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이 요조
◎ 2002/1/27(일) 01:29 (MSIE5.0,Windows98;DigExt) 211.198.117.206 1024x768
| 50, 그 이후의 餘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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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그 이후의 餘命
문상(問喪)
다녀 오는 길에,
몸과 마음이 무척 무겁고 고단했다.
친정길도 접어들고 싶지 않아서 귀경을 서둘렀다.
밤, 어두운 차창 밖을 보며...상념에 젖었다.
어쩌면 ..어쩌면
우리는 반 백년을 살고 나면....
나머지 신발 한 짝을 벗어 논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여태는 사느라 바빠서...스스로를 돌아 볼 겨를조차도 없었다.
나머지...여생!
하나님께 부여받은 生命의 유통기한은 언제까지인지 모르겠으나...
아~
한 짝 신발을 잃어버린 기분이 든다.
50 이전은 신발을 다 챙겨 신고는
앞만 보고 달리는 데에만 정신이 팔렸다.
나머지는?
앞으로 얼마나 남았을까?
마치 운동회날....달리기 시합 전에 선생님의 딱총 소리에
간이 조마조마하고 겁이 나듯이...
아~ 언제 쯤 그 딱총은 "탕" 하고 요란한 소리로
내 귀와 심장을 멎게 할 것인가?
얼마나 더 머무르다 떠나 가야 할 것인지...
그 때가 언제일른지 아무도 모르지만
그 누구도 모르지만, 이왕지사 갈길이라면
어차피 가야 할 길이라면 서서히
새옷으로 갈아 입고 옷깃을 여며야겠다.
나 죽고 난 후,
누가 누가 찾아와 슬피 울어주는 것 보다,
내 마지막 골인 지점을
웃으면서 멋스럽게 마무리 하고저,
떠나 갈 나의 마지막 길에 ....
혹여, 한 쪽 맨발에 채일 돌뿌리라도 치우면서,
깨끗이 쓸어가며 기도하듯 살으리라.
나, 그리하리라
그리 살리라.
이 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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