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을 좋아한다.

 


도봉산,

산 가까이 살 때는 생각나면 더럭 자다깨어 새벽에도 오른적이 있는데...
그리 자주 간 횟수는 아니다. 등하불명이라 했던가?


사람들이 익히 아는 도봉산은 여러 군데의 등산 출입로가 있다. 크게 나누자면

 

 오시는 길,   1호선 전철을 타고,

 

1/도봉산 정문이랄 수 있는 도봉산역에 내려서 올라가는 잘 닦인 등반로와

2/회룡역에 내려서 진입하는 회룡사를 지나치는 등반로, 그리고

3/망월사역에 내려서 올라가면 망월사가 있는 원도봉산이 있다.


등산객들의 북새통인 도봉산보다는 회룡사로 올라가는 사패능선은 입구의 우람한 계곡이나 철골구조의 다리나 가파른 등산로의 남성다운 면모와는 달리 망월사역에 내려 원도봉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계곡이나 그 진입로가 여성스러워서 데이트 산행을 하기엔 그만이다.
입구는 요즘 도시 외곽순환도로 공사로 제일 부산하지만...무싯날이면 사위가 조용해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가기에 제격이다.  너무 바삐 힘들게 오르지 말고 오르는 걸음마다 하나씩 벗어던지며 생각하는 등반을 하기엔 무척 좋은 산이라 생각한다.

원도봉산 입구는 그냥 산이 아니라...자연이 오밀조밀하게 잘 꾸며논 정원이다.

 

멘토가 없어도 혼자 생각하며 오르기에 더 없이 좋은 산!!

내가 간 날은 마침 봄날 마지막 꽃비가  하르르 하르르 날리고 있었다.
산벚꽃이 바람에 져서 비로 내리고 있었다.
갑자기 만나야지 하다가 자꾸만 미뤄지는 친구들에게 미안해졌다.

그래~ 아카시아 필 때 모이는 거야!! (그래야겠지!)

봄날...나는 원도봉산을 오르다가 마지막 산벚꽃이 져 내리는 폭포에서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
물에 둥둥 떠도는 꽃잎들이 보고 싶은 얼굴들로  빙그르르 돌고 있었다.

이 좋은 계절이 다 가기전에 얼른 만나자고 전갈 해야겠다.

 

 

 

글:사진/이요조

산벚꽃은 이미 다 졌고 아카시아 필 때 약속하자꾸나!

 


아랫글은 한 4~5년 전? 봄에 쓴 글 중 일부분입니다.

 

난, 산을 오를 때는 느리다.  원도봉산 새벽산행(책)기

 


정말 느림의 미학이 따로 없다. 천천히 올라 가다보면 얼마나 많은 소중한 것들이 눈에 보이는지...

사람들은 등산화에 지팡이까지 챙겨들고 무엇이 급한지 위를 향해 오르기만 한다.
물론 높은 산을 등반 할 때는 제대로 갖춘 복장이 좋으리라
하지만, 나는 기껏해야 오르내리는 데 3~4 시간 등산이 아니라 산책(소요)으로 할애할 산이라면 발 편한 신발 정도만 갖추면 언제나 떠날 준비가 되어있다.

돌아서 내려오는 길..오를 때도 언제나 바쁘진 않았지만 하산을 즐기는 편이다.
좀 일찍 왔더라면 아카시아 꽃으로 덮인 산책길을 걸을 수 있었을 텐데..

아직도 아카시아 꽃을 많이 달고 있는 나무도 있었다. 길바닥 바위틈에 노란 감꽃처럼 떨어져 마른 꽃.. 물위에 갇혀 하얗게 떠있는 꽃의 잔해들....
한 일주일 전만 왔어도 아카시아꽃 속에서..꽃향기에 흠씬 취할 수 있었을 텐데~

바닥에 뒹굴어 쌓인 꽃! 꽃들!  곧, 흙으로 돌아갈 떨어져 누운 꽃 들을 보며,
"그래 내 이 한 몸도 저렇듯 허망한 유기체임을...."

나무다리에 떨어진 꽃,  꽃다리  그 위에서 가볍게 뛰어도 보다가 뱅그르르 돌아보다가~

청솔모를 만났다. 꼬리가 좀 꺼칠하다.  먹을 게 부실했을까? 먹이로 줄 게 아무 것도 없고 나! (미안해~)
청솔모는 먹이를 얻기 위함인지, 나를 위한 쇼를 시작했다.

보기에 병약해 보이는 담비는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기어오르다가 높은 가지에서 이가지 저가지로 점프하면서도 관객인 날 의식하고 있다.

난 귀빈석에 앉아있는 의젓한 관객처럼 꼼짝 않고 턱을 치켜들고 그의 몸동작을 차분히 지켜 봐 주었다.

마음속으로는 끊임없는 우호적 텔레파시를 보내는 것을 잊지 않으며,
'아 잘 하는구나! 그래 나 여기서 즐겁게 보고 있단다.
너도 날 보면서 하는지 다 알아~  '멋져~정말로!'

나의 속마음을 알아들었을까? 떡갈나무 가지 끝에서 끝으로 옮기는 묘기를 부린다.

 

나뭇잎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아~~ 아니다. 아직은 이른 아침..나뭇잎들 가득 머금고 있는 이슬방울들이
막 떠 오른 태양빛으로 보석처럼 쨍한 빛을 내며 아래로 후드득 떨어지는 소리들이였다.

"세상에!!!"

아! 예기치 못한 이런 淸精한 감동이~
온 산이, 온 대지가 태양마저도 아니 내가 잠 못 이루던 지난 밤 달빛마저도
함께 협심하여 이루어 낸 극치의 모습을 담비가 안내하여 이렇게 보여 주다니...
보석 같은 이슬방울의 낙하로, 그 소리로~~

난 주변의 이슬을 손에다 묻혔다. 그리곤 얼굴에 대고 문질렀다. 손도 닦았다.


산초나무를 만났다.
'허브가 별 겐가..이 게 바로 허브 아닌가?" 허브 식물은 우리 몸의 피를 맑게 해주고
탁한 머리도 개운하게 해 주는 점을 공통으로 갖고 있다. 난 산초잎을 몇 가닥 꺾어 작은 잎을 하나씩 떼어 내어 잘근거리며 내려왔다. 그제야 사람들이 두런거리며 오른다.

"안녕하세요?"
산초잎을 질겅이느라 그랬는지, 한적한 곳에서 처음 만난 사람이라 멋쩍어 그랬는지..
"아(어)..예(에)" 어눌한 대답을 한 게 부끄럽다. 좀 전에 내가 핑~ 돌려 어지러울 때.. 만약의 불상사라면 내 생명의 은일일 수도 있을 반가운 산사람들이 아닌가?

 

한참을 내려오다 아주머니를 만났다. 이번에는 먼저 반갑게 인사했다.
여기 사람들은 산초를 즐겨먹지도 않을 뿐 아니라 다들 잘 모른다.
"안녕하세요? 이 것 허브거든요 한 잎씩만 깨물며 올라가세요."
"이것 먹는 거예요?
"그럼요"
산초 잎을 받아 즉시 깨물어 보는 아주머니랑 환히 웃으면서 헤어졌다.
입안에 알싸한 맛과 냄새만큼이나 상쾌한 아침이다.....이요조


 

 

 

 

 

 

 꽃지(池)다. ...ㅎㅎ 내 맘대로 명명~

 

 

 

 

 

봄인데....빨간낙엽, 노란낙엽, 갈색낙엽....모두 놀러나왔다.

 

 

 

  

 

  

  

 

  

 

 

  

 

 

  

 

한가지 흠이라면 원도봉산 입구엔 사찰이 너무 많다.

심지어는 굿당도 있어서 시끄러울 때가....봄에는 사월 초파일 연등으로 입구가 온통 울긋불긋하지만

막상 등산로로 접어들면 그런 세상과는 등을 돌린 자연의 세계가 펼쳐진다.

원도봉산 입구는 아기자기하다.

천천히...천천히...주변 자연을 즐기며 산책하기 좋은 시발점이다.

 

 

 

황매화가 벙글고.

 

"산괴불주머니" 비슷한 식물을 갯가에서 만났다면....갯괴불주머니!!

 

뱀딸기

 

색상 블루가 돋보이는...무수카리꽃!

 

?  누가 알려주세요!  어떤 고마우신 분이 "바위말발도리" 라 일러주시네욤~ (고마우셔라)

 

애기별꽃맞아요? (맞대요)

 

꽃잎에만 정신이 팔려 몰랐는데...자세히 보니 올챙이가...수두룩! 모두 개구리가 된다면 도봉산 여름밤엔 개구리 울음소리가 산골짜기를 타고 올라 천지를 진동하고도 남겠다.

잠 안오는 한 여름 밤!  스적스적 야간 등산이나 한 번 올라야겠다.

 

 

 

 

 

 

 

 전, 글을 쓰고는 제가 한 번씩 읽어볼 때마다 반복 수정을 합니다.

그런데 얼마전에사 알았습니다 매번 고칠 때마다 통하기의 블로그에 미니 알리미로 새로운 듯이 뜬다는 것을.....그 사실을 알고나니 수정하기에 얼마나 오금이 저린지....

그래도 아무케나 갈겨 쓴 첫 글은 제가 봐도 우스울 때가... 해서 스크랩 전부분을 (민망해서) 막아두었지요.(일부분만 허용)

간혹 전혀 다른 포털에서 제 글을  (이미지...이름이 없는)가져다가 척하니 제 것인양 해 논 것을 볼 때

씁쓸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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