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을 잡았다.

우리 집 박이 아니고 업둥이 박이다.

박이 그렇다고 바가지 할 정도로 익은 것도 아니요.

덜 영근 박이라 껍질을 까고 요리를 하면 무척 시원한 맛이 난단다.

 

박 하나를 마련했는데, 박속탕이 한 냄비!

박나물이 큰 프라이팬으로 하나 가득!

그러고도 탕 한 번 더 끓여 먹을 정도는 남겨두었다. 나머지는 박속 된장찌개를 시원하게 끓여먹어야겠다.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인 박요리!!

지금 뒷마당에도 그냥 내다버린 박씨가 저절로 자라 올라와 뒤늦게야 열리느라 ......난리다.

찬바람에 얼마나 다닥다닥 열리는지...마치 엄마 눈에는 돈보다 더 흐뭇하다.

 

......애호박같이 무척 예쁜데 낮에 사진 찍어둘걸~~

이틀 뒤 넘 자랐네요!

 

 

껍질을 까느라 동강 동강 자르고 속 파내고 껍질 까고,

칼질을 잘 못하는 탓에 채칼의 힘을 빌어 채 썰어두고 소금을 약간 뿌려 절여두었다.

 

채칼로 못 자른 부분을 골라 잘라서 ...낙지가 든  박속낙지나 연포탕이 아니고...

그냥 냉동실에 있는 오징어를 꺼내 넣었으니 오발탕이다. 아니 오박탕이다. ㅋ ㅋ

 

먼저 멸치다시마 육수를 내었다가 박을 넣고 끓이다가 마지막에 오징어 썬 것과 파 마늘 풋고추를 넣었는데

청양고추가 얼마나 매웠는지 입에 넣자마자 엄마 아빠는 기침 재채기가 절로 나온다.

냄비에서 썰어진 고추를 대충 건져내고  제피가루를 약간 넣어서 먹었더니 너므너므 맘에 드는 맛이다.

 

나물은 약간 숨죽은 연후에 박나물을 지그시 짜서 물기를 빼고 프라이팬에 볶았다.

들기름 두르고....파 마늘...양념을~~

 

아빠랑 점심 참 맛깔나게 먹었구나!!

가을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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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를 넣어 들깨탕으로 해 먹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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