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고향인 내겐 어릴적부터 자주 들어왔던 말...

<함양산청>이라는 ..사자성어같은 이 말은 오지중에 오지 심심산골을 뜻하는 말이었다.

그랬는데, 산청은 지금 옛말을  내던지듯 벗어버리고  도약을 했고 그 도약을 시금석으로 삼아 비상의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어릴적(초딩즈음) 나는 꿈을 자주 꾸곤 했다.

ㅋ 꿈이라고 쓰고보니 원대한 그런 꿈이 아니라 쓰잘때기없는 개꿈 같은 걸 자주 꿨다.

 

기억에 남는 거는 어디든 훨훨 날아다니는 꿈과 또 하나 차를 놓치는 꿈이었다.

차를 놓쳐서 아쉬운 게 아니라....늘 함께 갈 사람이 그 차를 타고 떠나버린...

어떤 서운함보다는 억울함 분함 원망 심술...뭐 그런 느낌이었다.

 

깨어서도 서운한김에 엄마나 아빠에게 칭얼대면 잘됐다. 그런 건 ...타고 떠나면 좋지않는 길이라 위로해주셨다.

오히려 못 탄 게 다행이라는 말씀에 늘 위안을 받곤 했는데.....

 

지금에사 검색을 해보니 <차를 놓치는꿈 - 시험이나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는.....

내 위로 언니가 하나~

언니는 늘 또래들과 잘 어울려 놀러나가고 난 언니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지 못해

어린 나이에 늘 안달이었고 불만이 많았던 유년기였다.

 

 

.........................산청팸투어

 

 

 

7월 말 (28~29일)산청팸투어를 갔다.

1박을 하고 그 이튿날 아침 정취암을 가는데....큰 관광버스라 버스주차장에 내려서 가팔진 비탈길을 걸어내려간다.

산청 폭염주의보가 내렸단다.

어제는 대원사를 찾았다. 그나마 계곡이라 그런대로 참아줄만했다.  발목이 자꾸만 시큰거렸다.

시큰거리는 발목이 정취암을 찾아내려가긴 괜찮지만 다시 올라오려면 .....아서라~

내 발목을 주인인 내가 조금 아껴주기로 했다.

가던길을 되돌아올라왔다. 그늘도 하나 없는 버스주차장 열기는 대단했다.

 

나 말고도 (우리팀이 아닌 낯 선)낙오병 둘은 쬐그만 나무그늘을 빌어 구차하게 쪼그리고 앉아있었다.

계속 산으로만 향해 위로만 올라왔던 기억에 기사분에게  천천히 오던길로 되돌아 걸어 가겠노라고 했다.

그리고 정취암에서 버스승차시간까지 알아두고는 카메라와 물 우산만 챙겨든 채 천천히 걸어 내려오기 시작했다.

 

길이 새로 닦인 듯 했다.

도로주변에 식물들이 공사로 거의 사라지고 다시금 생겨나고 있는 중이었다.

오리나무잎이 새 순을 뿅뿅 터트리고 있었고 자리공....싸리꽃 지칭개 달맞이 고마리 설악초 망개(갑자기 본래 이름이 생각나질 않네) 까치수영같이 생긴 노란꽃은 이름이 뭘까?

 

정취암 오르는 산길도로 축재등은 튼튼하게 잘 쌓여져있었다.

빗물이 쏟아지는 언덕에도 씨멘트로 잘 단장되었다. 마치 공사를 감리하러 나온 이처럼 여기저기 둘러보며 산길을 내려온다.

왕꼬들배기도 따서 맛을 보다가 너무 쓴 맛에 치를 부르르 떨고

망개잎을 따서 맛을 보니 떫고 시고 쓰고 새콤하고...달고 - 오미자 맛이 따로 없는 것 같다.

 

사부작사부작 걸어내려왔더니 길이 나타난다.

그런데 ...우째야쓰까? 길이 세갈래다. 삼거리가 나올줄이야~~

 

삼거리에 있지니 땡볕이고.....그 삼거리를 횡단하며 자주 오가는 흙을 실어나르는 덤프트럭이 무섭게 들락인다.(맨 위엣 사진)

삼거리 길을 사이에 두고 흙을 퍼서 길을 건너 흙을 붓고 하는 작업이  5분에 한 번씩 오가는 것 같다.

그 먼지하며~~ 그래서 조금 떨어진 시원한 터널(동물이동로?) 그늘을 발견하고 파라솔대신 나를 자외선으로부터 지켜준 우산도 놔두고...선글라스도 벗고 물통도 두고 잠깐 앉아서 쉬다가 고개를 돌려 본 순간 .....

 

헉!!!!!!

아! 내가 타야할 버스 머리가 보인다.

멈추어진 걸로 봐서 나를 기다린 듯하다.

얼른 널부러진 짐을 챙겨서 뛰는데...발목이 더 아프다.

슬금슬금 움직이는 버스.....나를 봤나보다 했더니 그냥 방향을 반대로 돌려 슬슬 가기 시작한다.

......

 

달리는 버스를 쫓아 달렸다.

난 움직이는 차가 얼마나 빠른지 그제서야 알았다.

순식간에 육중한 버스가 비행기처럼 날아 산모롱이를 돌아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털석 주저 앉고 싶었다.

 

 

.......난감하네..............증말 난감했다. 

 

내 나쁜 습관은 전화기를 늘 무시하는 습관이다.

여행시에도 늘 버스에 둔 짐속에 팽겨쳐두거나 가지고 다니질 않는다.

 

인적도 없는 산중에서 연락할 길이 막막하다.

그렇다고 이 무더위에 덤프트럭에서 열심히 일하는 분께 전화를 빌려달라 할 수도 없는일이 아닌가?

 

그런데 산고개 아래 저 멀리 찝차가 한 대 보인다.

그리로 무조건  내달렸다. 시큰거리는 발목으로.... 절둑이며~

그 차도 또 사라지면 어떡하나? 걱정하면서~~

공사현장에 왔는지 여기저기 둘러보며 사진을 찍는 분께 전화를 빌렸다.

 

 

급한대로 전화기는 받아들었으나 막상 외우는 번호가 하나도 없다.

캄캄하다.

아~~ 맞어 내 번호로 눌렀다. 분명히 일행들은 내게 전화를 했을 것이고,

그 수신음은 버스에 두고온 내 가방속에서 울렸을테니~~

<아! 바로 받는다. 이제 살았다!>

전화를 빌린분께 감사하다고 감사하다고....머리를 얼마나 조아렸는지 모르겠다.

 

 

버스는 꽤 내려갔나보다.

좀 기다렸더니 되돌아왔다.

안그래도 기사분은 다른 길로 갔나보다고 돌아 올 참이었단다.

 

 

버스에 오르며 너무너무 부끄럽고 미안했다. 우예 이런 창피한일이~~

내 자리에 앉자  어렸을 때 꾸었던 꿈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치가 떨리도록 싫었던 꿈!!

그 때는 우리 엄마가 날 위로해주셨는데....<그 버스 안타길 오히려 천만다행이다~>이라면서,

그런데...나이들어 이게 뭔 일이람~

이 무안함은 두고두고 잊히지 않을 것만 같다.<누가 날 위로해주지?>

 

 

 

그 길은 어디든 다 통하나보다.

내려갔던 길로 다시 돌리려나 했더니 그대로 간다.(어디로 가든 산청읍내로 갈 수 있나보다)

버스에서 내려 정취암 사진을 찍었다. (망원렌즈 카메라를 가져왔었으면 참 좋았을텐데.....)

 

기암절벽에 매달린 천년암자, 정취암을 그렇게 멀리 길 가에 서서 조망했다. 멀리서 봐도 아름답다.

그냥 무리하더라도 갔으면 좋았을텐데....달리느라 발목을 더 혹사했으니~~

 

 

예쁜 산청읍내 벽화거리를 산책하고

점심을 먹은 후,

 "동의보감촌'에 들러 돌에서 기를 받는 이색체험을 하고.....

보이지 않는 힘, 한방 氣 체험!!을 느꼈다.

 

 

팸투어 1박2일을 무사히?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그 다음 날,

 한의원에서 침을 맞아야하나? 그냥 동네 의원에서 물리치료를 받을까 했는데,

무더위에 너무 지쳤는지...누워서 뒹굴뒹굴....그랬는데 그 다음 날 발목 통증이 말끔히 거짓말처럼 개운해졌다.

석경과 귀감석에서 정말 기를 받은 것일까?

그 이야기는 다음 글로....(계속)

 

 

 

 

정취암 가는 길목에...벼랑의 정취가 다르다.

그래서 정취암인가?

 

노란꽃은 짚신나물이라네요. 오른쪽은 고마리 비슷하지만 아닌걸로 (물 있는 곳이 아니라서?)

대성산 소나무숲이 울창하고 좋았다.

큰 비에 흙사태가 나지 않게끔 잘 되어있다.

청미래넝쿨(망개) 맛이 오묘했다.

쓰고 떫고 달고 시고....방부제 역활이 되므로

망개잎으로 떡을 싸두면 쉬변질되지 않는다.

 

 

 

높은 대성산골골이 수로도 잘 설치되었고~

요기서 쉬다가 그만 ....흑

서울로 올라갈 우리 일행들

 KTX좌석 번호도 내가 갖고 있는데....ㅠ

이런 장난(사진찍기)하며 노닥거리고 있었는데...

정취암

전국에서 제일 맛나다는 웅석딸기 영농조합

산청읍내 벽화거리에서 한 컷~

 

 

여행일정표를 올리기로 했습니다.

여행일정이나 동선이 너무 알차고 좋아

누구에게나 참고가 되어도 좋을 자료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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