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넣은 김장김치 담기

 

언제부터 이 글을 꼭 쓰고 싶었는지 모른다.

어렸을 적 갈치김치를 제일 좋아라 즐겨 먹었기에 우리나라 김치종류에서 갈치김치가 분명 있긴한데 왜곡된 점이 많아

검색후 의의제기를 했던 적이 있다.

 

생갈치는 넣지 않는다는 대답과 갈치젓갈을 넣는다는 김치... 실제 갈치김치와는 다르게 답변이 되어있었다.

물론 갈치김치에는 생갈치가 들어간다. 대신 음력설을 넘겨서 먹어야 한다.

갈치는 젓갈로도 아주 훌륭한 맛을 낸다. 심지어는 갈치 속젓도 맛을 아는 사람만이 안다.

갈치김치를 갈치속젓으로 담으면 더 맛있겠지만...없어서 멸치젓과 새우젓을 섞어만든 양념만으로 치대었다.

김치는 젓갈이 여러가지 섞일수록 맛이난다.

 

갈치김치라면 사람들은 우선 선입감의 비린내때문에 의아해하면서도 고개를 돌린다.

그 잘못을 확실히 일러주고 싶은 마음이 몇년을 미루다가 이제야 바로 써 본다.

갈치김치는 아랫녘 바닷가 사람들이 주로 담았던 저장용, 김장김치의 종류중 하나다.

 

친정어머니는 김치를 늘 두 종류로 담그셨다.

세(歲)밑에 먹을 김치와 세(설)지난 후 먹을 김치 그렇게 나누어서 세아래 먹을 김치는 슴슴하게 담았고

세후 먹을 김치는 좀 짜게 양념은 적게 담그셨다.

 

음력 설날이 통상 양력 이월께 정도니 세 후에 먹을 김치는 양력 3~4월에 먹을 김치다.

땅밑에 묻어두어서 꺼내보면 김치가 양념 붉은 빛은 두고라도 먹음직스럽게 샛노랗다.

 

따듯한 남쪽 사람들은 김장이 북쪽에 비해서 한달 가량 늦다. 동지나 크리스마스때가 김장철이었다.

마치 우리들 겨울 방학을 기다리시기라도 한 듯 그 때를 맞추셨는데....

차에서 배추를 나르는 일도 우리들(5남매)의 몫이었고 우물에서 물을 긷는 것도 우리들 차지였다.

 

김치도 기온에 따라 약간식 다르다.

북쪽김치는 약간 덜 절인 듯한 배추에 찹쌀풀을 끓이고 무채를 듬뿍넣어 완전히 익고나면 허여말금한 모습에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그러나 남쪽에서는 그렇게 담으면 대번 시어서 못먹게 되므로 배추를 폭 절여서 물기를 짜내듯 완전히 빼낸다.

되직한 양념엔 무와 파를 절제하고 마늘과 생강 갓 정도로 맛을 낸다. 찹쌀풀 대신 찰밥을 지어서 넣었다.

 

세안에 먹을 김치에는 무채도 조금넣고 갓미나리 파도 넣지만 이름봄에 먹을 김치에는 부재료를 생략했다.

대신 무를 큼지막하게 잘라서 사이사이에 끼워두셨다.

 

세밑에 먹을 김치엔 굴을 넣으셨고 세 후에 먹을 김치는 그 때 그 때마다 달랐는데,

오징어도 넣으셨고  생태를  도마에서 난도질로 다져서 뚝뚝 떼서 넣으셨다.

그리고 갈치도 큼직막하게 잘라서 넣으셨다.

난 이 갈치김치를 제일 좋아했는데 예전 갈치는 굉장히 살도 두텁고 컸다.

땅속에서 갓 꺼내온 김치(석달 후 쯤) 에서 갈치찾기 쟁탈전을 벌였다. 갈치는  물기없는 김치 줄기 사이에서 눌려서

그 형체도 없어지고 비린내는 커녕 녹아내린 뼈가 얼마나 맛있는지 모른다.

갈치살은 하얀게 포근포근하면서도 마시멜로우 맛이라면 넘 과장됐을까?

 

갈치를 찾아서 뜨거운 밥에다 쏙 묻어두고 또 갈치찾기에 나섰던 식탐쟁이 나....

 

요즘에는 김치냉장고 보급으로 지방색이 없어졌다.

설쇠고 이른 봄에 먹을 김치에 웃소금을 듬뿍 치던 그런 모습도 사라졌다.

남쪽사람들도 이제는 짠김치가 아닌 싱거운 김치를 선호하고 아예 농촌에나 가면 그나마  젓갈내 물씬나는 물기없이 고춧가루 까맣게 치대어논 그런 김치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먹어보면 그 김치는 김치그대로도 얼마나 색다르게 맛나는지 모르겠다.

 

어찌되었던 우리의 향토색 짙은 맛은 영영 묻혀지지 않도록 바르게  알려지고 보존되어야만 한다.

 

갈치김치에 조금 더 이야기 하자면 갈치가 그렇게 많이는 넣어지지가 않는다.

굴김치를 담아보신 분은 알 것이다.  김치 한 포기에 굴을 많이 넣으려도 흘러내리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많이 넣으려 해 보아도 평균 5~6개 정도 이상은 미끄러져 흘러나왔다.

엄마가 만들어 주시던 갈치보다 살집도 적고 크기도 절반밖에 되지 않는데도 말이다.

 

엄마곁에서 쪼그리고 앉아서 눈여겨 보았던 갈치김치!

그리고 제일 맛나게 먹었던 갈치김치~

생태를 다져넣은 김치도 맛있었는데....엄마! 그 건 내년에 담아 볼께요~

 

 

 

갈치김치 재료 / 배추3포기(12쪽) 갈치(보통)5마리 1마리에 12~15조각

양념 일반 김장양념에다가 무채는 적게 파도 적게(봄에 먹을 김치이므로 군등내를 안나게 하려면)

 

 

 

그림의 양념갈치는 지난해 김장에 갈치김치를 담으려다 불발!

한 3개월 쯤 익힌 갈치젓갈이다.

이렇게 젓갈로 만들었다가 담으면 바로 먹어도 될 듯,

그러나 어릴적 먹었던 그 추억의 갈치김치 맛은 아닐테다.

이 젓갈에는 파와 양념을 해서 여름밑반찬으로 잘 먹었던 기억이 난다.

게장만 밥도둑이 아니다.

 

 

홈쇼핑 물건이 거짓말은 아니더구나

주부경력 30단이 넘었으니 눈에 환히 보인다.

국내산 조기라면  맞고 제주갈치라면 틀림없었다.

 

 

지느러미가 너무 긴 것도 일본근해 갈치다.

 

 

지느러미를 가위로 잘라주고 깨끗이 손질한다.

 

 

생갈치를 김치 담글 때 사이에 넣는 거 맞다.

배추를 절여놓고 갈치를 다듬으셨는지....기억에는 없지만

비린내나는 생선 손질은 미리 해두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미리 3일 전에  손질해 두었다.

 

 

적당한 크기로 잘라놓는다.

 

 

썰어둔 갈치에다가 즉석 양념을 한다.

 

 

소금 반 컵, 고춧가루 2큰술 , 마늘 2큰술...대충 양념을 해둔다.

 

 

바로 해도 되겠지만

2~3일 경과했다. 

 

 

 

김장하는 날,

갈치김치를 따로 한 통을 만들기로 했다.

12쪽, 배추 3통

 

 

무채를 약간 넣었다.

잘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갈치만 넣으면 줄줄 미끄러졌는데....

무채와함게 넣으니까 그런대로 붙어 있다.

 

물론 예전 엄마의 양념은 바르듯 하는 아주 되직한 양념이었지만

 

 

많이 넣으려고 애썼지만...

배추 한 쪽에 5~6개 이상은 무리였다.

 

 

물기 없는 갈치 김치였는데...

찹쌀풀도 넣었고  엄마의 솜씨 기억을 더듬어....내 솜씨를 끼워넣은 셈이다.

 

 

3개월 뒤 익은 갈치김치 사진를 올릴 참이다.

 

 

큰통으로 아마 15kg은 돌 것 같다.

배추 3통에 갈치 5마리라면 엄마가 적다고 나무라실까?

엄마 들리세요?

제대로 된 거 맞아요?

 

 

 

때늦은 김장을 하며,

이요조. 

 

 

봄에 꺼낸 갈치김치와 갓물김치! 블로거 기자단 뉴스에 기사로 보낸 글  | 2008.04.18 00:10

지천이던 산나물이 쇠해가는 봄이 깊어가면 갈수록 주부들은 난감해진다. 왜? 찬꺼리를 뭘로 만들어 또 한 끼를 때울까싶어서....김장김치도 떨어져 가고 겨우내 먹던 김치찌개도 물려오고, 갓담은 햇김치도 사나흘만 먹어보면 그만 시들해지기 때문이다. 울엄니는 그러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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