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가 오면 제일 허약한 곳을 치고 들어 옵니다.

여태껏 감기 후윳증으로는 기침이 성했는데...얼마전에는 목감기로 목소리가 갈라졌습니다.

갈라질 정도가 아니라.....말이 나오질 않았습니다.

발가락이 아프면 아픈 발가락만 용케 부딪힐 일이 생긴다고...

목이 쉬니 자꾸 말을 많이 하게 될 일이 생깁니다.  우씨~ 평소엔 캔디인 전화도 자꾸 오고...

 

학창시절에 수학여행을 가면 대개 돌아오는 길에는 목이 쉰 아이들이 한 반에서 10여명 나옵니다.

그 것도 얼마나 부러웠던지요.

어쩜 그렇게 목이 쉴 수 있는지....?  나도 목이 쉬어봤으면.....그 건 신나게 놀았다는 증표니까요.

 

전 어렸을 때 참....부러운 것도 많았어요.

언니가 자주 하는 눈다래끼도 부러웠고요.  부모들이 위해 주니까요. ㅎ~~

그래서  다래끼 성한 언니눈을 만지작대다가 제 눈에 비벼도 죽어도 안하던걸요.

 

참 또 하나 코피가 나는 것도 진짜 부러웠어요.

그런데 초등 4? 학년 때....점심시간에 뛰어 놀다가 5교시에 들어오니 산수시험을 보는거예요.

가방이나 만년화판을 펴서 가리고 시험을 보는데...어찌 답답하던지...숨이 꼴딱 넘어가려는 거예요.

그 것도 응용문제가 아니라...맹....단순한 곱하기 나누기만 빽빽하니....

<아놔...이런 걸시험이라고...?>

어 그때....시험지 위로 뚝뚝 떨어지는 새빠알간 피가 뚝!!!

얼마나 반갑고 이쁘던지 떨어지는 피를 손가락으로  재미없고 얄미운 시험지위로 죽죽 그어대고 있었더니..

짝꿍이 이르는 거예요.

<선생님 이요조 코피 많이 나요~~>

<이론이론...난 기껏 소원풀이 혔는디..........>

그 뒤로는 고무줄뛰기도...암 것도 못했어요. 쿵하면 퍽 터지니까요....그러면 집으로 조퇴해서 달려가는 거예요.

병원을 여러군데 전전..(지금 같으면 금방 레리져 한 방이면 지져서 해결날텐데) 코에 핏줄이 터졌다나요!

그 옛날엔 전문 이비인후과가 잘 없었을 걸요!

어머니의 정성으로 결국 한약 먹고 나았어요. 그러고는 아직까지 코피 소식은 영영 없어요.

 

자랄때는 제가 그만큼 튼튼했었나봐요.

대신 감기에 약해서 열성감기로 업혀서 자주 병원에 들락이던 아주 어릴 적 기억까지 다 나요.

 

이젠 나이가 들었는지... 그렇게나 고대하고 고대하던  반가운 목이 뒤늦게사 찾아와 쉬더니 좀체 제 자리로 냉큼 돌아오질 않는 겁니다.

요 며칠 이젠 다 나았다 싶더니 요즘 비오고 써늘한 밤 잠을... 이불을 차내고 잤는지....어쩐지

편도선이 셀셀...아파오더니....목이 다시 잠기려하네요.

 

아무리 집을 둘러봐도 약에 쓸 배 하나 없지요. 도라지도 없지요. * 아, 참  말려논 도라지는 있었네...

파뿌리 말린 것도 없지요.

 

청둥호박과 무를 썽둥썽둥 썰었지요. 삶으려고요. 무나 호박은 감기에 좋잖아요.

감기, 기침에도 좋고 특히 비타민도 많으니까요.

호박은 이뇨작용에도 좋다고 하니...감기도 낫고...붓기도 빼고....일석이조인 셈이지요.

무양도 좀 되는데  밑에 깔려서 잘 안보이네요.

콩은?

콩국수 해먹으려다  좀 많아서 불린 콩을 조금 남겨두었던 거예요.

밥에다 넣어 먹으려고요.

 

암튼 콩도 나쁜건 없으니.....국물이 고소한 게 더 낫네요.

ㅎ`ㅎ`ㅎ`

 

국물 떠서 꿀 넣고 먹으니....한결 좋아지네요.  병원갈까 했었는데....

희안한 약도 다 있지요?

 

한방 선생님덜.....이 약 분석 좀 해보세요~~

아주 좋거든요.

 

 

 

 

 

 

 일기로 분류하려다가  약차로 분류해요.

 이러니 살이 안쪄요.....감귤은 과육이 브드러워 그냥 달디단 쥬스에요.  물이 얼마나 많은지...

자주 감기 걸려봐야겠어요.

어렸을때도 너무 튼실해서 관심요법을 쓰고 싶었는데  (오남매중 둘째의 서러움~)

다 늙어서 시방 관심요법 중....ㅎ`ㅎ`

 

이러다 <늑대와 소년> 되어서 진짜로 아플 땐 난 어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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