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photo 일기
봄바람을 타고 여행길에 오른 터였다.
봄 채비를 하느라 잘 고른 밭 이랑사이로 벌써 새싹이 삐죽이 올라와서 푸른 산하에 들판마저
녹색을 바지런히 덧보태고 있었다.
경부선 기찻길 가에는 도화가 붉디붉다 싶더니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흰 배꽃에 들판은 온통 눈이 부시도록 환해졌다.
이화는 꽃이어도 그다지 꿀이 많지 않단다. (이화에 월백하고)
아마도 휘영청 밝은 보름달을 목젖이 빠지도록 기다리다 지쳐 꽃이 활짝 벙그는 날엔 막상
진이 다 말라 버리나 보다.
그래서 더 더욱 단아한 모습인가? 梨花는...
차창을 스쳐가는 배꽃을 렌즈에 담아보다가....
부산에서 울산 배밭골까지 내처 거슬러 올라갔다.
지금 남도에는 봄볕이 온통 하얀 배꽃을 그러안고 ~ 눈 아리게 봄을 빚고 있었다.
꽃, 꽃, 흰 배꽃~
그리고
햇빛~
글:사진/이요조
梨花月白三更天(이화월백삼경천)
啼血聲聲怨杜鵑(제혈성성원두견)
盡覺多情原是病(진각다정원시병)
不關人事不成眠(불관인사불성면)
高麗의 文臣 梅雲堂 李兆年은 多情歌에서
梨花에 月白하고 銀漢이 三更인제
一枝春心을 子規야 알랴마는
多情도 病인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고 소쩍새 우는 봄을 노래했는데,
고려 25대 충렬왕의 계승문제로 당론이 분열되었을 때,
이조년이 주도파의 모함으로 귀양살이를 하던 중,
임금에 대한 걱정과 유배지에서의 은둔 생활의 애상을 이 시조로 표현하였다.
배꽃이 하얗게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데, 거기에 휘영청 달이 밝으니 하얀 배꽃과
밝은 달이 서로 어울려 배꽃은 더욱 희고, 달빛은 더욱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더욱이 밤은 깊어 은하수가 기운 삼경이라, 온 천지가 쥐 죽은 듯이 고요하여 신비의
세계를 이루고 있다. 그 고요를 깨듯이 소쩍새가 구슬프게 울어대는구나.
배꽃 가지에 서려 있는 봄날의 애틋한 애상을 소쩍새 네가 어찌 알겠는가마는 이렇듯
다정다감한 내 마음도 병인 듯하여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구나.
'여행발전소 > 경상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통영 산양일주로의 드라이브코스! (0) | 2007.05.18 |
---|---|
봄바다의 일출 (0) | 2007.04.21 |
여행중.... (0) | 2007.04.18 |
해운대~달맞이길~ 송정간 산책길, (0) | 2007.02.26 |
북상하는 꽃소식 (0) | 2007.0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