 외면하고 있는지.....


오늘 목사님 말씀은 제 정수리를 쪼개듯....

제 오만한 관절을 꺾어버리시듯...

그렇게 제게....제 속을 아프게 후벼파듯 제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제 회개가 어찌 하루 이틀에 미욱한 터진 입으로 다 왼다고...

마음으로 시인한다고....혀 끝으로 고한다고......

그 주홍빛 죄가 희게 될리 만무할 것입니다만,


목사님은 쓸데 없는 집착적인 것에서 하나씩 정리를 하라고 하셨습니다.

어쩌면... 여태 가까왔던 제 담임 목사님들 보다 더 저를....

글로 통하여 진솔하고 적나라한 제 영혼의 밑 바닥을

더욱 더 가까이에서 가장 잘 드려다 볼 수 있었던 분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목사님 말씀 옳습니다.

알레르기 환자가 비록 꽃가루가...직접 원인이 아니더라도...

충분한 병의 유발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개, 고양이 털이 직접적인 발병의 아니더라도....

알레르기를 일으킬 소지가 충분하다는 것을...



제 신앙관을 곧추세우시듯....

비바람에....여린 모종이 쓰러질까..무서워...오늘 튼튼한 지주(십자가)를 곁에다 묻어....

끈으로 묶어놓고 가신 목사님...

앞으로 어떤 모진 풍파의 폭풍 속에서도 잘 견뎌낼 것입니다.

싸움에서 반드시 이겨 낼 것입니다.


목사님.
깊은 가을녘에.....깊은 사랑으로 저희 모녀곁에 오셔서....
저들에게...바람에 쓰러질까...단단히 묶어놓고 가심을...
그 감사함을,
그 사랑과 관심의 은혜에 어찌할바 모르며.....
참 저는 복많은..주님의 자녀임을..새삼 느끼며...눈물 글썽입니다.

이 싸움에서..이기도록...십자가의 지주를 다시 제 육신에다 묶음을 확인하신..

주님의 뜻이 계셔 사이버에서도 이런 은혜의 인연을 다 엮어 주시고,
멀리...대전에서 올라 오심은,
나를 진정 사랑하시는 주님의 은총임을
부끄러워하며....가슴 가득.... 주체치 못할 그 사랑 느낍니다.


*** 목사님~ 잘 내려 가셨는지..칼럼글로 인사를 가늠합니다.....



이 요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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