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핑계는 대고 싶지 않았다.
꿈이었다.
내가 꿈 속에서 한 여자로 등장했다.
기분이 썩- 좋지않은 꿈이다.
언뜻 정신을 차리고 깨어나 보니.....
내 작은 잠자리를 온통 달빛이 교교히 휘감고 있었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대로 누워 있을 수가 없었다.
요즘 들어
새벽기도도 게을러지고
긴장된 일상에서 하품이 나오도록
많이 나태해졌다.
5시 30분,
이대로 영영
아침이 오지 않을 것처럼 사위가 조용하다
달빛 외에는 정적과 어두움 뿐이다.
내 머리맡을 비추고 있는
음력 10월 17일의 보름달이
구름속에 가리워져 희미해졌다가
다시 구름 밖으로 나왔다가 밝아진다.
달님의 氣를 받았을까?
왜 그런 속된 꿈을 꾸었는지......
다시 마음을 바로 고쳐잡고 잠자리에 누웠다.
나는
달빛을 잊기로 했다.
그런데....
"정채봉"님의 에세이-그대 뒷 모습-에서
한 밤중 술에 취해서 자던 중 한기를 느껴 깨어나 보니
저만치 웃목에 홑이불이 ~~~
끌어당겨도 올라오지 않아 정신을 차려 깨어나 보니
달빛이었노라는....
내 꿈을 달빛 탓으로 돌리지 말자.
맑은 작가의 눈으로 볼 때,
그 것은 한자락의 홑이불도 되었음을...
괜스레
고즈넉히
내 머리맡에 다가 앉은
달빛 탓으로 돌리는
내 우매함의 소치여~~
눈을 감고 반듯이 누워
나의 성정을 탓하며 나무랐다.
누워서 기도문을 웅얼거리다가
다시 깨어나 보니
6시 30분
날씨가 흐린 탓일까?
깨어나 보니 창가에 까지 내려 앉았던
그 달님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곧
서울시내 외등이 일제히 꺼지고
야경이 시들해지면
밝은 해는 어김없이 떠 오를 것이다.
달빛은
어두운 밤 히늘을
휘영청 밝게 비추다가
구름속에 숨어 희미하다가
그렇게 환함과 희미함이 석밖이듯 바뀌다가
종내는 떠 오르는 태양에 무색해져서
탈색되고 말터이다.
힘차게 새로운 태양이 떠 오를 것이다.
내 마음의 해도 띄워 올리자.
내 마음에 구름도 비껴가는 밝음을 끌어 올리자.
9시 30분경
퇴색한 달이 서녘 하늘에 잠깐 걸리는가 했더니,
날빛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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