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네가 먹고싶은 것 아니냐?
한국사람들 많이 사는 곳이 아니라...한국 물건 그렇게 마땅한 게 없을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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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늦게 요기까지만 쓰고 그만 잠자리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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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늘 설날 아침!!
37년 전 용띠해 첫날 새해 아침,
우리집 차례상 차려놓고 가족예배 드리고 아침먹고 정리하고난 이 시간(오전11시경)
지금 이 시간은 난 아마도 널 낳고는 아무도 없어 썰렁할 개인(여의사) 산부인과를 뒤로하고 집으로 향하는 시간이었을게다.
차례가 어떻게 지내는지도 모르게 쥐었다 놨다를 반복하시다가 널 낳은 연후에야 쫓아오신 외할머니께서 너를 안고
설날 아침이라 무척이나 잡기 힘든 택시를 겨우 잡아 집으로 향하는 시간이다.
용띠해 첫날에 딸도 없는 고명독자 집안에 널 낳아 미안스러움에 어쩔줄 몰라하는데....
네 친할아버지께서는 섣달 그믐보다는 새해 떠오르는 아침이 더 낫다 하시더구나!!
그 말씀에 어줍던 내 마음에 서광이 환히~~ 비쳤다.
그 후로 넌....뭐든 1등이었다.
심지어는 처음 하는 대회에 나가면 뭐든 맡아논 당상이었지!!
그 게 한 두번 계속되다가...깨달았다. 넌 뭐든 둘째는 용납이 안되는....운세를.....ㅎㅎㅎㅎ
그러다가 어느분의 이야기를 들었다.
옛날과는 운세 보는 법이 달라야 한다고, 예전에는 여자가 많이 배우면 못쓴다고 하였지만 요즘에사 어디 그러냐?
오히려 센 듯한 여자의 운세가 더 나아서 해외도 나가고...높은 자리에도 앉고, 그런다는구나!!
그런 네가 또 용띠를 가졌으니~~
힘들겠지만 조금만 참고 기다리려마~~~
마이키 돌잔치 때도 못갔으니 이번에는 엄마가 아예 비자내서 오랜 기간 너와 함께 있어주마!
나보다 아빠가 해산물을 더 좋아하시는데.....
엄마 블로그에 요즘 해삼이나 회사진만 올라오니...네 아빠 생각이 많이 났나보구나!!
(우도 회사진은 아직 비치지도 않았건만) 아빠 드시라 전복 보낸 거라 짐작한다.
설 전(연휴)에 먹는 음식도 중요하다 생각한다.
설날 차례음식도 중요하지만 연휴들어 모처럼 모여서 함께 쉬는 가족들에게 음식을 마련하는 일도 즐거운 일이다.
네가 보낸 그 전복도 빨리 손질은 커녕 개봉조차 못했다.(엄마 요즘 동분서주~)
10미짜리가 왔더구나 전복상태도 좋고.....미국에서 인터넷으로 찍어 보내는데도 언제나 네가 보내는 건 야무지다.
반건시도 마음에 들고....아빠가 좋아하시는 오리고기는 아직 못먹어봤다. 엄마가 사다 둔 게 아직 있으므로,
아마도 다 좋을 것이라 믿는다.
전복을 손질할 때 과일칼로 했더니...니네엄마 예리공포증이 발동 힘들었다.
전복 손질하는 프로들을 보니 수저를 칼같이 얇게 (닳았는지) 갈아서 한 두번만에 깔끔하게 떼내더구나!
네 아빠 회로 드시도록 장만하는중에 전복이빨이 덜 떨어졌지만.....ㅎㅎ 네 보라고 걍 두었다.
마치 설류알마냥 예쁘게 보인다.
모험심 강한 네 엄마 실험삼아 먹어봤더니 모르겠다 씹혔는지 어쨌는지 꿀꺽!! ㅋㅋㅋㅋ
아빤 그러는 엄마를 쳐다보는 표정이......(헐!)
▼전복은 아랫쪽 내장이 더 몸에 좋은 강장제급이고 ....잘 먹는 사람은 날거로도 먹는다.
◀전복 전문점에서 먹고 찍은 사진이다.
마치 카나페를 연상하지??
엄마는 전복 10개의 내장을 모두 죽으로 끓일까 하다가 아빤 죽을 전혀 드시지 않으니 급전환 미역국으로 끓이기로 했다.
성게 미역국도 생각나는김에 전복내장미역국도 좋을 것 같아서 말이다.
나머지는 모드 아빠에게 날 거로 잡수시게 해드렸다.
먼저 전복을 앞 뒤로 깨끗이 솔로 닦아냈으니
어설프게 깐 전복이라 전복껍데가 까지 다 넣고 국물을 내었다.
왜 박서방 잘 아는 쉐프가 홍합껍질 국물내려고 홍합을 사다가 요리시연을 해서 홍합살만 실컷 먹어봈다는 ....
이야기가 기억도 난다.
전복껍질과 내장을 끓이니 그림은 영 별로지만 불린 미역을 들기름 넣고 달달볶다가 그 국물을 넣어 오래 끓였다.
그리고는 들깨를 크게 서너스푼을 듬뿍 넣었더니 ....끓으면 끓을 수록 시원하고 깊은 맛이~~~
이번에 네가 해산을 하면 그렇게 끓여 줄 생각이다.
들기름과 들깨가루를 챙겨가서 말이다.
설날!
점심시간이 다 되어가는구나~~
네가 있는 그 곳은 그믐날 10시를 좀 넘긴 시간이로구나!!
아침에 박서방과 너와 통화를 했지만...너희들은 이 밤을 지나야 설날이구나!!
ㅎㅎㅎㅎ
네 생일인 그 날은 새벽 두 시까지 음식만들기를 끝내고 들어가 누우려니 배가 살살 아파오더라!!
화장실 다녀오니 영낙없는 진통이라 네 아빠를 깨우고...씻고 준비하고 네 할아버지 할머니 방문을 두드리고
말씀을 드리자 세배하고 병원에 가라는 말씀이 내리셨다.
축시(새벽 2시~)이후부터 세배시간이라는 걸 그제서야 배웠다.
진통하는 배를 거머잡고 세배를 드리고 아빠와 병원을 가기 위해 바깥으로 나오니
택시는 하나도 없고 부산 안락동apt 앞 철길을 건너 큰 도로까지 걸어나오도록 왜 그리 서글프든지...
평소에도 대범한 네 엄만 두려워 않는데...네 아빠는 챙겨놓은 가방 지퍼도 제대로 못 닫을 만큼 흥분하도 떨려서
.....
네 아빠 많이 생각하여라!!
산부인과 여의사도 며느리라 차례준비에 바쁘고 집에 못간 하나 남은 간호사와 네 아빠 뿐....힘들고 외로운 산고를 치뤘단다.
일손 없는 병원에서 네 아빠가 아예, 낳는 거 도우느라 생뚱맞은 조수를 다하시고...
누가 뭐래도 아빠에겐 네가 첫사랑(자녀)이니라~~
퇴근해서 오시면 넌 입으로는 공갈젖꼭지를 빨며 손으로는 아예 아빠 젖꼭지를 매만져 아빠 런닝이 늘 늘어나 있던...
.
.
지금 몸살이 좀 나신 듯하다.
며칠 전 부터 잔기침을 하시더니 아예 누우셨다.
요즘 주가가 폭락했나? 새해아침부터 유난한 짜증에 엄마는 감기약에 칼슘마그네슘까지 살짝 곁드려 드시게 했다.
하기사 아빠도....지금 하시는 일(?? ^^) 연휴잖에!!
ㅎㅎㅎㅎㅎㅎㅎ
우리 딸 음력 생일 축하하며(양력으로는 1월31일)
미리,메리 설날!!!
용띠해에 용꿈 꾸고 나르는 福 받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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