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초등 하급생) 적에 소원 두 개가 있었다.
하나는 코피가 터져보는 일이었고
또 하나는 다래끼가 나 보는 게 소원이었다.
나는 얼마나 어리숙한지..... 친구들이 모여 이야기 하는 것을 듣고는
<얘, 우리집에는 고모가 빚을 많이 졌어>
<응 우리 집에도...아빠가..>
<응, 우리 집 엄마도...>
이 이야기 무리에 끼이려 나는 바보같은 말을 뱉었다.
<응, 얘들아 니들이 몰라서 그렇지.... 우리집에도 을마나 빚이 만타고...>
아예 두 팔 벌려 모션까지 취하고는 ....
하굣길에 내가 왜 그랬나 몰러?.....그런 생각은 들은 걸 보믄 영판 바본 아닌 것 같은데, 난 그렇게 맹추처럼 어리석었다.
뱃속 태동이 심하고 꿈이 좋다고..아들일꺼라 믿어 의심치 않는 부모님은 날 잉태 후, 보약까지 드셨다.
덕분에 나는 탯줄 떨어지자 우는둥 마는 둥...제 주먹을 빨더란다.
위로 딸 하나를 병중에 잃고 또 해방둥이 딸(언니)을 낳아 병치레를 얼마나 하는지...
튼튼한 아이를 기대하셨는지 모른다.
명절 때 설빔을 해 입히시곤..엄마는 내 배를 꾹꾹 찌르셨다. (똥배 밀어 넣으라고)아버진 튼튼한 나를 젤로 이뻐해주셨건만
엄마는....그 게 자라면서 젤로 자존심이 상했다.
빼빼하고 상냥하지만 약골인 언니는 얼마나 다래끼를 자주 하는지....
얼마나 코피를 자주 쏟는지...
그럴 때마다 식구들 관심을 받는 언니가 얄미워 죽을 뻔했다. 부러웠다.
워낙에 타고난 약골인지라...고기(단백질) 소화도 잘 못시켰다.
닭을 먹어도 내가 안먹는 가슴살만 께지작거리고..
곰국을 끓여 언니만 주면 인상을 디립다 찡그리면서...식으면 먹는단다.
그리고는 몰래 날 불러서 내게 먹으래서 늘 내가 다 먹었다.
엄마는 늘 언니가 다 먹은 줄만 알고 계셨다.
토종꿀도 언제나 내 차지였다. 중학교 때....수학시간 엉뚱한 저지레를 하는 나를 나무라시는 수학쌤님!!
<요조!! 절마 저거는 젤로 추운데 앉아서도 얼굴은 불콰해서 ....얌마!!>
하고 야단을 맞고....집에 와서는 뭘 잘했다고 고주알메주알 쫑알쫑알대다가 내 스스로 입을 틀어 막았다.
<...읍! 맞어 그 꿀!! 토종꿀 때문이야~~>
...............................
한 보름전서 부터 자꾸만 추웠다 덥다 했다.
으스스 뼈골까지 쑤셔오고,
안구 건조증인 눈은 더욱 뻑뻑거리고......<졸업했던 갱년기가 갔다가 다시 오나?>
그랬는데...지난 주말부터 눈이 슬슬 붓는다.
어디 딴데다 응석 부릴 데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영감더러...<나, 눈 부었지>....해도 그냥 빠꼼히 쳐다 보더니 묵묵부답이다.
<칫>
그리고는 부은 얼굴이 아픈 눈쪽으로 한 이틀 부쩍 무겁다.
안과에 갔더니....<이렇게 크게 곪도록 안 아팠어요?> <이거 보세요!>
남은 아파죽겠는데...닦아낸 걸 보라신다...<우C-E>
얼마나 농익었는지...째는데도 아픈줄 모르겠다.
집에 오니 그제야 눈이....아팠는데...현충일날은 눈은 토깽이 누깔같으고 머리가 깨어질 듯 아프고....
눈을 닦으면 노오란 농이 닦여 나왔다.
시야는 흐릿하고(안연고 탓, 흐르는 농탓) 잠 좀 잤으면 좋겠는데...
두통에 잠을 이룰 수도 없고 짜증만 난다.
그제야 남편은 놀란 눈치!!!
.
.
지난 밤은 모처럼 잘 자고 나니 개운하다.
오늘은 병원에 다녀와서 약꼴 (부산)언니에게 자랑삼아 전화를 했다.
....
<나 있잖아....눈에 다래끼했어>
<응, 나도 아카시아 땜에 그랬는지....눈에 알러지가 와서.....%$#@@&%@>
나 아프다 자랑하려는데...지 아픈 자랑만 늘어졌다(뷰웅신~)
(내 평생에 소원이었는데....끄응!! >
전화비만 버렸다.
나...시방 마이 아퍼~~
소원을 이룬 기념으로다 (셀프)찰칵!!
추억의 페이지를 장식해 둬야지....
온 얼굴이 띵띵부었슴....누가 밥 사줄라믄....담 기회로 응?
코피 이야기?
그 건 벌써 이루었째....잼 나냐구? 그 이야기는 담에 해주께....
이제 게우..모니터가 지대루 보이거등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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