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은 무지 더웠다가 아니라 뜨거웠다.
식물들도 데어 죽는 일이 속출했다. 뜨거워 죽을 만큼 혼나고 나니 소슬한 바람 한줄기에도 감사하고 행복하다.
뭐든 힘든 일을 겪어야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나보다.
우리 집, 해골수석이다.
대충 돌을 보면 어디서 주워왔는지 다 기억을 하는데....이 돌만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비가오면 눈물자국까지 선연하다.
보는 이들이 징그럽다고 해싸서 영산홍 나무 그늘에 숨겨두었다.
자연 방임주의 ~~
내가 끊임없이 동물을 기르고 식물을 기르고 모두 다 자연 방임주의다.
그러다가 외출냥이 모므의 출산 뒷치닥꺼리가 무서웠고....그렁저렁 오차도 있었지만,
식물도 그렇다. 내 마당에서는 그냥 되는대로 자라난다.
혹시 아들들이 이 글을 보게되면 <울 어무이, 요즘 달라졌어 정리를 도통 하시지도 못하고 ....>분명 그럴것이다.
<야들아 니네들 안도와주니 그렇다. 올 가을엔 사람 사서라도 침대 들어내고 장롱 들어내고....많이 많이 내버려야겠다.
자칫 내가 이 고물들 보다 먼저 내버려지는 숭한 꼴 당하지 않으려면~~>
어르신들 보내고 아이들 셋 다 보내고나니 ..기냥 펼쳐놓고 산다.
그 게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 다 한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넣고 정리하면 나중에 찾질 못한다.
집으로 들어오는 진입로 바닥에 담쟁이가 슬슬 깔리기 시작한다.
ㅎ 바닥에 담쟁이 깔리도록.....그렇게 논네 둘이 조용히 살아가니 ......마당을 골고루 다지듯 밟을 일도 없다.
은솔이만 고라니처럼 신이났다.
매일 그렇게 재빠르게 달리다보니 제 먹이를 탐하는 참새도 잡고, 쥐도 잡고 군살도 하나 읍따!
그나저나 모처럼 찬바람이 불자 모두들 화색이 돈다.
씨잘때기 읍는 살만 붙이고 사는
나도 예외없이~~
화천 곡운구곡에서 주워온 돌
아무래도....나 치맨가봐~
전에 이 글 썼더구만....원필님 오셔서 화성인같다는 답글도~~
내가 눈물 흘려야겠으니...
오호 애재라!
눈물 흘리는 수석
비가 왔다.
마당 낙엽을 쓸려고 나갔다가 흠칫했다.
봄에 줏어논 돌이 울고 있었다.
가족들이 안으로 들여놓는 걸 반대해서 바깥에 늘 두었는데....오늘 바라보니 두 눈에서 눈물을 흘린다.
큼지막한 두 눈으로 뭔가 할 말이 많은 표정이다.
지난 봄 한탄강에서 줏어 온 돌이다. 이 돌을 발견하곤 한국전쟁 동란중에 어이없이 져버린 <이름없는 병사>누군가의 얼굴을 떠 올렸다.
지금은 비록 한탄강에 나뒹구는 돌일지언정...누군가의 얼굴이었다는....그런 망상끝에 모셔온 돌이다.
처음 이 돌을 본 아들들은 웃더니...남편은 마당에 내어 놓으란다.
던지듯 잊은 채 두었는데...
수석으로는 맞구멍이 뚫린 관통석을 줏으면 행운이라고 한다. 재수 좋단다. 비록 관통석은 아니지만 묘하게 뚫렸다.
줏어올 때 한 손으로 두 구멍에 손가락을 집어 넣고 차있는 곳까지 들고왔다.
갑자기 볼링 생각이 났다.
볼링의 유래가 적군들의 두개골에다 손가락을 집어 넣어 굴려서 또 다른 두개골들을 넘어뜨린데서 기인한 스포츠란다.
집안에 들여 놓으려다 기겁을 하는 남편때문에 마당에 두었는데...오늘 자세히 보니 눈물을 흘리고 있어 사진을 찍어보았다.
2009.년 글이니 잊을만도 하군요!
용량이 현저히 딸려스리~~
.
.
누가 얼핏 보더니 해골은 무씬...
돼지코구먼 한다.
아 정말 그렇게도 보인다.
돼지코!!
오래전에
정선 아우리지에서 주워온 돼지코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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