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8시 넘은 산골길은 그야말로 칠흙같은 어둠속이다. 

      고운사 (孤雲寺)가는 길은  등운산(騰雲山)계곡의 구릉을 찾아드는 길이다. 고운사를 감싸고 있는 騰雲山도 구름...구름이야기다.

      고운사의 가운루(駕雲樓)등 온통 구름과 인연을 맺고있다.

      이 칠흙의 미로같은 어둠속에서 나는 홍진(紅塵)의 구름을 헤쳐가며  어디를 찾아 길을 헤매이는가?


      고운사는 의상대사가 당나라에서 귀국한지 10년째인 해에 681년(신문왕)에 창건했다.
      창건당시 사찰이름은 高雲寺였다, 그런데 최치원이 이 곳에 와서 가운루와 우화루를 짓고 난 후 이름을 치원의 호로 바꾸었다.
      의상대사는 우리나라 불교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인물이고, 불교사에서는 치원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한 분이셨기 때문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이며 가운루는 경상북도유형문화재 제151호로, 석불좌상은 보물 제246호로, 3층석탑은 경상북도문화재자료 제28호로 지정되어 있다.

      산 속, 풍광이 빼어난 곳에 절이 자리잡지 않은 곳은 없다.

      돌계단을 오르면서 카메라 후래쉬로 불을 밝혀가며 오른다. 하룻밤 고운사 품에 머물면서 나는 얼마나 좋은 젖을 실컷 먹고 갈 것인가!

       

      지난 밤 , 좌선에 참여하고 요사채에 누워서 별도 달도 없는 흐린 밤하늘에 으스스한 부엉이우는 소리에 뒤척이다가 살풋 잠이 들었는데

      처음에는 벌써 예불? 멀리서 목탁소리가 들린다.  핸드폰을 들어 시간을 보니 3시다.

      멀리 듣기던 소리가 점차 가까이 들린다.  명징한 목탁소리가 아니라 빈 바가지를 두드리는 듯한 둔탁한 소리다.

      잠을 깨우는 소린가보다.  늘 자는 잠이지만....특별한 곳에서 특별한 방법으로 지친 여행자의 잠을 깨워준다는 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다시 멀어지는가 했더니 그 소리는 되돌아 온다.  바로 그 때였다.

      종각쪽에서 들리는 범상치 않은 법고의 소리가 더 이상 달콤한 잠에 묶어 둘 수는 없게 만들었다.

      한 밤중에 몽유병자라도 된양~

      눈만 쓰윽~ 비비고 일어나 무언가에 홀린 듯.....카메라를 메고 조심조심 요사채를 나섰다.

 

 

대웅보전 새벽예불

 

 

 

빛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사진을 제대로 찍을텐데....

그런 실력인데 말이다. 

캄캄한 어둠속에 법고와 범종을 두드리는 스님을 담아내기엔 역부족이다

 

 

종각 법고를 두드리는 스님~~

눈 질끈감고 후래시 사용을 했다. 모니터로 보니 법고가 아니다.

 잠든 태양이다.

 

 

혼곤히 잠에 든  

그 태양을 寅時에 살금살금 두드려 깨우는 소리다.

 

태양의 신이시여~ 오늘도 어김없이 삼라만상을 깨우실 준비를 하소서!

 

 

법고는

물결처럼 잔잔하는가 하면 우레와 같은  뇌성을 지른다.

법고소리에 우람한 힘이 느껴진다.

참으로 신선한 힘이다.

 

 

신새벽을 깨우려는 스님의 얼굴과 북채를 쥔 손에서 무심, 무아를  

모니터를 열고 이제사 소중하게 받아본다.

 

 

 타종의 울림으로....

산만한 나를....그 울림에 실어 산산히 흩뿌려 허공중에 뿌리리다.

 

법고ㆍ범종ㆍ목어ㆍ운판의 사물(四物)이 설치되어 있다. 조석예불에 그 소리를 낸다.  

 

길 지나가는 한 나그네

생각컨대 

대웅보전의 새벽예불은 불길이다.

그 불길의 아수라속에서 중생을 건져올리는 제례이자 의식이다. 

 

 

정신없이 찍어대던 사진을 멈추고

잠깐이지만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뒤돌아서

대웅보전 앞에있는 물에 잠긴 수련을 찍었는데.....흔들렸다.

마음은 카메라에 그대로 담긴다.

  

 

 

겨우살이 김장채비를 할 모종!

친정과 시집의 배타적인 종교 틈새에 끼인 자신을 본다.

절집 채마밭에서 자라거나 교회 텃밭에서 자라거나

 배타가 아니라 이타라고...

 

 

위에서부터 대웅보전 우화루 가운루 

 

 

해우소 가는 길, 그 마저도....아름답다. 

 

  

구릉을 잘 이용한 절집이 아름답다.

 

 

 가운루(駕雲樓)경상북도유형문화재 제151호

 

 

호성주지스님의 법문

 

 

다다미로 꾸며진 방에 스미는 빛살이 곱다.

 

 

 

신발에서 구도(求道)의 향이...

 

 안마당에서 바라 본 요사채(아랫채)

 큰방

 

우리가 묵었던 요사채

다시 배낭을 정리하고 저 다리를 건너 치열하게 싸우러 나아간다.

홍진속으로

나, 잠깐 구름속에 하룻밤 신세지고 머물다 가노니....

 

 

글/사진/이요조

 

 

신라 신문왕 원년(681년) 의상조사가 창건한 대한불교조계종 제I6교구 본사로 60여개의 말사를 관장하고 있음.
임진왜란때 사명대사가 승군의 전방기지로서 식량비축 및 부상병을 뒷바라지 하던 호국불교의 꽃을 피웠던 곳으로 불도와 학문의 본원지로 함흥선사, 수월선사 등 수많은 고승대덕들이 거쳐간 곳으로 지금도 수도승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보물 제246호인 석조석가여래좌상과 지방유형문화재 제151호인 가운루 등 27동의 건물이 유존 하고 있다.

 

■ 교통편

ㅇ 대구(팔달교,IC) → 중앙고속도로의성IC → 단촌(안동방향) → 고운사(30분소요)
ㅇ 청량리 ·동대구역, 북부터미널 → 단촌역, 정류장 → 고운사((20분소요)
ㅇ 의성-고운사간 시내버스 1일 1회운행 소요시간 45분(08:40)
ㅇ 안동-고운사간 시내버스 1일 4회운행 소요시간 40분


■ 연락처 :   054) 883-2324

 

 

 

 첨부글/법고를 두드리는 방법은 마음心을 쓰는 타법이란다. 먼저 왼손으로 점을 찍고 오른손으로 아래 빗금을 치며 다시 왼손으로 위에 점, 오른 손으로 마지막 점!

그리고 새벽에는 법고 아래에서 위로 두드리듯...올라오는 오름치기를.....(살아있는 모든 것들에게)

저녁에는 북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며 .....내림치기를 ,,,,,살아있는 것들에게 잠들기를....그리고 죽은 혼령들에게 ....내림치기로 위령

 

그 오름치기의 소리가 제대로 들렸나보다 마치 내 귀에는 삼라만상을 깨우고 잠든 태양을 끌어 올리는 소리로 들었으니 말이다. 진정...../2010년 9월8일 글 보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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