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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갔던 날은 10월25일 토요일 오전 10시경이었는데,
무슨 미사가 있는지 아래 사진에 보이는 성모상 끄트머리 좌측 계단으로 성의를 차려입으신
신부님이 계단을 내려오셨다.
마음이야 신부님을 찍고 싶었지만 삿된 카메라를 함부로 들이댈 수가 없었다.
그냥 평복을 입고 계셨더면 함께 찍자고도 해 볼 것인데...
성당 뒷마당 자연석 돌계단 예닐곱 개를 천천히 내려오셨다.
"오늘은 무슨 말씀의 양식을 준비하셨는지...."
풍수원성당?
성당 앞에 붙은 이름, 풍수원은 그 어원이 무엇일까?
심각하게 생각했더니 성당 주차장 초입에서 마을이름이 풍수원이란 걸 알고 그만 피식 웃고 말았다.
난 또 심각한 뜻이 있는 줄 알고 나름 고뇌했었는데...
주차장에 차를 두고 걸어 들어가는 초입부터 단풍들이 예사롭지 않다했는데, 성당 마당에 들어서자 그만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 그루 단풍나무인 듯, 그림인 듯 아름답게 서있는 성당!!
한국인 신부가 최초로 지은 성당, 고색 짙은 로마네스크 서양식 건물이란다.
화강석과 붉은 벽돌을 쌓아올린 성당은 온통 추색 짙은 낙엽들과 잘 어우러졌다.
풍수원성당은 한국인 신부가 지은 최초의 성당으로 한국에서 네 번째로 지어진 유서 깊은 성당으로 그 보존적 가치가 높아 1982년에 지방문화재 제69호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고 한다.
고목이 된 느티나무가 두 그루 있는데 낙엽이 잔득 든 채로 붉은 성당을 살짝 가리고 있다.
이거야 말로 가을의 환상이다. 가을 톤으로 제대로 깔 맞춤한 성당!
낙엽이 발목에 사그락거린다.
나는 시월의 마지막 단풍을 횡성에서 실컷 누리고 있다. 영적으로나 뭘로나 이 가을의 최대 럭셔리한 호사다!!
고목이 된 느티나무가 두 그루가 성당의 역사를 말해준다.
냉담자로 얼어버린 내 신앙에도 가을볕처럼 따쓰함이 스며든다.
언제나 주님의 사랑은 그러할진대 미련한 내가 모르고 있는,,,아니 외면하고 있는 것이리라!
성당 내부로 들어갔다.
때마침 스테인드글라스가 빛을 받아 절묘하게 아름답다.
무겁고 엄숙하기만한 성당 내부에 누가 먼저 이 스테인드글라스를 설치했을까?
성소를 밝고 화사하게 생명의 기를 불어넣고 희망의 건강한 메시지를 주는 듯하다.
몇 안 가본 성당 내부지만 마치 오래전 부터 와 본 성당처럼 마음이 이끌린다.
그래서일까? 풍수원성당은 강원도 경기도 일대 많은 성당의 모태가 되었다 한다,
내가 카메라를 들고 있자니 부모와 함께 온 세 살배기 어린천사가 귀요미 포즈를 취해준다. (어여쁜 천사다)
나는 성당은 모르지만...말로만 듣던 고해성사 실에 무릎을 꿇었다.
얼마나 죄를 많이 지었나! 이 천진한 세 살배기 천사를 보라~~
나는 그보다 20배 이상 세상을 살아오면서 원죄 말고도 알고 지은 죄, 모르고 지은 죄가 얼마나 크던가?
"주님 이 죄인을 용서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