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 삼양목장은 해발 850m~ 1,470m의 대관령 고원지대에 위치한 동양 최대규모의 목장
대관령 삼양목장!
삼양목장은 나와 인연이 잘 안 닿는 듯 했다.
매 번 갈 때마다 스케쥴이 삐걱이며 비켜가던 곳이었다.
용케도 찾아왔을 때는 안개가 자욱하여 지척을 분간할 수 없으니..
이내 맑았다가 또 안개 속으로 숨었다가...아! 안개도 한 마리 양처럼
초원을 내달리고 있었다.
내가 흐르는 구름속에 있는걸까? 지금?
목장에 가면 다양한 날씨변화를 느낀다더니, 맑음, 비, 흐림, 바람, 안개~~
낡은 감성의 옷을 걸친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안개 자욱한 바람의 언덕에 올랐을 때, 훓고 지나간 바람의 흔적으로
비스듬하게 자라난 나무 곁에 기대서서 나는 누군가엔가 짧은 문자라도
몇 줄 간절히 보내고 싶어졌다.
그런 마음이 듦은 세상살이 복닥거리며 살아오던 도심지를 완전히 벗어난
일탈을 맛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바람이..안개가...자연이...불현듯 잠든 감성을 목동이 되어 나를 흔들어 깨우고 있었다.
- 나만 별다른 게 아니라
누구나 마음은 다 같은 모양이다.
구제역으로 몸을 숨긴 소대신 우체부 우공이 희망의
우체통을 메고 나섰고
옆엔 유치환님의 詩 '행복'이 걸려있었다.
행복/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망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으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처음 렌즈에 담아보려 접한 거대한 풍차는 안개속에 몸을 가리고 ..
날개 하나가 승용차 서너대의 길이라는 엄청난 크기의 실루엣은 골리앗으로 다가왔고
나는 거대한 풍차에 맞서려는 돈키호테와 흡사한 이 느낌은 뭘까?
안개속 풍차가 촛점이 잡히지 않아
휘닉스파크에서 1박한 룸메이트를 피사체로 세워두고 찰칵!!
이 거대한 53기의 풍력발전기는 강릉인구의60%인 5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
안개속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지만 아무런 것이 없어 텅-빈 듯 더욱 경이로운 외경같아 더 좋은 곳!
▲연애소설나무
영화 '연애소설'로 유명해졌으며 동서남북으로 조망하는 경관이 아름다운 곳!
그 외에도 대관령목장은 유명 영화 촬영지로
태극기 휘날리며, 웰컴투동막골,베토벤바이러스, 여친소 등 다수가 있다.
목장을 내려오는 길!
매점에 들러 라면을 산다는 사람들~~ 우르르 내려가고
라면 보기를 돌같이 하는 나는 버스안에서 저 나무는 무슨 나무일까? 궁금해하며 바라보다가
사람들이 좀체 오지 않자 가만 앉아 있기 지겨운 나머지 벌떡 일어서서 나왔다. 그런데....
왠걸~ 라면을 싫어하는 내 코에 전해져 오는 이 냄새는.....킁~~ 킁~~~
이런~~ 내가 라면이 다 먹고싶다니!? @#$%# 왜 그랬을까? (@.@)?
스적스적 최면에 걸린 듯 따라 올라가 곁눈질로 홀깃보니 듣도 보도 못한 황태라면이다. 지금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옳커니!! 비가 내렸다.
그래 맞어! 저기압 탓이야~냄새가 퍼져서 출출한 시장끼를 건드린게야!
만약에 다음에 또 이 곳을 찾게된다면
비맞지 않은 저 테크목 부근에 놓인 컵라면을 하나 사서
뜨거운 물을 쪼르륵 붓고 기다렸다가 나도 맛나게 후루룩거리며 먹어봐야지~~
안개에 온통 쩔어 눅눅하고 먹먹한 가슴이
칼칼하고 훈훈해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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