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녹수를 전통무용으로 표현한단다. 무언으로 몸짓만으로 어떻게 녹여냈을까? 무척이나 궁금하다.
평일인데도 만석이다. 더구나 외국관광객들이 아주 많다. 역시 퀄리티 높은 관광객들은 우리의 전통문화를 먼저 보고 느끼고 그 무게를 가늠해가지 않을까 생각하며 내 마음에도 흡족하고 문화가 다른 그들에게 어떻게 이해도를 높일까 은근 걱정인데...
무대 양켠에 대형 모니터가 있어 무용극의 단락(막)이 바뀔 때마다 한글과 영어로 텍스트 자막이 흐른다. 한국사람인 내게도 큰 도움이 된다. 오프닝으로 사물놀이패로 먼저 몇몇 관객들과의 소통으로 전체 관람객들의 흥을 돋구어 놓은 뒤, 야한 색깔의 껄끄러운 역사 속으로 장을 열어 제끼며 모두를 불러들인다. 무언의 몸짓으로도 능히 장녹수를 표현해 내는 제각각 무용수들의 역활에 감탄하며 시종일관 숨 멈춘 듯 꿰뚫어 관람했다. 감사의 엔딩부분도 인상깊었고 장녹수 무용극은 한마디로 매우 좋았다.
연산군시대의 신데렐라 장녹수 중종반정 1506년 조선 제10대 왕 연산군을 몰아내고 이복동생인 진성대군(晉城大君:중종)이 왕으로 추대되면서 아주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조선의 역사상 희대의 음녀로 손꼽힌다.
연산군은 일기를 썼다 한다. 지금 이 시대에 태어났더면 파워블로거가 아니었을까? 하며 웃었다. 그 일기를 보면 장녹수를 잘 알 수가 있다 한다. 인물은 그저 예쁘다 할 정도의 보통상이었지만 춤과 노래를 잘했으며 영리했다고 한다. 양반과 첩의 딸로 태어나 가난해서 여러번 시집을 갔으며 노래와 춤을 배워 창기가 되었다 한다.
그 소문에 채홍사(採紅使)에 발탁되어 연산군의 흥청(기쁨조)에 뽑힌 장녹수였다. 왕의 총애를 등에 업은 장녹수의 위세가 하늘을 찔렀다. 신하들이 왕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장녹수를 반대하자 장녹수는 더욱 더 불붙는 기세로 왕을 나쁘게 부추겼다 한다. ‘흥청망청(興淸亡淸)’이라는 말이 연산군 때 백성들의 원성으로 만들어진 말이다.
한창 인기몰이였던 드라마 <장녹수>의 ost 가사를다시 재미삼아 한 번 짚고 넘어가자.
가는세월 바람타고 흘러가는 저 구름아 수많은 사연담아 가는곳이 어드메냐 구중궁궐 처마끝에 한맺힌 매듭엮어 눈물강 건너서 높은뜻 그렸더니 부귀도 영화도 구름인양 간곳 없고 어이타 녹수는 청산에 홀로우는가
아마도 연산군이 쾌락을 일삼고 채홍사를 둬 조선 팔도의 미녀를 농락했던 이유는 모성 결핍이 중요한 원인이었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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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극장 가는 길에 덕수궁 왕궁수문장 교대식을 보았다. 덕수궁 돌담길은 언제 누구와 걸어도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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