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우리들 자랄때는 치즈가 뭔지도 모르고 자라났다.

육이오 동란둥이인 내가  초등학교 시절에는 벽안의 미군병사들이 자주 드나들었고 그들은 옥수수 가루를 주어서 죽을 쑤게 해주었고 가끔 압축된 종이 드럼통의 금속 테두리 뚜껑을 개봉하면 눈처럼 뽀오얀 탈지분유가 나오곤 했다. 그 때 바라보던 우유빛깔은 정말 환상이었다.

 

우유배급이 있는 날엔 담임선생님이 미리 말씀해주셔서 집에서 밥통이나 그릇을 챙겨오면 된다.

등교길엔 모두들 보자기에 싼 갖가지 그릇들로 쩔그렁대며 학교 교문을 벙싯거리며 들어섰다.

우유를 타는 날은 간식을 실컷 먹을 수 있는 기쁜 날이기 때문이다.

푹 퍼서 아마도 한 학생이  한 됫박씩은 가져갔던 걸로 기억된다.

 

집에 가져오면 어머니는 그 걸 알루미늄 벤또(도시락)에다가 넣어서 밥하는 솥위에 얹었다가 쪄주신다.

우유가루가 굳어져서 깨물면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나지만....

차마 아까워서 쫄딱쫄닥 빨아 먹으면 혓바닥이 하얘져서 서로 쳐다보고 웃곤하였다.

우유 배급을 받은 날은 달콤하고도 멋진 간식이 생기는 날이었다.

 

세월은 흐르고 흘러 이제는 밤늦게 컴터 작업을 하다가 배가 출출하면 나는 곧잘 슬라이스 치즈를 한 장 먹는 걸 즐긴다. 간단하고 고소하고 갱년기 골다공증에도 좋은 칼슘이 많다니 뭔가 출출한 허기를 때우는 야참 요깃거리로는 이만한 게 없다.

 

요리를 좋아하는 나는 <우유로 두부 만들기> 레시피를 보고는,,한국식 치즈라며 속으로 웃었다.

하기사 밭에서 나는 우유로 만드는 두부가 바로 우리 입맛의 치즈가 아닐런지!

집에서 손두부를 만들 듯 집에서 치즈를 손쉽게 만들순 없을까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냥 보통우유로는 치즈를 만들 수 없다는 걸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 와서야 제대로 알았다.

 

요즘은 축산농가가 부가가치 창출을 위하여 전혀 새로운 모습의 환경으로 거듭나고 있으며

축산업 농가하면 가축의 분뇨냄새로 인한 악취를 먼저 떠 올렸던 구세대적인 축산업에서

이제는 목초지에 꽃도 심고 환경을 정화해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맑고 쾌적한 친환경 목장으로 개선,

농외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거기다가 한국인의 입맛에 적합하게 다양한 유제품을 개발하고

축산농가의 치즈만들기 체험 등 현대인의 기호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축산 농가에 부가가치 부여와 소득증대에 한 몫을 할 것 같다.

 

나역시 은근히 치즈만들기가 궁금하였던 차,

치즈만들기 체험프로는 얼마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매력적인 프로그램인지 ....

공부도 하고, 호기심의 성취욕구도 충족시켜준다면....

농촌체험 프로그램으로 애 어른 할 것없이 다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형이상학적인 생각과 

치즈 실컷 먹고 배불러 보긴 난생 첨이었다는 형이하학적인 추억을 보태며... ㅎ`

재미있고 맛있는 체험기를 써본다~

 

 

치즈요리 체험이 있다는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엘 갔다.

우리를 먼저 반겨주는 플래카드..

 

철저히 소독하고 다시 차에 오르란다.

지나가는 버스에도 살균소독제가 자동 분사~~

 

축산과학원 다운 너른 목초지는 아니고..걍 잔디밭..?

목초지를 노니는 가축들이 보고 싶었는데..시간상 생략..(대략 서운..)

 

카나페 만들기 재료들..각종 야채와 치즈, 비스켓..

 

아래 흰 치즈는 지방을 뺀 치즈 (싱겁고 느끼)

위엔 파셀리를 다져넣은 치즈(고소 짭짤) 

 

 

 

정석근 (박사님?) 선생님의 도움으로 치즈요리 까나페를 완성하다!

육포같지만 소금에 절인 짠,

짜서 아주 작게 썰어서 얹어먹는 발효생햄을 조금 얹고는 우스개 소리를 잘 하시는 

선생님 말씀에 따라 ...<뽄드(?/치즈?)를 발라 붙이세요.>  <예~~~~ >

 

본드를 붙인 까나페가 입에 쩍쩍 붙는다. ^^

 

 

 


 

원유 살균 및 냉각해서 유산균 접종 렌넷 첨가하여 응고된 커드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에서 설명을 들으니..

치즈는 종류도 많고 만드는 방법도 아주 다양했다.

 치즈 제조과정 을 알아보면..

 

1. 원유를 63℃에서 30분간 살균 후 32℃로 냉각한다.

2. 살균 냉각된 우유에 유산균 스타터를 접종 후 45분간 배양한다.

3. 배양한 우유에 응유효소(렌넷)을 첨가한 후 45분간 응고시킨다.

4. 응고된 커드 굳기를 판정한 후 작은 깍두기 모양으로 절단한다.

5. 커드를 천천히 교반하면서 42℃까지 서서히 가온하여 준다.

6. 일부 유청을 제거하고 연신작업 가능한 시기까지 그대로 둔다.

7. 연신작업은 75~85℃의 물속에서 조심스럽게 늘려준다.

8. 20%의 찬 소금물에 30분 정도 담가 염지한다.

9. 다양한 피자요리와 영양간식및 안주용으로 이용한다.

 

※ 다양한 치즈 만드는 방법

우유를 63℃에서 30분간 살균 후 32℃로 냉각시킨 다음 유산균 스타터를 우유량의 1~2%를 접종(10리터 150ml)하고 30~60분간 배양시킴. 치즈의 품질은 온도및 산도관리에 의해 결정됨.

 

 

커드절단시기 판정 / 커드 절단

아주 작은 깍두기처럼 절단(불을 켠 상태에서) 수분을 증발시켜준다.

 

 

 

뜨거운 물에 넣어서 조직감 확인 후..

 

 

 

뜨레차

 

마치 노랑저고리에 다홍치마를 입은 낭자들의 댕기머리 형상이다.

감촉좋은 치즈를(따뜻하고 말랑말랑 한) 늘 만지시면..스트레스는 없어질 듯.

그래서 피부가 이리 고우신지?

흰 머리는 우유를 넘 많이 마신 탓이라며..

이름이 두근도 두근반도 아닌 '석근' 이라며 썰렁 조크..

 

인기만점 정석근 박사님의 뜨거운 치즈강의~ 이 분여~ 피부 장난 아녀요..

말씀인즉 치즈를 많이 먹어서 그렇다네요 ^^

실타래 같기도, 수타면 같기도 한데..

맛을 본 즉..담백한 닭가슴살 같다는 결론으로 모아졌다~

 

이 모두가 모짜렐라치즈였습니다~!

 

모짜렐라의 뜻이 '잘라낸다'라는 어원에서 기인한 이름이라네요.

성형의 모습에 따라 같은 모짜렐라라도 이름이 달라집니다.

 

좌/ 모짜렐라치즈 가염후 성형 찐빵형 표면탄력

중/스트링 작업을 하는 듯 하다가 머리땋듯 꼬아만든 뜨레차

우/길게 늘이는 스트링작업....스트링 치즈

 

안주, 셀러드, 김밥, 피자등 요리에 이용하면 좋습니다.

 

다시 요약 정리해보자면..

 

소의 원유를 얻어 가열 살균소독 후 다시 냉각..!

스타터를 넣어 배양~

 

그 후 렌넷을 넣어 응고, 응고된 커드를 다시 절단 ..다시 끓이기..

뜨거운 물속에서 늘여주기......다음 성형작업 그리고 마지막 찬 소금물에 담궈서 염지한다.

 

윗글 커닝않고 그 날 만들기 기억 더듬거려 적어본 답안입니다.

쌤님,,,맞나요? ㅎ`ㅎ`ㅎ`

위의 다양한 치즈들은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관에서 찍은거랍니다.
어떠세요~? 치즈만들기 체험 재밌지 않나요?
고소하고 담백한 치즈..마구마구 땡기시죠? ^^

 

 
 이 요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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