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 술래잡기
2~3일마다 나는 호박 술래놀이를 한다.
내가 술래가 되어 호박을 찾아내는 일~~
시멘트 덩어리 뒷마당에 어줍잖게 아주 조그마하게 터를 만들었는데..흙을 부어서 만들었다.
터는 손바닥만해도 도 흙을 나르는 일이 얼마나 공력이 들었는지...
빗물에 흙이 흘러내리지 않게 조치를 하고, 밭을 만들어서 상추도 심고 고추도 심어봤는데,
실상은 겨울에 음식 찌거기나 개똥을 묻는 일명 퇴비실이다.
(나, 퇴비를 너므 잘 만드나보다. 흙바닥이 아닌 씨멘트바닥 위에서도 요로코롬 잘 키우고 있으니~)
지난 해에는 버린 박씨가 자라나서 공포스럽게 울울창창했고(동화속 콩나무인지 알았다) 그만큼 퇴비가 좋았나보다.
올해는 또 버린 호박속에 씨가 저절로 발아해서 또 제 2의 콩나무- 호박나무가 되얐다.
어찌나 울창한지 호박 한 그루에 뒷마당이 정글이 되어 버렸다.
울집 강아지 둘이 집을 한바퀴 빙- 돌기를 좋아라 했는데.....호박가시가 까끌거리는지 이젠 그 곳은 금기시된 영역이 돼버렸다.
넝쿨이 자라든지 말든지 내싸두었는데...어느날인가 열매를 맺기 시작하더니 곧잘 보은을 한다.
찬바람이 불고는 심심찮게 맺히는 바람에 뒷 마당을 좌우로 돌아가서는 숨은 늠을 곧 잘 찾아내곤 한다.
누런호박 하나는 애석하게 떨어지고 또 하나는 첫 누런호박인데 바닥에 똬리를 안해줬더니 녹아내리고...
지금 어마무시한 늠이 하나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고 (월담하여 담장에 대롱대롱 썬탠중)
이도 저도 아닌 시퍼런 늠이 누었다.
오늘 아침 나무 가지 사이에 걸린 또 어중간한 한 늠을 발견했다.
아놔~,왜 내 눈에 여태 왜 안띄였던 거지?
암튼 디기 방가웠다.
뒤늦게 발견한 호박 하나에 이리도 팔짝 뛸만큼 즐거워 하다니....내가 할 일이 그만큼 읍나?
애호박을 하나 따왔다.
오늘저녁 반찬이다.
그래도 지난해 박이야기도 글로 남겼는데.....실컷 따먹은 호박 이야기도 쓰려고 카메라를 들고 아주 들어갈 수 없는 곳의 푸르딩딩한 늠을 찍어왔는데
<아...배꼽이 떨어질려 한다. 아니 거의 다 떨어졌다>
그럼 잉간 된 건가? 아아니....호박 된 건가?
어차피 잉간, 아니 호박 안될 꺼.....마구 돋아나는 애기호박들이나 영양분을 보내야제~ 암먼!!
애호박 시방 따왔고
낼 하나 딸 거 있고
모레 또 하나 딸 거 있고
그모레 또 하나....
이러다 호박만 먹다 나 진짜 호박 되능겨?
<응? 염려말라고 어치피 호박할매라공? 음음...아라써~~알았구만~~>
누런 약호박 하나는 담장너머에서 잘 익어가고 ...
오늘 숨박꼴질하다 들킨 푸르딩딩한 살구나무에 걸쳐진 늠은 어옜거나 하나 더 있고
배꼽 떨어져 곧 ....폐기처분 될 늠 하나~~
마냥, 이 기온일 줄 알고 꽃을 베물고 있는 수많은 애기 암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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