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므로 너에게 매를 드는 나,
회양목에게 매를 들며
사랑한다.
사랑하므로 너에게 매를 드는 나,
여러해 네가 이리도 실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준 것은
매를 마다않고 묵묵히 견뎌준 탓이다.
마당을 쓸던 빗자루를 들어
가렵던 너의 온 몸을사랑으로 후려치면
촘촘한 가지에 끼인 자잘한 낙엽이
그제야 우수수 떨어져 내리고
거미줄도 걷어진다.
네게 매를 들지 않으면
거미줄에 여린 새 잎은 목이졸리고
종내는 벌레마저 꼬여 너를 갉을테다.
오늘도 난 널 두둘겨 패는데
넌 나에게 사과향같은 싱그러운
내음으로 인사를 하는구나!
사랑한다.
사랑하므로 나는 너에게 종종 매를 든다.
향내에 감동한 오늘아침 08, 7,1일 쓰다.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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