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3/14(목) 21:31 (MSIE5.0,Windows98;DigExt) 211.222.169.98 1024x768
| 연소심 그녀 이야기
"이통이 뉘통이지?"
백김치가 맛이 들었다. 분당사는 조카에게 나눠주려고 빈 통을 찾으려고 보니 낯 선 통이 보인다. 이 통이 뉘통이지?
아~~~생각 나~ 그녀가 가져 온 통이다. 병원 가 있을 때..... 우리가 입맛 없어할까봐.....
그녀는 찰밥과 김치와.. 동치미와...갈치조림등...맛깔스런 반찬들을 많이 해 왔다.
무겁도록 들고 어려운 발걸음한 그녀의 정성에 눈물 나도록 고마웠다.
물론..... 다른 분들의 고마운 방문도 더 있었지만...
오늘은 그녀 이야기와 음식이야기를 함께 시작해야 겠다. 그 덕분으로 늘 병원밥에 식상한 같은 병실 환우들과 알싸하도록 매운 그녀의 김치를 맛나게 나눠 먹었었다.
언젠가... 우리집 양반이 길거리에서...가오리와...조기를 박스로 사왔었다. 난감했다. 가오리 회야 껍질 벗기고 조금 해먹는거야...안다지만..... 지금 저 것을 다 어떻게 벗겨둔다?
난, 내가 잘 드나드는 카페에다 글을 올렸다. 또 다른 가오리 요리법이 없을까고? 그 때 소심님이 해남..시어머님께 시외전화를 드렸다고 한다.
"그냥 껍질 벗기지 말고 된장발러 놔 두라고....." 지금 생각해 보니 바로 그 게 발효시키는 것이였다.
이리에서 살았던 적이 있었다. 집앞 주현시장에 나가면 어물전에는 거의 괴물처럼 큰 홍어가 누워있었다. 가격도...... 그 옛날.....15만원서 20만원을 홋가하는 넘까지..... 호남지방에서는 큰일이 있으면.....홍어부터 장만했다. 작은 고기라도 그냥 검은 비닐에 둘둘 싸서는 구석에다 던져 두는 것을 신기해하며 보았다. 물론 집안에는 퀴퀴한 냄새가 났지만..... 별미를 먹겠다는 설레는 기대는 청국장 띄우는 냄새나..그 냄새나... 다 우리 것인걸.....
해서 난 그 가오리를 된장을 발라서.....넣은 통을 냉장고 한 켠에 던져 놓았다. 가오리 껍질 벗기기가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그날 내내 손이 부들거렸다. 한동안...먹을 생선이 많아 잊다시피하고 있던 어느 날, 가오리를 꺼내 된장을 씿어버리고 쪘더니..... 이럴 수가!! 그 홍탁맛이난다.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맛이 알맞게 들어서 그는 너무나 좋아했다.
며칠 전에는 마트를 막 나오는데..... 올갱이를 팔길래..... 한 바구니(3000원)을 주고 샀다. 말이 바구니지 아주작은 채반위에 깔아 논 것을, 평생 해보지 않은 올갱이인지라... 야채많이 넣고 골뱅이처럼 무쳐 먹으려고..... 미나리 오이 깻잎...야채 듬뿍넣고.....양념 듬뿍넣고...새콤달콤하게~~~ 맛을 보는데...어!! 이게 뭐야? 난 도로 뱉어내고 말았다. 뭔가 이상한 맛이다. 도저히 먹지 못하겠다. 그 골뱅이 고향이 어딘지 ..언제 쯤....그 고향을 떠나 왔는지는 불문곡직하고 젊은 두 부부가 아주 맛있는 것이니 한 바구니 더 가져가라고 권하던 모습이... 불쾌하게 어필되어 왔다. 아까워라~~......갖은 야채 사와서 양념까지 다 했는데...,
언제부턴가 수요일 밤마다 SBS 에서 "장미의 이름으로?" 라는 식도락 프로를 두어번 보았다. 어제는 한식 종류에서...... 명란 젖갈과 팽이버섯을 넣고 무치는 것이 나왔는데.... 아주머니들이 밥을 비벼서 맛있다고, 맛있다고 하면서 먹는 게아닌가? 우리집에도 가을에 먹다 만...명란젖통 채 아예 냉동실로 올려서 얼궈져 있고..... 마침 팽이버섯 4봉지(아주 실한 놈)가 있길래 오는 아침 난 요리랄 것도 없는 그 음식을 기대치도 갖지 않고 해 보았다. 조금 달아야 할 것같아서......달게 만들고... 먹어보니...웬걸...... 신기한 맛이 난다. 무쳐낸 볼에다 밥을 비볐다. 정말 그 아주머니 말이 맞다. 마치 게딱지에 밥을 비벼먹는 그런 깊이의 맛이다. 아침은 그렇게 때우고..점심은 국수에 또 비벼먹었다.
내가 왜 이글을 썼을까? 요리 이야기....? 그녀의 김치통을 보고.....?
아니다. 난 맛있을 것 같은 올갱이는 아까운 재료마저 보태서 버렸었다. 그런데 의외로..... 생각지도 않은 요리가.....감칠 맛 날 때가 있으니.....
칼럼에다 '신도림역 비둘기'란 글을 올리고..... 그녀의 'Re:비둘기' 글을 읽고는 난 그녀를 보았다. 의외의 감칠 맛~ 난 그녀를 알고.....의외의 요리법을 익히듯...그렇게 인생을 배운다.
***실은 연소심 그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별러 대충 삽화도 그려두었었다. 그런데... 그 당시...느낌을 놓치고 나니....전혀 써 지지가 않는다. 읽다 둔 책 처럼.....그녀 이야기는 잠시 그 페이지를 곱게 접어 두어야겠다.****
그 때 그 비둘기 이야깁니다. click ~ 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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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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