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깨어나 당신을 뵈옴으로 흡족하오리다.

                                          (시편 17)


    눈을 뜹니다.
    당신을 찾을 수 없지요
    그러나 생각합니다.
    성체안에 계신 당신을

    기쁨은 힘이되어줍니다
    다시 눈을 감고
    당신은 살아계시다고
    참으로 나는 믿습니다.

    당신은 나의 힘이십니다.
    내 안에서
    당신을 찾을 수 없을 때에도
    주님, 당신은 계십니다.
    더 가까이

    당신의 기쁨은
    언제나 제 몫이었습니다.
    당신은 십자가를 지시고
    그 고통을 사랑의 잔에 담아 주셨습니다.

    당신의 행복을 압니다.
    내가 있다는 것,
    그리고 당신의 이 바람은
    이제로부터 영원히
    당신곁에 사는것입니다.

 

내가 갔던 날은 10월25일 토요일 오전 10시경이었는데,

무슨 미사가 있는지 아래 사진에 보이는 성모상 끄트머리 좌측 계단으로 성의를 차려입으신

신부님이 계단을 내려오셨다.

마음이야 신부님을 찍고 싶었지만 삿된 카메라를 함부로 들이댈 수가 없었다.

그냥 평복을 입고 계셨더면 함께 찍자고도 해 볼 것인데... 

성당 뒷마당 자연석 돌계단 예닐곱 개를 천천히 내려오셨다.

"오늘은 무슨 말씀의 양식을 준비하셨는지...."

 

 

풍수원성당?

성당 앞에 붙은 이름, 풍수원은 그 어원이 무엇일까?

심각하게 생각했더니 성당 주차장 초입에서 마을이름이 풍수원이란 걸 알고 그만 피식 웃고 말았다.

난 또 심각한 뜻이 있는 줄 알고 나름 고뇌했었는데...

 

주차장에 차를 두고 걸어 들어가는 초입부터 단풍들이 예사롭지 않다했는데, 성당 마당에 들어서자 그만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 그루 단풍나무인 듯, 그림인 듯 아름답게 서있는 성당!!

 

한국인 신부가 최초로 지은 성당, 고색 짙은 로마네스크 서양식 건물이란다.

화강석과 붉은 벽돌을 쌓아올린 성당은 온통 추색 짙은 낙엽들과 잘 어우러졌다.

 

풍수원성당은 한국인 신부가 지은 최초의 성당으로 한국에서 네 번째로 지어진 유서 깊은 성당으로 그 보존적
가치가 높아 1982년에 지방문화재 제69호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고 한다.

 

고목이 된 느티나무가 두 그루 있는데 낙엽이 잔득 든 채로 붉은 성당을 살짝 가리고 있다.

이거야 말로 가을의 환상이다. 가을 톤으로 제대로 깔 맞춤한 성당!

 

낙엽이 발목에 사그락거린다.

나는 시월의 마지막 단풍을 횡성에서 실컷 누리고 있다. 영적으로나 뭘로나 가을의 최대 럭셔리한 호사다!!

 

 

고목이 된 느티나무가 두 그루가 성당의 역사를 말해준다.

냉담자로 얼어버린 내 신앙에도 가을볕처럼 따쓰함이 스며든다.

언제나 주님의 사랑은 그러할진대  미련한 내가 모르고 있는,,,아니 외면하고 있는 것이리라!

 

성당 내부로 들어갔다.

때마침 스테인드글라스가 빛을 받아 절묘하게 아름답다.

무겁고 엄숙하기만한 성당 내부에 누가 먼저 이 스테인드글라스를 설치했을까? 

성소를 밝고 화사하게 생명의 기를 불어넣고 희망의 건강한 메시지를 주는 듯하다. 

몇 안 가본 성당 내부지만 마치 오래전 부터 와 본 성당처럼 마음이  이끌린다.

그래서일까? 풍수원성당은 강원도 경기도 일대 많은 성당의 모태가 되었다 한다,

 

내가 카메라를 들고 있자니 부모와 함께 온 세 살배기 어린천사가 귀요미 포즈를 취해준다. (어여쁜 천사다)

나는 성당은 모르지만...말로만 듣던 고해성사 실에 무릎을 꿇었다.

얼마나 죄를 많이 지었나!  이 천진한 세 살배기 천사를 보라~~

나는 그보다 20배 이상 세상을 살아오면서 원죄 말고도 알고 지은 죄, 모르고 지은 죄가 얼마나 크던가?

"주님 이 죄인을 용서하소서!" 



 

 

이 성당엔 의자가 없다.

방석을 깔고 앉는 마룻바닥이다. 햇살이 따스하게 스며든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다녀갔을까?

이 마룻바닥에서 죄를 회개하고 그리고 위안을 얻어가고....삶의 희망을 그리고 용기를 북돋아 나갔을....

 

그러기 앞서 이 마룻바닥에 많은 이들의 눈물자국들이 .....숱하게 마룻바닥에 떨어졌을...

그 눈물 방울들이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의 피로  거듭나는 삶이 이어졌을  진솔한 곳이다.

 


 

 

 

 

 

풍수원성당 뒤쪽으로 돌아가면 2층 건물이 보인다. 성당 뒤편에 있는 유물전시관이다.

거기엔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이라고 씌어있다.

신발을 벗고 조용히 들어가면 성당의 많은 유물들이 조곤조곤 역사를 대변해주듯 전시되어 있다.

이층으로 올라가는 반잘반질 윤이나는 나무 계단을 조신하게 올라가자면~~

 

(뭔지 모르지만 호흡을 가누며 조신해진다.

 근대문화유산인 유물관은 두꺼운 커튼 암막으로 유물들을 보호하고 군데군데 습도 조절하는

애씀도 역력한데 어찌 유뮬들 앞에 나의 호흡이 생각없이 그저 뱉아지겠는가!)

 

거기에는 초기에 사용하던 성경필사본들을 비롯한 귀중한 서적들과 성수그릇, 유해, 묵주, 십자가, 성복 등이 전시되어 있다.

 

연전에 나는 모 성당에서 사진을 찍었다고 무안을 당한 적이 있다.

왜그랬을까?  성소도 아니고  그냥 유물관이고 그렇게 까지 엄중할 필요가 진정 있는 것일까?

당시 기억에 남는 특이한 것이라곤 옛날 성당과 신부의 생활사를 미니어처로 근간에 만들어 표현한 장면과

화면에 내가 찍혔다가 나비로 흩어지는 영상물 들이었는데...

 

그 곳 성당보다 더 소중하게 보관된 혼이 깃든  유물들! 형언치 못할 감동이 찌르르 밀려온다.

거리낌 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풍수원성당!!

 

사진을 찍어 널리 알리는 것도 진정한 선교도 되는 게 아닐까 싶다.  

온갖 박해를 받으며 40여명의 신자들이 8일 동안 헤매다가 자리 잡은 이 곳 횡성땅에 정착하여 신자들이 손수 뱍돌을 굽고

나무를 심고  한국인 신부가 지은 최초의 성당~

 

한국최초의 신앙공동체

"숨어서 지킨 신앙, 풍수원성당"

 

 

1801년 신유박해 이후 1802년 혹은 1803년경 경기도 용인에서
신태보(베드로)를 중심으로 하여 40여명의 신자들이
팔일동안 피난처를 찾아 헤매다가 정착한 곳이 바로
한국 최초의 천주교 신앙촌인 풍수원이다.

풍수원에서 80여년동안 신자들은 성직자 없이 신앙생활을 영위해오다가
1888년 불란서 성직자 르메르 이 신부님을 맞이하여 정식으로 교회가 설립케 되었다.

1866년(고종 3년) 교회 대박해(병인년)와 1871년(고종 8년) 신미양요때
신자들이 피난처를 찾아 헤매던 중
산간벽지로서 산림이 울창하여 관헌들의 눈을 피하기에 알맞는 곳이라
사방으로 연락하여 신자들을 모아 한 촌락을 이루어 일부 화전으로,
일부는 토기점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20년간을 지내다가
1888년 6월 20일 조선교구장 민대주교께서 본당을 설립하고
초대 주임신부로 불란서 르메르(Le Merre)이신부가 부임하여
춘천, 화천, 양구, 홍천, 원주, 양평등 12개군을 관할하였으며
당시 신자 수는 약 2,000명이었고 초가집 20여간을 성당으로 사용하였다.


< 정규하 신부님 >
1896년 2대 주임으로 정규하(아우구스띠노)신부가 부임하여
중국인 기술자 진베드로와 함께 현재의 성당
(벽돌 연와조 120평)을 1905년에 착공,
1907년에 준공하여 1909년 낙성식을 가졌다.

신자들이 벽돌을 굽고 아름드리 나무를 해오는 등
자재를 현지에서 조달했다.
풍수원 성당은 한국인 신부가 지은 한국 최초의 성당이며
강원도 최초의 성당이고 한국에서 네 번째로 지어진 성당이다.

강원도 전체와 경기도 일대의 성당은 풍수원 성당에서 분당된 것이다. 그런데 본 성당은 지난 1982년 강원도에 의해 지방문화재 제69호로 지정된 바 있다.
아울러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 대축일을 기해 1920년에 제1회 성체대회가 실시되어 매년 행사가 치뤄지고 있다.(6.25동란으로 3년간 본 행사가 치뤄지지 못했다.)
신앙의 요람터요 선조들의 얼이 담겨져 있는 역사의 현장인 이곳에서 30여명에 달하는 한국인 사제들이 탄생되어 풍수원은 참으로 하느님의 축복을 받은 땅이라 하겠다.

풍수원성당 홈페이지 발췌문

 

 

 

 

 

 

 

 

 


▲ click~ 하시면 그나마 큰 사진을 보실 수가 있습니다.

똑딱이를 가져간 날이라 화질은 별로입니다.


 

풍수원성당 http://www.pungsuw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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