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찜을 좋아하는 아들을 위해

고향집에서 연탄불로 하룻밤을 뭉근히 졸여서

냄비채로 보자기에 꽁꽁 사오셨던 어머니의 붕어찜!

 

그는 늘 붕어찜을 그리워하였다. 어머님 돌아가시고 난 후부터....어머님 그리워 하듯이~~

겨울이면 바깥 써늘한 장독간에 두고는 붕어와 무를 또는 무시래기를 수저로 살그머니 떠서 접시에 담아내던 국물없이 바특하게 졸여낸 붕어찜!

얼마전 아들이 퇴근 후 운동도 가지 않고 바로 집으로 들어오는 중이니 저녁드시지 말란다.

붕어찜을 사가지고 들어오는 중이란다. 충청도(어딘가 잊었다) 출장을 갔다가 점심으로 먹고는 아버지 생각에 사오는 중이란다.

포장이 잘 되어 있었다.  포장을 뜯자 큰 붕어 두 마리가 처억하니 누웠는데...그 모양이 가히 먹음직스럽다.

그러나  약간 흙내가 나는 국물은 흥건했고, 가시는 얼마나 드쎈지 자칫 큰 일 낼 정도였다.

지방마다 요리방법이 다 틀리지만...결혼전 붕어찜에 대한 기억이 없는 나도 이미 시어머님의 붕어찜맛에 길들여져 있었다.

뒷맛이 없는 붕어찜이다. 전라도 말로 개미가 전혀 없었다. 그렇게 유명하다는 붕어찜식당의 맛이라는데도...

 

어머님 가시고 두어번 만들었으나, 오염된 하천이려니...믿을 수가 없어서 그러구러 세월만 가는 사이

드디어 어제는 믿을 수 있는 지인에게서 붕어를  얻게 되었다. 자잘해서 더욱 더 좋은....어머니는 꼭 요만한 크기의 붕어로만 끓이셨다.

무청을 급히 삶았다. 무는 있지만...팽이버섯을 넣어보기로 했다.

압력솥에 무청시래기와 버섯을 실컷깔고 신선도가 떨어질까 얼른 배를 따고 붕어를 잽싸게 손질했다.

역시 팽이버섯은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 압력솥에서 붕어는 뼈도 다 흐물어져 통조림 생선같이 되었는데도 팽이버섯은 여전히 뽀들거린다.

압력솥에 그렇게 오래 끓였건만....첫 번 맛보다 더 끓인 다음날 께 더 맛있다. 다음날 한 번 더 끓인 붕어는 그냥 형체도 없이 다 녹아져 내렸다.

붕어찜은 오래토록 끓여야 제 맛이다.

너무 맛있어서 오늘은 아침부터 밥을 비벼 먹었다. 자랄때도 못먹었던 붕어찜맛을 언제 이렇게 제대로 배웠을까?

아! 어머니~~

 

 

 

 

재료

(외우기 좋게 4,4 법으로)

붕어 600g(잔챙이 20마리가량) 무씨래기 600g, 팽이버섯 4봉지, 양념 600g( 고추장 4큰술,

고춧가루 4큰술중 청양고춧가루1큰술   집간장 4큰술, 진간장 4큰술, 맛술 4큰술 마늘 4큰술, 파 2대

*청양고추 4개(실제 2개만 사용했음 매운걸 잘 못먹는 탓도 있겠지만 청앵고춧가루가 1큰술 들었으므로)

식용유 2큰술 (갠적인 생각으로 넣어봤는데 재료가 부드러워져서 좋았음) 

 

씨알 자잘한 참붕어를 스므마리 얻었다.

 

 

살아있을 때 잽싸게 멱을 따야한다.

미안쿠나.....다음생에는 원하는대로  태어나려므나~~

 

 

 

붕어찜 졸일 준비를 거진 다하고 붕어를 손질해야한다.

배 가르고 내장빼고.....어떤이는 아가미까지 뺀다더만

압력솥에 고울꺼니 생략했다.

 

 

무를 깔면 물이 좀 난다.

이번에는 무를 생략 무씨래기와 팽이버섯 4봉을 깔고

 

 

배를 가른 붕어를 위에 앉힌다.

 

 

 미리 준비해둔 양념,

 

 

붕어 위에다 끼 얹는다.

 

 

압력솥 뚜껑을 닫고

 

 

추가돌고 약불로 30분이상 쫄여준다.

 

 

붕어가 형체는 있지만

자칫 흐물어질 정도로 무르다.

 

 

빼채 먹는 이 맛!

붕어찜은 이래야 제 맛이다.

뼈채 먹는 맛!

 

 

그래야 민물고기를 먹었다고 할 수가 있다.

 

 붕어향(?)이 감돈 무씨래기~ 팽이버섯~

봄, 씨알작은 붕어맛!

요리재료에 어우러진

붕어 그 향을 안다면 당신은 미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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