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꼬방 수다*
양력 3월19일 장을 담궜는데, 그 중간에 날씨가 무르익었다. 한 일주일 여행을 앞두고 장을 떠야할지...
다녀와서 떠야할지 갈등하다가....에라....그냥 40일만에 뜨기로 했다.
너무 늦게뜨면 간장은 맛나지만 된장맛이 덜하기 때문이다. 4월30일 드뎌 일을 시작했다.
누가보면 양파망에 메주를 넣었다고 흉볼지 모르겠으나 뜨거운 물에 익히는 게 아니므로 장을 건질 때, 편하고자 시도해본 일이다.
세자루에 나눠 넣었는데...그저 건지니까 편하다.
간장을 뜨기로 맘을 먹고는 큰 독에 메주를 넣고 간장을 담구었는데, 간장과 된장으로 분리할 때는 따로 다른 독에 넣으려 마음먹었다.
그 양에 따른 마침맞은 항아리에 된장 간장을 담아두고 싶었기에 적당한 독 두 개를 꺼내어 신문지에 불을 붙여 독안에 불을 지폈다.
(잡냄새도 없애고 불순물도 태우고 소독도 할 수 있는 방법)
한참 불장난을 했더니 독안에 신문지 그을음이 노랗게 묻었다. 다시 주방세제로 벅벅 문질러 닦아 헹구고 또 헹권낸 후 마른 행주로 잘 닦아서 햇볕에 말려두었다.
메주를 꺼내놓고 보니...메주를 치댈일이 난감했다.
간장을 많이 부어가며 콧잔등에 땀방울 맺힐 때까지 열심히 주물럭댔더니 시간이 지나자 제 풀에 꺾여 슬슬 풀어지기 시작했다.
블렌더로 하려고 실내로 들여오긴했는데....과부하가 걸려 블렌더에 열이 나기시작했다.
뭐든 손이 제격인 모양이다.
메주를 치댈 때 간장을 넉넉히 부어서 질척하게 치대어야 된장의 발효가 좋아지고 숙성이 빠르다.
되직하게 치대면 힘도 들고 독안에서 수분증발이 되어 된장이 까끌해져 발효가 더디게 된다.
한 해는 모르고 되게 만들었더니 일년이 넘어도 된장이 말똥말똥거리더라~
어떤 사람들은 된장의 묽기를 맞추기도 하려니와 소주를 붓기도 한다는데...소주가 방부제 역활도 해줄꺼다.
글쎄다. 내 생각엔 굳이 그럴 필요야 없다고 본다. 하여튼 된장은 지룩하게 치대어 넣어야 한다.
메주가 한말반 조금 못되는 양이니 고추씨 빻은 것 두 근을 섞어서 치대어 넣었다.
작업은 장갑을 끼지않고 맨손으로 치댔다.
된장 기름끼가 있어선지.....고추씨때문에 화끈거리는 일은 없었다.
고추씨를 넣으면 된장 빛깔이 황금색이 되고 매움한 깊은 맛이 돈다. 고추씨는 지방이 많으니 된장도 그만큼 맛있어지고 영양면에서도 좋다.
간장을 한 단지 마치맞게 떠서 봉했다.
햇간장은 끓이지 않았다. 앞으로 50~60일 정도 더 숙성되어야 한다.
그 때가서 달여두든지....그냥 두든지 판단할 일이다.
가능하면 나는 달이지 않는다. 주택 장독대니 바람 잘 통하고 볕 잘 드니
그런대로 아파트 보다야 탈이 없기 때문이다.
간장독을 깨끗한 광목같은 천으로 봉하고 뚜껑을 아침에 열고 저녁에 닫는다.
열고닫기 힘이 들 경우에 요즘 편리한 유리뚜껑을 시중에서 구입해서 사용한다.
유리뚜껑은 위로는 햇볕을 직접 받아주고
옆으로는 공기를 통하게 만들어서 참 편리하다.
된장을 치대느라.....
퍼대고 앉아 한참을 끙끙거렸다.
무거운 된장독을 힘쎈 장정들 손을 빌려 겨우 장독대로 옮기고
벌써 보이는 파리때문에 비상이다!!
맛있는 된장에는 꼭 쒸가 더 잘 쓴다는데...
광목천으로 잘 둘러줘야한다.
이왕지사 장독간 손을 본 -거
홀딱 다 뒤집어 엎었다.
봄내 황사바람에 닦아도 닦아도 빛도 안 나더니만...
다시 닦고 손보고....
좌측 작은 프라스틱 통 두 개의 고추장,
내 이모님의 솜씨이다.
고추장은 내가 잘 담그는데...
나도 고추장 많이 담았다는 이질녀의 만류에도
울 이모님,
<너 고추장하고 내 고추장하고 같냐?>
하시며 역지로 앵겨주시니.....효도하는 셈치고 받아온 게....
정신이 없으신지....올해로 두 개!!
아니 하나 더 있다.
까나리 액젓을 부어 담으셨다는....
그 독특한 고추장은 생선 매운탕에 넣어서 벌서 잘 먹었다.
이상한 것은 이머님 고추장은 발효가 없다는 점이다.
한 번 마음먹고 이모님의 고추장과 내 고추장의 차이점,
그리고 정말 맛난 이모님의 마늘장아찌 비법을 잊지않고 전수 받아야겠다.
고추장은 퍼낼 때 물들까봐 붉은 명주천으로....
고무줄 대신 스트킹을 잘라 사용하면 아주 좋다. 고탄력스타킹이면 고무줄도 울고갈 판!!
뚜껑을 닫을 때 천은 잘 개벼서 머리에 얹듯 잘 얹어 두어야 한다.
뚜껑밖으로 삐져나오게 되면 비(폭우)가 올 때 젖어들어 내용물에 빗물이 배어서 떨어진다.
이모님이 마늘 장아찌 하나는 기가 차게 잘 담그신다.
나는 일일이 알을 까서 담았더니
칼댄 자리에 간장 검은 물이 배어서 별일이야 없겠지만
우리 가족기리 먹을 때는 괜찮지만 손님상에는 일일이 손을 봐서 내야하는 번거로움과
이모님이 담은 것보다는 맛이 덜하다.
마늘 장아찌 담는 일은 몇해 전서부터 <일단멈춤!> 정지상태다.
통마늘 얻어논 것도 세 통!!
올해도 역시 햇마늘이 나면 이모님은 우리 것도 준비하실테다.
하늘나라 계신 엄마 그리울 때마다 자주 찾아뵙는 이모님~
이번에는 찾아뵈면 뭘 또 준비했다가 주실른지....
그 것도 정리해서 한데다 모으고.,...
이모님 마늘장아찌는 그 맛이 정말 특출하다.
일본에 계시는 바깥사돈도 안사돈(이모님)의 마늘장아찌가 없으면 식사를 못할 정도란다.
동치미 먹다남은 무도 장아찌를 만들든지...
단무지를 만들든지...해야겠기에,
현재 큰무는 김치냉장고에 물빼서 임시로 들어가 있고 작은 무는
무말랭이처럼 말리고 있는 중이다.
꼬장에 박아두든지 해야겄다.
가사메모!!
이렇게 적어두면....내년 일이 수월하다.
방법은 두고라도 날자 하나로도 아주 유용하다.
언제 장을 담아 언제 뜨니까 맛이 개안터라...등등~~
장꼬방 짠거 만지면서 카메라 들기가 솔찬이 에렵지만...
4월 30일
음력 이월장을 40일만에 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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