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하처럼 무더운 날씨,

그냥 숲으로 들어갔다.

초록빛으로 환희에 들 뜬 숲을 열고 그 속으로 들어갔다.

장소가 어디면 어떻고 이름이 무슨 산이면 어떠랴!
healing 되는 느낌만 받는다면 ....

 

 

 

 

제비같은 몸매의 노란빛깔을 띈 가녀린 새들이 삑-삐익 하면서 꽁지를 쉴 새 없이 깐들 거리며 이 나무 저 나무를 옮겨 다니느라 바쁘다.

 

풀잎에서 흰나비가 혼곤히 낮잠에 젖어있다.

쪼그려 뜨려 앉아서 한참을 눈여겨보다가 지친 나는 그만 잎사귀를 살짝 건드려본다.

그래도 가만있다. 또 다시 건드려본다. 놀란 나비가 하르르 나른다.

순간 바보같이...내가 더 놀라서 엉덩방아를 찧을 뻔 했다.

공중을 한 바퀴 선회하더니 다른 나무에 가서 아예 잎새 뒤쪽으로 거꾸로 매달려 잠을 청한다. 스스로 계면쩍은 나는 싱긋 웃고 일어났다.

 

 

 

 

한참 산길을 올라 땀이 적당히 밴 내 몸 하나 편히 쉴만한 너럭바위를 찾아본다.

반듯한 건 좀 모자라고 너른 건 좀 불편하고...

아! 세상사는 이치가 여기서도 통용된다.

 

 

 

각도가 20도 경사진 바위를 하나 찾아서 옳다구나 됐다고 올라가보니...

낙엽등 뭔가 떨어져 어수선하다.

오히려 미끄럼을 유발시킬 것 같아 종이로 이리 저리 날려버리고 누우려니 예사각도가 아니다.

주루룩 미끄러지는 순간에는 날카로운 돌쩌귀에 어디든 부딪혀 사단이 날 것만 같다.

이리로 저리로 비비적대다가 아예 가장자리를 택해 비스듬하지만 안전하게 드러누웠다.

 

 

<아! 좋다>

 

누워서 바라본 숲!!

수심이 아니라 숲심이다. 숲심 2~30m!

 

 

자잘한 연둣빛 잎사귀들이... 숲이랑을 이루고... 흔들거린다.

하늘파도가 인다.

바람이 바람이 불면 숲파도가 일렁인다.

나는 바닥 바위 위에 엎드린 한 마리 물고기 같은 기분이 든다.

 

 

하늘이 열렸다가 닫히곤 한다. 물위에 뜬 수초가 흔들리듯...그 사이로 햇살이

송곳처럼 들어와 빈 가지에 쳐 논 거미줄이 언뜻 나타났다 사라졌다 한다.

하늘이 손바닥만 하게 구멍이 나, 그 곳을 거미줄로 섬세하게 짜깁기 한 듯 보인다.

 

 

햇살이 사금파리처럼 날카롭게 눈을 찌른다.

모자를 덮어쓰고, 이젠 귀를 열어야 할 차례다. 가까운 숲에서 들려오는 새소리가 청아하다.

 

 

 

 

문득 이 멋진 날의 호사가...

예전에는 금서라고 불리던 차탈레이 그 부인이 왜 생각날까?

책을 읽던 내내 나는 화원의 그 숲을 상상하고 자연 속에서 자연으로 돌아 간 아름다운 남녀만 느꼈을 뿐이었는데...

숲 속에서의 사유는 초록 나비가 되어...5월의 숲을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있었다.

 

 

 

 

뾰롱,,,맑고 청아한 새소리가 숲을 울리며 나를 깨운다.

땀이 걷히자 어느새 바위의 차가운 기운이 엄습한다.

내, 뉘였던 자리의 흔적을 걷어내고 스적스적 올라왔듯이 그렇게 산을 다시 내려가야겠다.

 

 

 

                                                                                                                                   글/이요조

 

 

 

 


  글은 홀로산행에서,
 이미지는 얼마전 다녀 온 해인사 숲길과 '영지'

                                                                                                    

 

합천해인사의 '영지' 물빛이 그저 녹색인 이 곳의 반영을 찍어 거꾸로 혹은 데칼코마니로 만들어 본 ,,,,
해인사 영지
일주문 동쪽을 흐르는 계류끝에 조성
기록에 의하면 우두산(牛頭山, 가야산의 고명)상봉이 비친다고 함
현재는 가야산의 상봉은 비치지않고 당간지주와 일주문이 투영됨

 

 

 대가야국의 김수로왕이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인 허황후와 혼례하여 많은 자손을 두었는데,
그중에 일곱왕자가 허황후의 오빠인 장유화상의 수행력에 감화되어 처음 입산수도하게 된 곳이 이곳 가야산 칠불봉이라고 하며,
속세를 떠나 불문에 든 아들의 안위가 걱정이 된 왕비가 이곳에 수차례 찾아와 만나고자 했으나 이미 발심출가하여 세상을 잊은지
 오래인 일곱왕자를 만날 수 없자, 일곱왕자가 수도하고 있는 봉우리가 그림자져 비치는 이 연못에서 그 그림자만을 보고 그리움을
달래며 돌아갔다고 전하고 있으며 이후 가야산 정상우측의 이 봉우리들은 칠불봉, 이 연못은 ‘그림자못’이라 하여 ‘영지’라고
불리게 되었으며 일곱왕자가 지리산으로 수도처를 옮겨 그곳에서 부처가 되었다는 지리산 쌍계사 출불암(현 칠불사)에도 이와같은
영지의 전설이 남아있다.

* 가야유적 가야전설 해인사영지 대가야국김수로왕비 허황후 허황옥 장유화상 칠불봉 그림자못 지리산쌍계사

맨 위의 숲 이미지도 해인사 경내로 들어가는 입구의 숲에서~

 

아래부분이 실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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