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의 민들레 풀소반

 

 

 

들판에서나 밭둑, 혹은 길가에 지천으로 피어나 사람들 발길에 밟히던 민들레는 요즘 곽광받는 채소로 부상했다.

 

요즘 민들레는 하우스에서 길러내기도 하고 재래 시장에서 민들레를 구하기도 어렵지 않다.  

나는 민들레로 음식만들기를 즐긴다. 맛도 그런대로 좋아서 한 번 만들면 아껴가며 먹고있다.

오래전 부터 민들레를 좋아해 민들레만보면 요리조리 음식을 해보는데,

우연인지 이번 영양 여행길에서 한꺼번에 민들레 마니아 두 사람이나 만나졌다.

다들 풀소반이나 산채에 대해서 일가견을 갖고있는 놀라운 사람들이다.

여행길에서 만나 그 어떤 산해진미보다 더 멋들어진 풀소반을 얻어먹고 그 맛을 못잊어 다시 나는 교외로 나갔다.

민들레를 만나기 위해서~~

 

 

풀누리/권용인님(www.pulnuri.com)☏ 054-683-6832

 

산골까지 들어와 귀농을 하게된 이유를 묻자 ...

98년 24일 항해끝에 숨진, 발해뗏목 (블라디보스톡에서 부산까지)에 친구 네명을 동시에 잃자

혼자서는 도시에서 떳떳하게 살수가 없어서 시골로 숨듯이 찾아들었다고 한다.

 

귀농한지 10년차,

처음부터 요란스럽게 터를 사고 집을 짓는 게 아니라 이제서야 마음에 드는 터에다 마음에 드는 금강송으로

집을 짓고있는 중이다. 귀농하려고 후다닥 집을 지어들어오는 사람들은 종내 그 땅에 머물지 못하는 것을 많이 봐왔단다.

그 게 진정한 귀농법이라면서 귀농에 대한 소신을 피력한다.

 그는 두메부추에, 잘 삭은 명이(산마늘)김치에 민들레 풀소반에 달맞이꽃을 얹어 손님을 대접한다

 샐러드 드레싱이 하도 맛이좋아 물어보니 야생초 효소로 만든 것이란다.

 

 경북 영양군 일월면 용화2리 467     ☏ 016/471-4718

 

 민들레잎에 편육, 한 점과 곰삭은 명이김치(산마늘)를 넣고 쌈을 싸먹는 맛은....가히 일품이었다. 

 

다시마 같아보이는 명이김치/각종 야생초 효소소스로 만든 민들레샐러드 

 

민들레를 캐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민들레는 통상 봄이라고만 알고 있기에 봄에만 민들레가 있는 줄 알았다.

민들레 뿌리장아찌(下)를 먹고는 모두들 얼마나 좋아하는지, 궁금하면 못참는 난, 권현우 어머님께 여쭈었다.

<민들레 뿌리는 대개 어쎄든데요. 쬐그만 뿌리가 속꼬갱이도 많고 ....>

<봄 민들레 뿌리는 어쎄어서 못먹어요. 요즘 민들레 그 것도 새로 돋은 1년생이라야지...적합해요~>

......그저 우이독경으로 얻어듣고만 왔다.

 

정말이었다 기을 들판에 나가보니 정말 이상한 일도 다 있다.

봄 민들레는 지난해 죽은 풀더미, 검불속에서 지저분하게 자라오르고 억쎈데...일교차 심한 요즘 민들레는 너무도 깨끗하고 연하다.

아마도 봄에 떨어진 씨로 다시 돋아난 새 싹인 모양이다.

얼마나 깨끗하고 여리고 부드러운지....나는 그제서야 안다.  날씨가 쌀살해지는 가을 민들레가 아주 부드럽다는 것을....

잔발이 아직은 어려서 쏙쏙 뽑히기도 수월했다.

 

 

 

지난 봄에 캐왔던 민들레~ 

 

며칠전 캐온 가을민들레~ 그리고 잔발이 별로 없는 어린 뿌리 

 

풀누리 권용인님 민들레샐러드 소스는 기가 막혔다.

야생초효소를 섞어 겨자드레싱을 만든 것이라 한다.

어림 택도없지만 난 그와 비슷하게 매실효소를 넣어서 겨자드레싱을 만들었다.

 

 

인삼을 나붓나붓 저며서 민들레샐러드를 내었다.

 

 

겨자분 : 따듯한물 을 1:1로 일구었다.

일궈진 겨자:매실효소를 1:1로 넣었다.

단맛(설탕이나꿀) 신맛(레몬즙이나식초)은 짠맛(소금) .....,, 입맛에 맞춰가감!

 

 

김치담기(무,민들레섞박지)

 겉절이식으로 무친 것!

날자가 좀 지나야 먹을 것 같은 민들레는 밑에 깔다.

 

 

넓적무 깍두기는 위로 올려담았다.

무도 맛있지만....민들레도 맛있다.

맛김치로 조금만 담았는데 채 익기도 전 다 먹게 생겼다.

 

만드는 재료, 방법/ 무를 소금 약간만 넣어 짧게 절이고 그 물은 빼지않고

거기에다 민들레넣고 고춧가루, 파조금 마늘,양파,

매실효소, 멸치액젓, 찹쌀풀 조금해서 버무린다.

 

 

 

뿌리채 담은 민들레김치/http://blog.daum.net/yojo-lady/13745346

 

봄민들레를 고들빼기처럼 사나흘 삭힌 후, 

장아찌같이 담은 민들레김치

 민들레김치 두 종류

더 확대해서 보면...

 

 뿌리채 담은 봄민들레김치가 권현우님의 민들레뿌리만 담은 장아찌나 별 다를바 없다.

이쯤하면 나도 민들레 풀소반의 3인방에 끼일 수 있을까?

 

인간정서와 환경을 해치는 스피드 컴셉트를 무시하고

자연에서 구한 재료로 만든 슬로우푸드를 먹고 천천히 걸으며 생각한다.

스피드 경쟁과  패스트푸드에서 오는 질병과 피곤에서해방되고

자연과 더불어 명상하며 인간의 순수성을 되살려보자!

 

두 사람은 전문가지만 난 맛을 즐겨하는 정도이다.

그러나 잘 아는 사람보다 진정 좋아하는 사람도 그에 못지않다고 ....

기막힌 명언 한가닥을 기억해냈다. ㅎ`ㅎ`

 

 

 

아주 가끔은 가끔은....나도. 술이 땡길 때가 있다. 술자리에선 맹물로도 취하면서 백줴, 병아리 물 먹드끼 홀짝이더라도,

민들레 김치에 밀빈대떡 한 장  앞에 놓고 대포 한 잔에 시름을 적신다. 거꾸로 돋혀서 나를 찌르던 가시가 발효된다. 

민들레야~ 너는 어쩌자고 내 손에 뽑히어와서 애오라지 홀씨도 못 날려보고 내 안주가 되려느냐?

이노메 알지못할 설움은 죽어서도 피우는 민들레 홀씨처럼 접어넣어도 왜 꾸역꾸역 살아오르는지 티슈 한 장으론 택도 없다.

통채로 곁에다 두었으니 마신만큼만 나오려므나 ~

고단한 삶이 흘러 들어간다. 목줄기를 타고 찌르르르~~~~ 흐른다. 그러다가 범람한다.

티슈를 통 채로 끼고 앉아서 나도 가끔은 뭔가를 다 쏟아내고 싶다. 홀씨를 다 날려보낸 민들레의 빈 꽃대궁이고 싶다. 

                                                                                                                                                   

                                                                                                                                           이요조(2009년 5월에 쓴 글)

 

 

 

권 현우(32세) /선바위관광지내  

디미방(요리서)로 유명한 영양에서 그를 만났다.

그래서인지 영양의 음식은 경북 그 어느곳보다는 자존심의 맥을 갖고 있었다.

어느정도 소개를 받아 알고갔지만 특별한 산채라지만 평범하게 담겨져 나온 그릇에 담겨진 여러 산채나물에  처음엔 그저 그러려니

입소문이려니 했다.  일일이 나물 하나하나를 설명하는 그의 자긍심은 대단해보였다.

민들레뿌리로 만든 장아찌~가 일행 모두에게 인기였다.(下右) 초가을에  봄에 돋아난 듯 새파란 산나물을 먹으며 어떻게

보관했는지 무척 궁금했다.산나물을 먹어보니 입안에 향기가 가득.......알싸하다. 밥먹고 나물먹고 물을 마셔보니

물맛이 다르다.....산채향이 몸 속으로 배어든다. 그의 나물 편력은 가히 전문가처럼 놀라웠다.

실은 대 물림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채를 해오는 것은 그의 어머니였고 그는 그 맛을 잘 보존하고 있었다.

일월산에서  4월20일경에서 5월5일 사이에 채취한 나물들을 데쳐서 물과 함께 보관한단다. 나물:물 2:1 로 냉동실에 넣어두고 자주 열어도

빛깔이 변색을 가져 온다 한다. 나물의 가짓수는 취, 다래순, 잔대, 개미취....등  10여가지를 종합해서 섞는단다.

그래야만 산채 나물은 제대로 맛을 낸다고한다. 식사를 끝내고 물을 마신 모두는 <어라~ 물맛이 왜 이러지?> 물맛이 달고 향그럽다.

나물향이 입안에 가득 머물다가 마시는 물도 그 향내를 입히고 그 물을 마신 온 몸은 산채 향으로 화사해진다. 

* 산채정식(만원)

 

 영양군 입암면 신구리 선바위관광지구내 선바위가든 ☏ 054-682-7429

   

9월 중순에 먹어보는 산채나물이 4~5월에 갓 채취한 산나물과 흡사한 신기한 맛이다. 

 2009년 9월28일밤에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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