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 가면

다찌집과 사락국집을 다녀가지 않았다면

토영의 향토 맛집을  모르고 간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서울에서 폭우를 가르며 내려온 여행날씨는

그 다음날 이렇게 청명한 하늘로 변할 줄이야~

비 온 뒤엔

방금 비질이 끝난 마당처럼  하늘이 얼마나 말끔한지 모릅니다.

 

지난 밤에는 다찌집에서 술을 하고 오늘은 여객터미널에서 한산도 배를 기다리며

간단하게 점심을 먹을 곳을 찾습니다.

그제서야 불현듯 떠오르는......아!!  

통영 시락국집!!

 

 

 

일행들 모두 여객선 뱃머리 서호시장에서 먹을거리를 준비하고는

점심을  먹고

섬으로 들어가자며 시락국집을 찾았습니다.

 

여객선터미널 맞은편에 위치한 서호시장,

농협은행이 있고 농협농산물공판장이 있는 곳,

서호시장 들머리집입니다.

 

 

원조라는 말이 붙은 것만 보아도

시락국집이 여러군데 많다는 뜻으로 해석하시면 됩니다.

통영에는 유독 원조김밥집이 즐비합니다.

충무김밥말입니다.

충무김밥이 토영에 있으면 이젠 죄다 원조인 셈입니다.

 

통영 시락국!

역시나 원조바람이 분게지요!

 

 시장골목 첫 집입니다.

 

 

내부는 대여섯평 가량, 사람은 기껏 많이 앉아야 한 서른명 앉을까 말까?

아담하다고나 할까? 좀 비좁은공간입니다.

 

 

이 곳은

새벽 시간이 가장 붐빈다는 곳입니다.

일찌감치 터미널 여객선을 이용하는 손님들과

물론 물좋고 싼 좋은 해산물 덕에  늦게까지 술을 마신 주당들에게도 아주 해장으로 좋은 음식이랍니다.

옛날에는 어부들에게...지금은 관광객들에게 낚시꾼들에게...시장 상인들에게,

넉넉하고 싸니까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즐겨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반찬가짓수는 이렇게 많습니다.

대신 뷔페처럼 본인이 덜어먹는 것입니다.

주방과 헐을 가르듯 'ㄴ' 자 형태로 시라국에 딱 어울릴만한 찬들이 즐비합니다.

 

 

그렇다고 누가 이 많은 찬을 다 덜어 먹겠어요?

딱, 자기자신이 먹고싶은 것, 시락국과 함께 먹어 입맛에 맞는 찬을

각자가 원하는 만큼만 덜어서 먹습니다.

뷔페음식이 바로, 토영에서 비롯된 식문화 같군요!!

 

 

밥과 국이 따로 나오는 따로국밥 4,000원

뜨거운 국물에 찬밥을 토렴해서 나오는 말이국밥 3,500원, 국만은 3,000원입니다.

 

 

 저는 따로 국밥을 시켰지요.

토렴을 한 말이국밥이 더 맛날 법도 하지만...

맨밥에다 남해바다의 짭쪼롬한 반찬도 먹고싶어졌기 때문입니다.

반찬은 두 그릇에 네 종류를 담았지요.

 

 

부추겉절이에다가 풋고추를 썰어넣은 곰삭은 멸치젓갈, 그리고 고추장멸치볶음,

멸치볶음이...고추장 단맛이 아니라...씹어보니 멸치맛이 달디달았습니다.

 

 

그리고 소박하게 담근 낄끔한 열무김치~

 

 

시락국은 시래기국을 말합니다.

어! 한 술 떠 먹다보니 이상합니다.

제 상상엔 그냥 맑은 된장 시래기국인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런데 뭔가 다릅니다. 된장을 약간 푼 추어탕 같습니다.

<국에 뭐가 들었지요?> 

주인아주머니 말씀이 장어를 푹고아서 끓인 시락국이랍니다.

<..어쩐지.........>

바다장어라하면 아나고를 말하는 붕장어를 이름입니다.

 

 

술을 먹진 않았지만 속이 시원하고 편안해졌습니다.

역시 한국인 입에는 바로 이런 맛이야!!를 다시금 일깨워주는....

 

 

다 먹고 일어나 보니 벽에 걸린 상장과 수상사진들....

빈그릇 운동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역시 알뜰하고 검소하기로 유명한 전원주님이 아마도 <빈그릇 운동>의 홍보대사이신 모양입니다.

 

 

 이 글귀앞에서 나도 모르게 절로 고개가 주억거려졌습니다.

어떻게 이런 좋은 생각으로 서민들에게 다가갔을까?

참 지혜로운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역시나....

단아한 모습에 꼭 다문 입매가 얼마나 얼마나 야무지신지....

음식맛 또한  매무새못잖게 믿음이 갑니다.

 

 

원조시락국 대표 김태선님~ 

상냥한 웃음까지...

 

 

겸손의 미소까지....

오호라!!

바로 이런 미소가 빈그릇 운동의 실천가로 만드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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