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너무 두려운 공포의 대상이다.

옻닭은,

모두들 잘 먹었다.

토종닭 세 마리에 옻을 넣고 고은 옻백숙!

 

나중에 불기운 사그라들고 김마저 소진될 때에 마치

적군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살금살금 다가가는 맘 약한 병사처럼

총(카메라)을 들고 가까이 다가갔다.

총이 좋긴 좋다.

줌-인으로 당길 수 있으니.......

 

 

칭구들 부부동반 모임이다.

문중 제실이 아니고 개인 제실이다.

그저 개인이 지었으니 말이 제실이지 별장인 셈이다.

유교에 꽉 찌든 사람들은 별장도 별장이라 하지 않는다.

건성 제실이라 칭한다.

조상부터 챙기는....

 

문중 장손도 아니고 뫼실 조상이래야 단지 직계 부모님 뿐인데 말이다.

부모님 살림차리시고 혈육들이 태어난 안태자리에다가

 고인이신 부모님을 기리기 위해 집을 지은거다.

우리 모임장소로 그 집은  무시로 제공된다.

ㅎ`

 

옻 이야기 하려다가....어디로? 

 

 

이 게 백숙 세 마리를 삶고 들어 낸 옻이다.

나는 높은 축담에 올라 줌인으로 두렵게 찍어본다.

몇년 째 몇 번을 끓여도 .....처음인 도전이다.

열여명이 모두들 먹는데...나만 왕따다.

쳇~ 

 

아예 전용 솥을 걸어두었다.

요즘엔 약도 있다더라만......난, 아서라, 말아라 이다.

 

어렸을 적 초등학교 4~5학년 쯤 되었나?

학교를 파하고 집에 오니 배는 고픈데 불러도 엄마는 보이지 않고

부엌에서는 구수한 냄새가 나고 있었다.

 

솥뚜껑을 당연히 열어 본 나는 닭이 넉넉히 들었기에

아예 국자로 떠서는 소금까지 갖추고 여유부려가며 잘 먹었다.

<크억~>

트림을 하는데....

<에그머니나> 엄마가 내  작태를 짐작하시곤 자물시며 들어오신다.

 

<이 일을 우야꼬~>

나는 당연히 사단이 났다.

처음엔 얼굴이 슬슬 가렵더니 온 몸에 번져나고 몸 전체가 화끈거렸다.

아마 한 일주일 넘게 학교를 못갔지 싶다.

아니면 6년 개근일텐데...(쩝)

 

괴로웠다.

(요즘 같았으면 입원했어야 될 심각한 상황인데....)

나중에는 그노메 똥꼬가 무지 가려웠다.

아부지가 껄껄 웃으셨다.

<이자는 옻이 속을 한 바퀴 돌고 밖으로 빠져 나오라카능 갑다.>

<우리 요조 위장하나는 튼튼하겠다>

 

에혀..그래서 내가 뭐든 잘먹고 잘 삭혀내어 요리도 건강하단 말쌈??

옻이란 늠은 미치게 가렵던

최종적으로는 내 발바닥까지 빨간 발진이 솟은 다음에야 누그러졌다.

 

나의 옻에 대한 소동은 제발 이 게 끝이었으면....

 

시골이 좋아서 방학만 되면 어린나이에 혼자서라도

꾸벅대며 차에서 내려서도 몇시간은 좋이 먼-길을 걸어 찾아가던 외갓집~

 

선머슴아들이랑 소꼴멕이러 가는 것도 재미났지만...

모기뜯는 시골이, 매미우는 시골이 그저 좋았다.

거랑(도랑물)에 물 돌돌돌 소리내며 흘러가는 거랑

대나무 숲사이로 일렁이는 바람소리~

어린나이에 뭘 안다고 자연을 흠뻑 사랑했나보다.

 

그런데 소꼴만 멕이려 아이들과 어울려 따라갔다 온 다음날이면

으례히 얼굴이고 팔뚝에 옻이 우툴두툴 오르는 것이다.

외할머니는 생쌀을 입으로 꼭꼭 씹다가 침채로 내 얼굴에 발라주셨다.

침에 묻은 쌀가루가 허옇게 마르던 내 몰골이라니~

또 이모는 날 데리고 아침 무논에 나가서

벼잎에 묻은 이슬을 손으로 �어내어 세수를 시켜주었다.

 그런 증상은

어른이 되어서도 산행을 하고나면 옻나무는 구경도 하지 않았는데...옻이 오르곤 했다.

그랬던 내가 우예 옻닭을 그 무서븐 옻닭을  덥섭 먹으리~~

꺼이꺼이~ 지네들 끼리만 묵고...(ㅠ,.ㅠ)

 

 

 

 

참말로 먹능거 가꼬 치사하다.

밥상머리까지 징그랍고 무서븐 옻 닭을 올린다.

<누구 죽는 꼴 정녕 보고자파서 그라나 어이??>

오만상을 찌푸리다 말고 절이 싫으마 중이 떠나야지 어카노?

사랑방 마루끝에 물러 앉아서

나는 대문 너머 하늘만 바라보다 말고 ... 애먼 총 한 방 날린다.(찰칵~)

 

 

비워두는 집이라...고양이들 천국이다.

고양이들이 무슨 옻닭을...<야! 니들은 옻도 모르냐?>

오늘 보이는 고양이들은 아마 한 가족일 것이다.

언제나 우리들이 모여 냄새를 피우면 다른 들고양이들이 침입을 하면

아예 초전박살이다.

누가 주인인지....저네들이 아예 이 집 주인이다.

밥을 주면 당연한 듯 먹는다.

이집을 20년이 넘게 들락였지만...들 고양이 가계도 꾸준히 지속된다.

일년에 고작 한두 번 사람이 올까 말까 한 집인데도...

 

 

살금 살금 다가가며 사진을 찍는다.

나는...

 

이미 불 꺼지고

전쟁터는 침묵뿐인데도 나는 혹시나 적병이 숨었을 지 몰라 좌우를 살핀다.  두렵다.

 

 

 <뚜껑 좀 열어주셈...난 저 위에 올라가 찍을 테니~ 학실히 김 안나제??>

 

 

 <아! 그 무서운 적병의 실체가 이랬던가? 나를 일주일씩이나 학교를 못 가게 발목을 잡던 늠이?>

 

 

<흉물스럽게도 생겼다. 나같은 사람은 잘못 먹으면 간에 치명적 손상도 가져올 수가 있다는데....>

 

<그 때는 어렸으니 회복도 빨랐것째!! >

 

 고기만 밝힌다고 <고기보태기>란 별명을 들었던 내가...옻 닭에 놀랐나?

고기는 이젠 별로인걸...ㅎ`ㅎ`ㅎ`

<어디 옻 닭 즐겨 먹은 잉간들아 누가 더 오래 사는지 참말로 내기 해볼텨??>

<자고나도 다들 암시랑도 않네!  모진늠들~>

 

 

 

글,사진/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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