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끔은

 

 

가끔은....

나도. 

술이 땡길 때가 있다. 

술자리에선 맹물로도 취하면서

백줴, 병아리 물 먹드끼 홀짝인다. 

 

 

 

 

민들레 김치에

빈대떡 한 장  앞에 놓고

대포 한 잔에 시름을 적신다.

거꾸로 돋혀서 나를 찌르던 

가시가 발효된다. 

 

 

 

민들레야~ 

너는 어쩌자고

내 손에 뽑히어와서 

애오라지 홀씨도 못 날려보고 

내 안주가 되려느냐?

 

 

 

이노메 알지못할 설움은

죽어서도 피우는 민들레 홀씨처럼

접어넣어도 왜 꾸역꾸역 살아오르는지

티슈 한 장으론 택도 없다.

통채로 곁에다 두었으니

마신만큼만 나오려므나 ~

 

 

 

 

삶이 

흘러 들어간다.

사랑이 목줄기를 타고 흐른다. 

찌르르르~~~~

그러다가 범람한다.

 

 

 

티슈를 통 채로 끼고 앉아서

나도 가끔은....

뭔가를 다 쏟아내고 싶다.

홀씨를 다 날려보낸

민들레처럼

빈 꽃대궁으로 남고싶다. 

 

 

 

 

이요조(2009년5월에)

 

................................................................................................. 

 

 

 

 

 

 

 

 

'이요조의 그림입문 > 음식과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시 '감씨 속에는 '  (0) 2017.10.15
호박 하나의 행복  (0) 2008.06.06
양미리의 슬픔  (0) 2008.01.14
메주콩을 불리며  (0) 2007.12.29
청둥호박, 소박한 밥상  (0) 2007.12.1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