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지방에는 10월 23일 상강(霜降) 전후해서 대개 첫 서리가 내린다. 서리를 맞은 농작물은 시들해져서 죽어버린다. 서리 맞기전에 농부들은 농작물을 거둬들이고 화분을 마당에 내어둔 사람들은 며칠내로 걷우어 실내로 들이는 게 좋다. 꽃을 보는 식물은 너무 일찍 들여놓는 것 보다는 서리를 한 번쯤 맞힌 연후에 들여놓게되면 내년에는 더 좋고 많은 꽃을 피울 수 있게된다.
연천 고모리 절집에서 고추를 따가라는 전갈이 왔다. 서리 맞기전에 고추를 죄 뽑아 눕혔으니 풋고추를 따서 저장용 고추로 쓸거면 맘껏 따가란다. 물론 고춧잎도 싱싱하다. 다 뽑아서 눕혀둔 것도 웬만큼 따모우는 것도 힘이 들긴하다. 이래서 뭘 해먹누?
고추의 영양가
작년에는 아삭이 고추에 신들려서 젖장에 풋고추 삭힌것, 진간장에 삭힌 것, 동치미에 넣으려고 소금에 삭힌 것, 이모양 저모양으로 해두어도 다 먹어내지 못했다. 그저 해두는 것으로 만족했나보다. 그래서 올해는 너무 욕심내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고춧잎도 좀 가져와서 나물로 해먹다가 남아서 쪄서 말리는 중인 것, 된장에 박으려니 너무 짜서 된장소스를 만들어서 고추를 삭히고 달콤새콤 초간장에 피클로도 식히고... 밀가루 발라쪄서 말린 풋고추로도 만들고...풋고추로 난리블루스다.
*말린풋고추*
풋고추가 약이 바짝올라서 에븝 맵다. 자르는데 재채기가 다 나온다. 맵지않게 하는 방법 뭐 없을까? 아니면 말고.....너무 매우면 만들어 놔도 아무도 손이 가질 않는다. 고추룰 따개서 물에다가 식용식초 원액을 풀었다. 굉장히 새콤하다. 서너시간 담궈 두었다가 찬물에 다시 헹궜다. 고추간장 장아찌도 너무 매우면 소금물에 하루 쯤 담구어 두었다가 다시 물에 헹궈 물기를 짜내면 매운기가 나가고 간장을 부어 삭히면 된다더니 식초도 효과가 꽤나 있다. 물에 헹궈낸 다음 물기를 빼서 뚜껑있는 너른 냄비나 그릇에 밀가루를 부어 함께 담아서 까부르면 골고루 밀가루 옷을 입게된다. 그 때 김오른 찜기에 넣어 쪄내어서 말리면 된다. 처음엔 눈을 못 뜰 정도의 매운고추도 매운 맛이 가시고....먹기에 좋다. 지독하게 맵던 고추가 달큰해져서 말리는 도중에도 줏어먹어가며 말렸다. < 매운고추는 촛물에 담궜다가 꺼내라> 엄마의 실전에서 얻은 경험이다.
식초물을 품었기에 매운맛을 내놓을 때 푸른기운도 좀 앗겼지만....맛은 좋다. 말려두었다가 고기 볶음 요리를 한다든가....그냥 기름에 튀겼다가 설탕을 뿌려줘도 좋다. 풋고추가 산에 의해서 누렇게 마르긴 했으니 맛은 좋다. 고기볶음요리에 사용하면 좋겠다. 아니면 튀겨서 소금이나 설탕을 뿌려 그냥 먹어도 개운하다.
*풋고추찜*
갠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고추요리중 하나!! 맵지않은 고추에 밀가루 옷을 입혀 말리면 위에 <말린풋고추>가 되지만 익혀서 간장에 버무려내면 아주 맛있는 '풋고추찜'요리가 된다.
*만드는 방법*
반으로 쪼개어 소금물에 담궜다가 헹군 후 뚜껑있는 냄비나 그릇에 밀가루와 함께 넣어 까부르면 밀가루 옷을 입게된다. 김오른 찜기에 잠깐 쪄냈다가 진간장, 참기름, 깨, 마늘, 파를 넣고 무쳐낸다. tip 너무 어쎈것도 말고 부드럽고 맵지 않은 중간크기 고추로 만들 것!
*풋고추멸치볶음*
풋고추멸치볶음 풋고추가 새파랄 때 그만두면 좋겠지만...영업집도 아니고 풋고추가 간이 배어 더 맛있게 하려면 포옥 쫄여내야 맛이 제대로 들기 때문이다.
먼저 너른윅에다 기름을 두르고 멸치를 먼저 볶는다. 그래야만 멸치 비린내를 태울 수 있다. 멸치를 한쪽으로 밀어부치고 아주 자잘한 고추를 넣어 볶아준다. 빨간고추도 쑹덩쑹덩 다져 넣으면 색감이 조화롭다. 진간장, 물엿을 넣고 고추에 간이배이도록 더 졸여주면 된다. 멸치보다 풋고추가 실제 더 맛있다.
*고추피클*
피클간장이 있길래(간장3컵+ 물1컵+ 식초1 컵+ 설탕1컵) 팔팔 끓였다. 불을 끄고 고추를 냄비에 바로 투하! 식은 후 용기에 담아부었다. 다시 끓여서 붓기를 3번은 반복해야겠지? 사진은 아직 1번 밖에 하지 않았는데도 제법 피클맛이 들었다. tip/물이 잘 배이게 바늘로 구멍을 뚫어주었다.
*고춧잎나물*
새파랗게 데쳐내어 무친 고추나물 사진이 없구나! 고추나물이 몸에 좋은 식물이라고 비타민에서도 거론 됐었다. 늦 고추나물은 푹 무르게 삶아야 좋다. 아니면 나물이 쓰고 질기다. 고추나물을 잘 휑궈 물기를 꼭 짜서 갖은 양념으로 조물거려 낸다. 데쳐낸 나물이 많아 말리다가 그냥 고추나물로 볶아내었다. 말리다가 다시 헹궈서 볶아 냈으므로 산나물 같은 맛이 났다. 빛깔도 시커먼게...흡사 이름모를 산나물 맛이난다. 말렸다가 무말랭이와함께 김치를 만들어도 별미다,
*고춧잎김치* 고춧잎을 소금물에 3일을 담가두었다. 꺼내어 잘 씻은 후, 김치처럼 멸치액젓, 마늘, 파, 붉은고추 간 것 등과 함께 버무렸다. 제법 익은 맛이 돌면서 맛깔스럽다. 입맛을 돌게 한다. 맵지않은 부드러운 고추도 함께 절여서 버무렸다.
*고추장아찌들* 이 고추는 아삭이 고추인데 지난해 젓장에 삭힌 것이다. 먹으려고 꺼냈더니 얼마나 짠지 모르겠다. 맛은 있는데... 해서 그냥 두고만 보고있다. 요즘 짠 음식은 어디에도 환영을 받지 못한다. 병원생활을 오래하면 제일 그리운 반찬이 바로 이런 것들이다. 젓갈이나 고추 장아찌... 짜고도 맵고 칼칼한 것~~ 느끼한 병원밥에 물린 오랜 입원환자들의 로망이다. 된장고추를 담으려고 궁리를 내었다. 짜면 절대로 안된다는 전제를 두고 된장소스를 만들어봤다. 양파 중 1개, 된장 양파 크기만큼,사과 반쪽을 갈았다. 섞여서 갈린 된장소스를 풋고추 위에다 부어두었다.오른쪽은 작년 동치미에 넣으려고 소금물에 절인 고추인데 꺼내어서 울궈낸 다음 역시 된장쏘스에 무쳐두었다. 서서히 색깔이 변한 고추도 보이기 시작했다. 물이 생기면 한 번 쯤 물만 따뤄서 끓인다음 식혀서 부어둘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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