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억하는 길고양이

 

사람은 자기를 알아주는(인정해주는)사람을 좋아한다고 한다.

알아주는 게 아니라...길고양이 한 마리가 나를 기억해 준다는 의미만으로도  나는 지금 고민에 빠졌다.

 

미국에서 돌아온지 거의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올 때 가져온 감기 기침이란 늠이 검역통관을 잘 빠져나와서 도대체 내게서 떨어질 줄을 모른다.

며칠 전에는 이젠 그만 하는가 싶더니 웬 걸 다시 기승을 부린다.

 

집에 온 날부터...부엌창문에서 길고양이가 암상을 낸 요란한 울음을 운다.

밤에만 그러는 게 아니라..대낮에도 아침에도 그런다. 아마도 담장을 걸어 다니며 우나보다.

내 몸이 귀찮아 별 생각없이  발정이 나서 그런가보다 했는데..다시 생각해보니 거의 한 달이 다 되어가다니?

그렇다믄? 제 새끼를 찾아서 우는 게지?  예전에 마당에서 우는 새끼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하고 너무 귀여워 집에 드려놨었다.

그랬는데 어미 고양이가 와서 어떻게나 찾느라 울어대는지...

새끼 고양이는 어미 울음에 또 화답을 하고 집 안팎으로 서로 애타게 부르짖는 소리로 난리도 아니었다.

 

그래서 아마도 길고양이가 또 잃어버린 제 새끼를 찾나보다 하는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에.... 아차차 싶었다.

설마 그럴리가?

 

마당에서 기르던 똘똘이에게 사료와 간혹 짠밥을 주었는데 이젠 똘똘이도 없고 ... 생선가시가 많이 나오는 날엔

어쩌다가 마주치는 털이 노오란 길고양이 생각에  마당 한편에 챙겨놓으면 어느새 깨끗이 먹고 가곤했다.

설거지를 하다가 부엌 창문을 통해 담장에 있는 고양이와 눈이 따악 마주치면 내가 먼저 눈을 깜빡하는 인사를 건넸다.

그 때 걔도 내게 인사를 건넸던 것 같기도 하고...아닌 것 같기도 하고....ㅎ~

아무튼,

내가 인심이 넉넉해서 길고양이 밥을 챙겨주는 게 아니라, 집안으로 들어 온 쥐를 못 쫓아서 혼이 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둘러봐도 들어 올 데가 없는데, 현관문이 잘 닫히지 않았을 때 그 틈새로 들어와서 나가지를 못했던 것 같았다.

쥐약을 놓자니 마리가 있고 쥐덫을 놓아도 덩치 작은 마리가 걱정이고 ...

마리가 들어가지 못하는 틈새에 끈끈이를 놨다가 덜커덕 붙어버린 쥐는 날뛰며 바깥으로 나왔고

그 걸 본 마리는 쥐를 건드려 보다가 함께 붙어 버렸다.

쥐는 마리를 물고..마리는 사색이 되어 난리법석을 치른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우리집 마당에 쥐가 얼씬거리지도 못하도록 할 요량에 생선을 먹은 날이면 간간이 길고양이 먹이로 내놓곤 했는데...

3달 간 집을 떠나있으면서 그 일은 하얗게 잊어버렸다.

내가 주인이라는 책임감이 없었으니 그만큼 그 사실을 전혀 깨닫지도 못했다.

 

부엌창문을 통해 집에 돌아 온 내 목소리를 들었나보다.

그래서 하루에도 두세 번씩~~ 나타나서 울었나보다.

뭐든 꽁꽁 얼어버리는 유난한 지난 겨울 추위에 먹을 게 없어 배가 고파 그러는가 보다 싶어서

얼른 밥 한 공기는 너끈히 더  먹을 수 있는 생선을 내놓았다.

 

아니나 다를까? 어느새 홀라당 다 먹어치웠다.

오늘도 또 와서 우는데...오늘은 뭘 줄 게 없다.

걱정이다.

.....정말 고민된다.

 

2011 2월19일

 

 

요즘은 잘 지내고 있습니다.

먹이를 주면 언제 먹고갔는지,,, 재미가 들려 자주 주는데

아마도 살째기 몇 번이나 들리나봅니다.

매 번 그 때마다 다 먹고 갑니다.

........물론 울음소리도 그쳤고요.,................(감사합니다).........3월 8일

 

 

공원에서 만난 사람을 따르는 길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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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daum.net/yojo-lady/13745973

 

 

길고양이가 나를 찾는다.

실체를 밝힌 고양이


나를 찾는 길고양이의 울음소리
http://blog.daum.net/yojo-lady/13745892
2011.02.19 19:34

▲지난 윗 글의 이미지는 다른 들고양이를 사용하였지만 아직은 얼굴을 확실히 모르는 우리집 업둥이 드디어 공개!!

어떻게 생겼는지....담장을 지나치는 고양이에게 눈인사를 건네곤 하였지만.....별로 모양새엔 기억이 없었다는 게  옳다.

(무슨 머릿속이 그렇게 복잡한지....부엌에서 내다보이는 담위로 걷는 고양이에게 인사는 자주 건네면서 그 모습은 잊었다)

요 근래 집을 일주일이나 내리 비우는 여행을 했다.

여행 다녀오고... 며칠 전,   우리집 마리가 지붕을 보고 죽어라 짖고... 고양이가 바깥마루 유리지붕위를 걷다가 내가 나가는 순간 휘리릭 몸을 감추었다.

지금 생각하니....엄마가 일주일동안이나 밥도 안주고 어디로 갔는지? 돌아왔는지? 궁금해서 그랬나보다.

오늘은 아침에 생선이 좀 짠것 같아 밥하고 함께 말아 넉넉하게 주었는데....많았는지 절반을 남겼다.

저녁을 먹고 멸치와 생선 가시를 갖다주려고 나가려다가 유리창을 통해 바라보이는 고양이!!

<아! 네가 이런 모습이었구나!!>

놀랄까봐....살그머니 도로 들어와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

고양이는 아주 천천히 음미하듯 밥을 먹었다. 고양이를 볼 수가 없어서 우리는 아주 잠깐 정말 도둑고양이처럼 살그머니 재빨리 먹고 가는지

알았는데  아니네~  제 집처럼 아주 편안하게 느긋하게 식사를 즐기고 있네~~

남편도  식탁에서 얼른 일어나 고양이를 보았다.

<짜식...예쁘네~~>

실은 남편도 설거지하느라 바쁜 나 대신에 고양이 밥을  자주 갖다 날라준 ....사랑의 메신저 (아빠) 맞거등.....^^*

 

그래!

니가 나를 궁금해 했듯이....나도 네가 궁금했었어!!

봄은 자꾸만 무르익어가고...

좁은 우리 마당의 이야기도 하나 둘 늘어만 가고...

봄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환한 봄!!

5월8일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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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5일 글

 

남편이 밥을 먹고 있는 고양이와 눈이 따악 마주쳤다 한다.

남편은 <많이 먹어라~> 해줬다는데

내가 에이 고양에에게 눈 깜빡임 인사를 나눠야지

그럼 걔도 인사 할텐데....

하니까...눈을 깜빡이더란다.

많이 먹으라는 말에

분명 그러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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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제(5월22일)

또 밥을 먹다가 따악 마주쳤는데....

도망도 가지 않고 잘 먹고 갔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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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젠 먹이 투정이....ㅎㅎㅎ

생선뼈를 이젠 대충 골라서 먹는다.

대가리도 버리고...

<엄마 이 건 나 안먹을래요~>

마치 투정 심한 애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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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계속 쓸 것임

 

 

6월 7일

우리집 마리란 뇬하고(집안에서) 앞 집 방글이란(마당개) 놈이 숨이 넘어간다.

순간 내가 쳐다보니 휙 담장을 가르는 노오란 물체!!

내가 밥이 좀 늦었다.<엄만 도대체 머하나?> 하고 온 모양이다.

부랴부랴 밥을 챙겨두었는데 먹으러 오질 않는다. 왤까?

오늘아침 앞집 할머니랑 이야기 도중에 노오란 고양이가 우리집 등나무에서

그 댁에 탱자나무위로 떨어져 엉덩이꽤나 찔렸을 거란다.

아! 그랬구나 그 소리였구나?

오늘아침에사 보니 밥그릇은 비워져 있다.

아마 어딘가 구석에 가서 많이 아팠나보다.

 

그 탱자나무 부근에서 바라보니 내가 늘 서있는 주방이 바라다 보이는 곳이다.

현관문은 무늬 창살에 이중이라 안이 보이지 않지만...

윗 유리창은 안을 좀 드려다 볼 수가 있기 때문이다.

 

또 엄마가 어디 여행을 갔나 훔쳐보다가 그만

탱자나무 가시에 찔려서 허둥 댄 모양이다.

 

짜식....밥 제 때 빨리 빨리 줘야겠다.

 

6월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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