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채취기

 온 몸으로 표현할 길밖에 없는 x 가새표 

 

김해공항 국제신청사

 

 김해공항을 오전 8시 50분 KAL로 출발,
북해도 치토세 공항에 11월20일 11시에 도착할 때는 겨울비가 추적대며 내리기 시작했다. 

치토세(千歲)공항!

일본은 입국하는 외국인 16세 이상 지문채취를 하는 첫 날, 치토세 공항의 (외국)첫 비행기란다.
그러니까 북해도로서는 시행하는 첫 손님인게다.

한적한 공항이기에 망정이지 입국심사가 더뎠다. 입국심사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행렬이 길어졌다.
뉴스로만 접하던 지문채취와 사진찍기가 시작되나 보다.
기자들이 만반의 준비를 끝내고 취재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더구나 입국심사가 까다로와 상습 지체되는 일본여행에 짜증을 더 할 게 뻔하다.
입국심사대의 긴-행렬에 많은 사람들이 수런거렸다. 검지(둘째 손가락)을 올려 지문채취를 하고 난 뒤 얼굴을 들고 카메라 렌즈구멍을 정면 주시하라는 말에 고개를 들면 찰칵 사진이 찍힌다.
<기분이 좋지 않다. 마음과 몸을 쉬게하려 여행을 떠나왔을 따름인데, 지문을 뜨고, 찰칵 사진이 찍히고...>

불쾌감을 떨쳐낼 수가 없다.

테러범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방법이라는데,  꼴뚜기가 뛰면 망둥이도 뛰는 것은 아닌지
미국은 수긍이 간다고 쳐도 일본은 왜 따라쟁이처럼 흉내를 내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다.
일본내에서 지각있는 자들은 이 번 일을 인권침해, 프라이버시침해운운 반대운동을 벌이는데 굳이 여행객들을 잡고는 무슨 심산인지 모르겠다.

지문채취, 또는 사진 촬영을 한다해서 그 걸 피해가지 못한다면 테러범이라 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세 살 먹은 아이들이 생각해도 이런 행동은 여행객들을 잠정적인 범죄자로 보는 일이다.

한마디로 불쾌하다.

수화물을 찾아서 공항심사대를 빠져나오자.
그 곳 역시 TV 방송기자들이 경쟁 취재하느라 소란하다.
그들은 일본어를 능통하게 잘하는 한국손님을 찾느라 혈안이 되어있다.

일본어를 능통하게 하는 한국인(?)들에게 와르르 붙어서 인텨뷰를 하고 그들은 생끗 웃으며
<뭐, 테러법들을 여과하기 위한 방법이라면....당연히 해야지요. 뭐...>
이런 대답이나 하고들 있다.

다들 웃는 얼굴로......< 어우야, 속 터져!  솔직하게 불쾌한 내색 하나 없다>
얼추<좋은게 존거여> 로 끝내는 대답, 대답들....

<내가 일어를 잘 하등가, 영어에 능통하등가 했어야지..>
이 때처럼 후회되어 본 적이 없다.

한국말로 불만을 토로하고 앉았는데 조심스레 웬 남자가 말을 건넨다.
처음에는 같은 여행객인 줄 알았다.

한국말로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다. 나는 먼저 그가 일본인인지, 한국인인지 물었다.

그는 명함을 꺼내며 자기는 북해도 신문사에서 나왔으며,한국에 3년 동안 체류하면서 한국말을 배웠단다.

봇물이 터져나오듯 나의 불만은 포문을 열었다.
미국인들에게도 오늘 우리가 한 것처럼 똑같이 하는 것인지?
차별화를 두지 않는 것인지 먼저 물었다. 그렇다고 했다.
아무리 그래도 이 건 너무 하지 않느냐?
언제나  전쟁의 이슈 그 소용돌이 가운데 있는 미국처럼  너희들('장삿군에 가까운')은 모난 돌도 아니면서 무슨 '테러범우려'란  명분을
앞세워 단순여행객들을 암시적인 범행자로 지켜보자는 작태가 아닌가?
나, 오늘 이 일을 사진으로 찍어 두었다. 한국에 돌아가면 네티즌들에게 알리고 우리도 지문채취를 하든지하자고 해야겠다.

머리가 희끗한 초로의 신분도 망각, 다혈질인 나는 울분을 토했다.
김희로가 생각난다고도 해줬다. 

세계 정세에 언제나 유리하게 매끄럽게 요리조리 잘 피하고 몸조심 잘하는 일본인들,
작금에 그들이 누구에게 원한을 살 일이 있다고 테러범 운운할까?

아 맞긴하다.
그들이 한국과 중국에 저지른 침략과 노략질의 만행들,
이제야 부끄러워지며 두려워지는가 보다.
그래서 발 뻗고 자기에 심사가 가히 편치 않은가 보다.
.
.




.




.

디...

 

2007,11, 20일 11시 도착 (KAL) 

치토세(북해도)공항 

치토세(북해도)공항 전경 

 취재진(공항안)

취재진(공항안) 

 취재진(공항안)

 

 취재진(공항밖) 

오른쪽 베이지칼라의 양복입은 사람이...(맨 아래...글))

일본어을 구사하는 손님에게만 접근 

 다들 ..기분좋게...

(한국사람들 너무 무르다)

  웃는 얼굴로,

 

......

<자국을 보호하는 차원이라면 조금 불편하더라도 우리가 이해해야지 않겠느냐>

는 (영어)말에 너무 좋아하는 것일까?

아니면 취재에 포카스를 맞춰야 되는데(거세게 불응하거나 분개하는 자는 없는지)

기대에 어긋난 ...황당한 웃음일까?

 

볼 하나 가득  심술바람을 넣은 나를 눈 여겨 보았는지 한 남자가 다가왔다.

방송취재가 아니니 그는 카메라도 없고 펜과 종이 뿐이다. 

(그가 가장 솔직한 인텨뷰를 받아낸 게 아닌가 싶다.  거대한 카메라 앞에 솔직한 심경을 토로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에게 하고싶은 말을 하고나니 속이 조금 후련했다.

말이 통했지만 나는 저절로 액션이 취해졌다.

두 팔을 들어 가새표를 지어 강하게 흔들었다.

그는 내 뜻을 분명 전달 받았으리라!

 

"NO"

 

 

사진:글/이요조

 

.

.

.

.

.

.

After

 

북해도 도청사(그들의 문화유산)에 갔을 때 일이다.

나는 그들의 문화유산 따위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우연찮게

마음의 잔상에 남는 두 사람이 있었으니~

 

문화재를 지키고 앉아있는 

머리에 허연 서리가 앉은 한 서기관과

그리고 이차대전 전쟁비품을 보며

묵념으로 숙연하던

중년의 한 지식인에게서...

 

아직도 몇몇 소수의

의식속에는

국수주의가 피처럼 살아

흐르는 것을

느꼈다.

 

...

 

 

.

.

 2차대전을 치른 선조들의 

전쟁유물들 앞에서 요지부동으로

숙연한 그를 피하여 사진을 찍다.

그의 코트자락이 ,,,오른쪽에,

.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